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갈래 교육원 갈래…양자택일 상황서 '떠밀린 선택' 많아
장기 유치 땐 '문제아' 낙인… 학교 적응에 오히려 장애 우려도"

▲ 청명학생교육원은 늦은 밤에도 꺼지지 않는 불빛을 자랑하고 있다.
<청명학생교육원 실효성 논란②>청명학생 교육원 실효성 논란에 대해 일각에서는 학교란 울타리에서 해결했어야 할 문제를 괜스레 예산만 낭비한 꼴이란 지적이다. 사실 지난해 9월 청명학생교육원이 40여명 정원으로 개원할 당시 자칫 비행 청소년 집합소란 오명을 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이기용 교육감의 공약사항으로 도교육청이 지난 2009년부터 진천군 문백면 은탄리에 88억여 원을 들여 연면적 3158㎡,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로 교육관과 학생 및 교사 생활관, 다목적 교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생활하는 가족형 생활관을 갖춘 시설로 지어져 지난해 9월 개원했다.

이를 두고 항간에선 학교폭력 가해학생 등 부적응 학생들을 일정한 장소에 모아서 최소한 6개월 이상 위기유치교육을 시킬 경우 자칫 '문제아'란 낙인이 찍혀 오히려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줄 것이란 지적도 일었다. 또 장기간 위기유치교육을 받고 돌아올 경우 또래 학생들이 접촉을 꺼리는 위화감마저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다행인 것은 또래 학생간의 위화감 조성이란 우려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청명학생교육원 수료와 함께 대부분의 학생이 졸업했기 때문에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이미 위법행위로 유치교육을 받는 미평 여자 중·고등학교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여전하다.

이기용 교육감의 공약사항
사실 청명학생교육원은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이 교육감이 이·미용 체험센터와 더불어 인성교육의 요람으로 대대적으로 소개한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당시 이 교육감 후보는 성적향상 교육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는 자평아래 인성교육을 위한 방편의 하나로 청명학생교육원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인성교육의 요람을 다녀온 학생 대부분이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했고 일부는 가출 후 연락두절로 사후관리 조차 되지 않는 형국이다. 그나마 1∼2명만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 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학생 스스로가 선택하기보다 담임교사의 추천이나 학부모에 떠밀려 청명학생교육원을 선택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실제 교육원 출신 일부 학생들 중에는 타 학교로의 전학과 청명학생교육원 입교 중에 어찌할 수 없이 교육원을 선택한 학생도 적지 않았다. 당연히 교육원에서 진행하는 위기유치교육이 머릿속에 들어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청명학생 교육원 관계자에 따르면 청명학생교육원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학생과 학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Wee센터장의 추천서가 있어야 한다. 또 △학교장과 담임교사의 교육협력 의지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론 학생 본인의 결정이라기보다 담임교사의 추천과 학부모의 묵인 아래 입교하다 보니 개선 의지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학교란 울타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상담치유 활동을 포기한 채 별도의 공간에 낙인을 찍어 합숙교육을 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며 "맞춤식 인성교육은 학생 서로가 다름을 인식하고 각자에게 기회를 줘 학교란 울타리에서 차별받지 않고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도교육청이 담임교사들이 포기한 학생을 낙인을 찍어 격리수용하는 것으로 밖에 인식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효과 클 땐 초·중으로 확대"
청명학생교육원 박창호 연구사는 "교육원의 수강생은 자율성이 보장된다. 위법행위를 저질러 강제적으로 유치교육을 받는 미평 여자 중·고교와는 엄격히 구분 되어여 한다"며 "대체로 학교에서 폭력을 휘두르거나 남의 물건을 훔치고 빼앗는 아이들은 자라온 환경 탓으로 그것이 자신의 유일한 생존방식으로 여기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교육원은 이런 아이들에게 새로운 환경에서 남을 해치지 않고서도 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사는 "본인 동의가 중요하겠지만 담임과 학부모의 교육의지 없이는 불가능한 프로그램이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교육 대상을 중학생으로 한정한 것이나 교과과정에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박 연구사는 "시설 여건상 중학생으로 한정했지만 효과가 클 경우 의무교육 대상자인 초·중학생으로 확대할 것이다"며 "교과교육과 위기유치교육을 병행하기 위해 임상심리 및 상담사 이외에도 중학교 교과목 교사 5명이 정규교육과정을 병행해 학업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청명학생교육원은 5명의 중학교 교과목 교사 이외에도 임상심리사, 임상상담사, 청소년 지도사, 사회복지사 등 10명의 임상전문가를 배치한 상황이다. Wee센터장의 추천과 학부모의 동의를 얻은 학생을 대상으로 6개월 안팎의 교육기간 동안 내적 상처를 치유하고 분노와 감정을 조절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미술치료, 음악치료, 심신수련 등의 위기유치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나 최근 실효성 논란이 되고 있다.

Wee프로젝트 사업이란?
학습 부진이나 따돌림, 대인관계 미숙, 인터넷 중독, 학교폭력 피해 등의 위기학생들이 안전하게 학교생활에 적응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1단계는 단위학교의 친한 친구교실과 Wee클래스, 2단계인 지역교육청의 Wee센터, 그리고 장기적 상담과 치유를 하는 Wee스쿨로 3단계 통합 지원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기숙형 대안학교인 청명학생교육원은 바로 Wee스쿨 중 하나로 생각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Wee란 We(우리)+education(교육)과 We(우리)+emotion(감성)의 합성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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