2005년 자치센터 내 어린이 도서관 건립이 구심점
자치센터 유료화 통해 자립…주민자치 자생력 갖췄다

인천 서구 가좌 2동의 주민자치센터는 활력이 넘쳤다. 헬스장이 1만원이라 동네 주민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했다. 헬스장 바로 옆 주민자치센터 회의실에서 이부종 주민자치위원장을 만났다. 가좌 2동은 올해 참여자치시민연대가 주는 지방자치 20년 ‘좋은 변화상’을 수상했다.

가좌 2동의 주민자치센터 건물은 생각보다 허름했다. 공간도 좁고 오래된 건물이었다. 가좌 2동은 지난 2003년 젊은층을 영입하는 등 개방형 주민자치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재는 28명의 위원들이 있으며 40~50대 주부가 많다. 여성회원이 절반을 차지하며 공개모집과 동장 추천이 반반이다.

이곳은 목재단지와 10년이 넘은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동네다. 6819가구의 2만1048명이 살고 있는 평범한 주거지역이다. 가좌 2동의 주민자치위원회가 자생력을 확보하게 된 것은 스스로 사업을 기획하게 되면서부터다. 2005년 주민자치센터 3층에 ‘푸른샘 어린이 도서관’건립이 구심점이 됐다.

▲ 가좌 2동은 2005년 '푸른샘 어린이 도서관'을 건립하면서 마을의 일을 스스로 기획하는 경험을 얻게 됐다.

주민자치센터는 설문조사를 해 주민 99%가 “어린이 걸음으로 5분 안에 갈 수 있는 도서관 설립을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 주민자치위원회는 타 시도 벤치마킹을 통해 도서관을 기획했다. 주민자치위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내놓았고, 주민들의 재능기부 후원도 잇따랐다. 도서 8300권 도 주민들이 상당수 기증한 것이다.

무엇보다 서구의 예산 지원을 받는 것보다 주민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 2004년 마인드 있는 동장이 동장실을 주민자치위원회에 내주고 1층 창고 건물로 내려간 것도 기폭제가 됐다. 이부종 위원장은 “마인드 있는 동장과 삼고초려 끝에 시민단체 활동을 해 온 이혜경 씨(마을 앤 사람)를 주민자치위원으로 영입했다. 실질적인 도서관 운영기획과 마을의 비전들을 만들어 갔던 시기다”고 회고했다.

주민자치센터는 2004년부터 마을소식지인 ‘가좌동사람들’을 발행하고 있으며 주민들이 이주하지 않고 오랫동안 살아갈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운동을 전개해 10년 동안 주민들과 함께 할 마을의제 7개를 선정, 실천하고 있다.

도서관은 주민들이 직접 운영한다. 엄마들의 자원봉사조직인 ‘샘’을 만들어 2명이 교대로 도서관을 돌보고 있으며 ‘우리동네 생태체험’ 등 다양한 어린이 캠프와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또 조부모와 한부모 가정 등 소외계층 아이들을 위한 ‘나를 찾아가는 여행’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열어 호평을 받고 있다.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통해 이제 중학생이 된 아이들을 위해 주민들은 이번에는 청소년 인문학 도서관인 ‘누루’까지 인근에 열었다. 이러한 가좌 2동의 도서관 만들기 사례는 서구 지역의 다른 동 주민자치센터에 영향을 미쳐 마을도서관을 건립하게 했다.

▲ 이부종 가좌 2동 주민자치위원장
가좌 2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월례회의가 열리기 일주일 전 사전 임원확대회의를 열어 안건을 조율한다. 또 주민자치센터 및 도서관 실무자, 동 주민센터 담당이 일주일에 한번 모여 상시회의를 열기도 한다. 실제 주민자치위원회 회의 때는 회의록을 녹취까지 하면서 공정성을 확보한다. 주민자치위원들은 회의수당 3만원을 받고 있지만, 회비 2만원을 더 내 주민자치위원회 운영기금으로 쓰고 있다.

가좌 2동을 비롯한 서구는 이미 유료화를 몇 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조례를 통해 유료화가 됐고, 한 달에 1만원을 수강료로 받을 수 있다. 강사비는 시에서 일부 지원이 나온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자치센터 유료화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금과 도서관 가족회원(연 회비 1만원)등을 모아 센터 운영자금으로 관리한다. 최소한의 경비를 주는 실무자를 따로 두고 재정을 투명하게 관리한다. 연간 8000만원이 센터기금으로 모인다.

이부종 위원장은 “강사 선정 위원회를 따로 두어 프로그램과 강사를 주민자치위원회가 정한다”며 "동에서 기획하고 주민에게 일을 맡기면 휼륭하게 완성시킨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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