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법인이 거래처 아런하고 배달까지…市도 관리감독 부실

충주시농수산물도매시장에 입주한 일부 중도매인들이 설립취지에 맞지 않게 공산품까지 취급해 주변 동종업계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도매시장 내 경매법인인 충주중원청과㈜가 소속 중도매인 중 특정인에게 법인이 직접 나서 거래처를 알선해 주고, 법인직원이 법인차량을 이용해 배달 업무까지 해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중도매인들이 특혜를 주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충주중원청과 소속 일부 중도매인에 따르면 농산가공품을 판매한다며 충주시로부터 허가를 받아 경매장에 입주한 일부 중도매인들이 공산품까지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법인이나 허가권자인 충주시는 이를 제지하지 않고 있어 특혜의혹은 물론 도매시장 주변 동종업계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충주시가 농업인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목행동에 설립한 충주시농수산도매시장에 입주한 중도매인들은 농산품이나 농산가공품을 취급토록 규정돼 있다.
중도매인 A씨는 “입주한 중도매인 중 농산가공품을 판매하는 업소가 공산품까지 취급하는데도 법인이나 허가권자인 충주시나 누구하나 지적하고 단속하는 곳이 없다”며 “특혜 아닌 특혜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도매인 B씨는 “경매장 내 중도매인 대부분은 타 경매장에서 구입해 온 물건까지 수수료를 내는 것은 물론 각종 제재를 감수하면서 영업을 하고 있다”며 “외부에서 물건을 몰래 들여올까 봐 감시의 눈초리를 하면서 매점에 버젓이 공산품을 쌓아놓고 영업을 하는데도 방관하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 충주시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입주한 일부 중도매인들이 설립취지에 맞지 않게 공산품까지 취급해 주변 동종업계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정인 챙기기 ‘특혜의혹’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중원청과는 “중도매인들이 물건을 외부에서 들여오는 것은 도매시장 본래 취지인 농민 권익보호에 위배되는 것이어서 당연히 해야 하는 업무”라며 “공산품을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판매하는 것은 당연히 안 되고 또 이 같은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관리감독 권한이 충주시에 있기 때문에 법인에서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중도매인 중 특정인에게 법인이 직접 나서 거래처를 알선해주고 법인직원이 법인차량을 이용해 배달 업무까지 해 주고 있는 사실이 알려져 특혜의혹을 사고 있다.

충주중원청과는 지난 2008년 현 이운용 대표이사가 취임했으며, 10여명의 직원이 경매장 운영과 관련한 각종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법인에는 경매사 3명과 중도매인 25명(채소 15, 과일 10)이 소속돼 있으며, 도매시장 내 입주해 농산물을 경매하고 낙찰을 받아 영업하고 있다.

중도매인들에 따르면 도매시장 내에는 대표이사의 동서가 중도매인으로 등록해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법인이 나서서 거래처를 알선해주는 것은 물론 법인직원이 이 매장의 물건을 법인차량을 이용해 직접 납품해주고 있다. 중도매인들은 “동서 매장을 이용해 법인이 직접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법인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도매인들은 충주중원청과의 친족경영체제에 대해서도 공공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법인인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법인 사무실에는 대표이사의 아들 2명이 직원으로 채용돼 각각 기획팀장과 자금담당으로 근무하고 있어 철저한 가족경영체제로 투명한 경영을 기대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설립된 법인인데 친지의 영업을 눈에 띄게 지원하고 자식들을 가장 중요한 업무 책임자로 앉혀놓고 운영한다는 것은 그 자체부터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비용분담이나 경영상태 등을 중도매인들에게 개별적으로 방문해 확인하라고 하지 말고 공개적으로 알리고 이해시켜 상호 신뢰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아쉽다”고 말했다.

친족경영체제 ‘구설수’
중원청과 관계자는 “중도매인들을 돕기 위해 시장 내 모든 중도매인들에게 똑같이 거래처를 소개해주고 있고, 언제든지 중도매인들이 원하면 배달 업무를 지원할 것”이라며 “당시 배달업무가 중복됐다고 해 도와줬을 뿐 친인척이라고 특별히 챙긴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들 2명이 근무하게 된 것은 타 기업체에서 기획업무 등을 했었기 때문에 법인을 활성화하고 경영을 개선하기 위해 채용한 것이지 다른 뜻은 없다”며 “3년 전보다 매출도 200% 이상 신장됐고, 유리알처럼 경영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정부가 지난 1995년 농민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됐다.
정부는 공정·투명·신뢰성 확보를 위해 도매시장에 같은 품목을 취급하는 2개 법인을 등록시켜 경쟁체제를 갖추도록 했다.

충주시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우 시 산하 관리사무소가 있으며, 여기에 충북원협 충주공판장, 충주중원청과㈜, ㈜중원수산 등 3개 법인이 입주해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각 법인에는 원협 27명, 중원청과 25명, 중원수산 10명의 중도매인이 소속돼 경매물건을 낙찰 받아 각자의 거래처를 상대로 영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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