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냐, 중도하차 후 범여권 흡수냐 뒷말 무성

▲ 무소속 출마가 예상됐던 김호복 예비후보가 기자회견을 열어 미래연합 입당과 함께 10·26 충주시장 후보로 나설 것을 발표하고 있다.
미래연합 택한 김호복 속내는?

한나라당 공천결과에 반발해 탈당한 김호복(63·전 충주시장) 예비후보가 미래연합(옛 친박연대)행을 선택했다.

무소속 출마가 예상됐던 김 예비후보는 최근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이념을 구현하고 있는 미래연합 후보로 재선거를 완주하겠다”며 “선거가 불과 1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더는 한나라당 울타리 안에서 머뭇거릴 여유가 없어 새로운 진로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미래연합에 입당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보수 대통합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한나라당 복귀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향후 한나라당 복당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어 “정치는 기본에 충실해야 하고, 원칙과 신뢰는 지켜져야 한다”며 한나라당 공천을 거듭 비판하면서 “비록 몸은 한나라당 밖에 있지만 한나라당 중심의 보수대연합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예비후보는 한나라당이 이종배(54·전 행안부 차관) 예비후보를 공천하자 다른 낙천자들과 함께 재심의 및 경선을 요구하며 반발했으며, 지난달 26일 탈당했다.

화려한 부활 발판 마련

따라서 그가 미래연합을 선택한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먼저 김 예비후보가 미래연합 후보로 10·26충주시장 재선거까지 완주할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 예비후보의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면 재보선을 완주할 수 있지만, 지지율이 낮게 나온다면 중도하차하고 범여권 통합 차원에서 한나라당 이종배 예비후보의 손을 들어줄 것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은 김 예비후보의 탈당과 한창희(58·전 충주시장) 예비후보의 무소속 선언으로 조직이 사분오열돼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이종배 예비후보와 민주당 박상규 예비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벌인다는 가정 아래 김 예비후보가 이 예비후보를 지지할 경우 한나라당의 승리가 상대적으로 쉬워질 가능성이 높다.
김 예비후보가 여권단일화 및 미래연합을 택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실리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해당 행위를 하지 않고 오히려 한나라당 후보를 도움으로써 복당 및 자신의 정치적 영역을 넓힌다는 점이다.

더욱이 시장 당선(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경합일 경우)의 캐스팅보트를 김 예비후보가 갖고 있는 만큼 한나라당에서 끌어안기를 할 수 밖에 없으며, 그럴 경우 그의 비중도 함께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김 예비후보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탈당은 했지만 무소속을 선택하지 않고 미래연합행을 결정지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둘째 친 박근혜 정당의 충주지역 좌장으로서 내년 총선 및 대선까지 내다본 포석으로, 급변하는 정계에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윤진식과는 ‘선 긋기’ 행보

현재는 MB의 측근인 윤진식(한·충주) 국회의원의 세가 크지만 내년 대선의 유력주자로 박근혜 전 대표가 떠오를 경우 김 예비후보의 입지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때문에 그가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중앙회 상임고문을 맡는 등 친박계 정당행이 점쳐져왔다.

때를 맞춰 김 예비후보 측은 윤 의원과 분명하게 선을 긋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예비후보 측은 최근 성명을 통해 “왕의 남자 윤진식 의원은 국정감사가 시작되고 일주일 동안 상임위에 단 하루만 출석해 얼굴만 비치고 질의 한 번 안했다”며 “시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기본 소임을 팽개치고 충주시장 선거운동원 노릇이나 하는 윤 의원이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김 예비후보가 범여권 단일화를 택할 경우 상당히 고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 예비후보의 미래연합 선택이 정치적 신념이길 바라고 있다. 만약 차후에 여권단일화가 이뤄지면 지금의 선택은 정략적인 것으로 우리 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예비후보는 중도하차설에 대해 부인했다. 김 예비후보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3~4파전이 될수록 나에게 유리하다. 누가 고정표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어떤 경우에도 완주해 승리할 것이다. 이제 박근혜 시대가 올 것이고, 아직 총선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해 6·2지방선거 때 민주당의 우건도 후보에게 패해 시장직을 내줬으나 투표수의 45.74%인 4만 2446표를 얻으며 세를 과시했다.

그러나 이는 현직 시장이라는 프리미엄과 집권여당 출신 후보라는 점이 상당히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그가 이번 재선거에 완주해 재기에 성공할지, 아니면 범여권 통합을 이룬 뒤 후일을 도모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우건도 전 충주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확정판결에 따른 중도하차로 치러지는 이번 재선거는 6~7일 후보자 등록에 이어 13~25일 공식 선거운동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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