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위해 차관직 사퇴… 한나라당 전략공천설에 예비후보군 반발 예상

▲ 지난달 29일 이종배 전 행안부 차관이 충주시장 출마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10·26 충주시장 재선거 판도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특히 한나라당의 경우 이종배(54) 행정안전부 제2차관이 최근 사퇴를 하고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함에 따라 기존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는 후보들에게 적신호가 켜졌다.

이종배 행안부 제2차관은 최근 한나라당 소속으로 10·26 충주시장 재선거에 출마키 위해 차관직을 사임했다.

이 전 차관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영입대상 1호였던 만큼 이 전 차관이 등장함으로써 한나라당내 경선판도는 물론 본선 전체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 전 차관은 당의 전략공천을 사실상 내락 받았다는 설이 팽배해 기존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는 후보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중앙당은 그동안 이 전 차관에게 출마를 종용했지만 이 전 차관이 고사하자 청와대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한나라당 공천 신청마감을 앞두고 사직, 공천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차관은 지난 6월 행안부 차관보에서 차관으로 승진했다. 이를 두고 지역 내에서 윤진식 국회의원이 충주시장 재선거를 내다보고 유력인사로 만들기 위해 이 전 차관의 승진을 도왔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우건도 전 시장이 지난 4월 대전고법에서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음에 따라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을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또 3번이나 재보선을 치른 충주에서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거부감이 유권자들에게 있을 것이라 보고 후보의 참신성 등을 감안, 한나라당이 이 전 차관을 가장 경쟁력있는 후보로 낙점했다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호복 전 시장 행보 관심

따라서 5명의 예비후보가 줄을 서 있는 상황에서 이 전 차관의 전략공천이 현실화되면 한나라당 소속 예비후보들의 제 갈길 찾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전 차관은 현재 전략공천설 및 윤진식 의원 영입설 등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이 전 차관은 지난달 29일 가진 출마기자회견에서 “전략공천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 경선이든 어떤 방식이든 중앙당에서 결정할 사항이다. 어떤 형태로든 한나라당 후보가 될 자신이 있다. 나의 출마와 관련해 윤진식 의원의 권유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차관의 등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재선거를 준비하는 후보군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소속으로 예비후보를 등록한 최영일 변호사는 “윤진식 국회의원과 이종배 전 차관은 고교, 대학 선후배 관계에 있다. 국회의원과 시장은 협조하면서도 견제하는 관계에 있어야 한다. 윤 의원과 이 전 차관 라인이 형성되면 협력의 점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견제와 균형의 관계가 무너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윤 의원이 시정을 좌우하게 될 가능성까지 있다”며 이 전 차관의 재선거 출마를 경계했다.

지난해 6·2지방선거 참패 뒤 와신상담 재기를 꿈꿨던 김호복(63) 전 시장의 행보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 전 시장은 이번 재선거를 통해 재기를 노리고 있다. 당선될 경우 우 전 시장의 도중하차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앞으로의 정치적 행보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무소속 출마 결행이 예상돼 왔다. 최근 들어서는 다른 정당에서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설도 나온다. 물론 김 전 시장은 이를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 차관의 등장으로 김 전 시장이 공천 받을 가능성은 그만큼 희박해져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세인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언구(56) 전 충북도의원의 거취도 관심사다. 이 전 도의원은 그동안 낙하산 출향인사 타도를 외쳤다.
그는 “정부 고위직에 있다 퇴직한 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고향을 위해 일한다하고, 떨어지면 올라가고 공천 못 받으면 떠난다. 주말 서울 가느라 지역을 비우는, 그야말로 시민과의 눈높이를 못 맞춘 보궐선거를 양산해내는 풍토를 개선하겠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그가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탈당 및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한나라당 내 친박계로 충주지역 희망포럼 대표를 맡는 등 활발한 정치적 행보를 보여 급격한 행보는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 후보 물색 ‘느긋’

한창희(57·전 충주시장) 한국농어촌공사 감사의 출마도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한 감사는 한나라당 공천신청 마감일인 지난달 24일 공천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한 감사의 당적 적격심사를 ‘부적격’으로 결론 내렸고, 중앙당에 이를 보고해 복당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감사가 지난 2006월 10월 충주시장 재선거에 부인을 무소속으로 출마시키는 등 해당행위를 했다고 판단, 당적보유가 적격하지 않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과 함께 이재충(58)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와 유구현(58)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 등도 한나라당 공천을 거머쥐기 위해 달려왔던 만큼 이 전 차관에 대한 전략공천이 이뤄지면 반감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유 예비후보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기존 후보들을 배제하고 특정인을 낙하산식 전략공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나라당이 경선을 통해 공정한 공천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한나라당 예비후보자들의 혼란과 달리 민주당의 공천경쟁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공천문제를 공론화하지 않는 이유는 한나라당 내 공천잡음이 확산될수록 반사이익이 커진다는 점, 한나라당 공천 결과가 나온 뒤 선거에 내보낼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충주 출신으로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탤런트 정한용(57·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 연극영화과 교수) 씨가 최근 출마의사를 밝힌 뒤 박상규 민주당 충주지역위원장 등 민주당 핵심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과 정 전 국회의원 모두 공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한편, 10·26충주시장 재선거가 한나라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 또 다른 야당 후보, 무소속 후보 등 3~4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 희망 탈락자와 예비후보들의 각 정당 이합집산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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