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수료생 20여명 중 학교생활 적응자 1~2명 손꼽혀
10여명 중학교 졸업장 만족…인성교육요람 공약 무색

▲ 청명학생교육원은 지난해 9월 진천군 문백면에 문을 열었다.
<청명학생교육원 실효성 논란①>인성교육의 요람으로 불리던 청명학생교육원 출신 학생의 학교 부적응이 여전해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진천군 문백면 은탄리에 문을 연 청명학생교육원은 이기용 교육감의 공약사항으로 이·미용 체험센터와 더불어 '가슴 따뜻한 인재육성'이란 중점공약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장소로 손꼽혀 왔다.

하지만 당초 6∼12개월까지 위기유치교육으로 원적 학교로의 복귀를 통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돕는다는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는 지적이다. 청명학생교육원에 따르면 그동안 60여명의 도내 중학생이 교육원을 이용했다. 우선 지난해 9월 6일 교육원은 도내 중학교 부적응 학생 26명을 선발해 운영에 들어간 이래로 35명 선을 유지하며 수시로 학생을 받아왔다.

이 중 6명 정도가 1년 가까이 청명학생교육원을 이용하고 있으며 12명은 교육원을 수료함과 동시에 중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급학교로 진학한 학생은 1∼2명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청명학생교육원의 6단계 교육 프로그램 전 과정을 제대로 마치고 원적교에 복학해 잘 적응하고 있는 학생은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1∼2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가출 후 연락두절 학생도"
심지어 가출해 교육원이 사후관리 차원으로 연락을 취해도 연락이 되지 않는 학생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원은 현재 입교생을 6단계 과정으로 관리하고 있다. 처음 들어온 학생을 일컫는 '새롬이', 청명학생교육원의 일원으로 수업이 시작되는 '청초미', 역할을 부여받는 '바름이', 다른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도움이', 미래의 꿈을 세우고 바른 학교 생활을 다짐하는 '세움이', 학생들을 인솔할 수 있는 '이끔이' 과정이다.

이 중 새롬이는 수업 시간에 참여하지 않아도 묵인을 해 준다고 한다. 수업 시간에 참여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됐을 때를 '청초미'라고 해서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교육원 프로그램을 따라 학교수업과 각종 상담 치유프로그램을 병행한다는 것이다. 적응력이 높아진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거나 자신만의 뜻을 세우고 이끌수도 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학교 수업을 받으면서 원적교의 적응 기간을 가진 뒤 복귀하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을 모두 거치지 않은 학생들이 조바심을 내어 교육원을 수료하면서 각종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청명학생교육원 박창호 연구사는 "6단계 과정을 모두 거쳐야 비로서 학교생활 적응력을 키웠다고 볼 수 있는데 너무 조급하게 나간 학생들이 문제가 된다"며 "대체로 새롬이나 청초미 단계에서 부모를 졸라 원적교로 복귀한 학생들은 가출이라든지 학교 부적응으로 인한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교육청이 만든 또다른 차별"
이어 박 연구사는 "하지만 이들 일부 학생들을 놓고 실효성 논란을 제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듯 하다"며 "출석일수 220일 중 3분의1 이상인 70일 가까이, 최고 63일 동안 학교를 나가지 않던 학생들이 교육원을 통해 중학교 졸업장을 무사히 취득한 것만이라도 효과라면 효과다"고 덧붙였다. 또 "청명학생교육원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삶의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하는 아이들이다. 비판적 시각보다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명학생교육원은 아이들이 어떻게 제대로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곳이다"며 "심지어 부모조차 문제아란 낙인을 찍어 적응하기 힘든 학생들이 극단적으로 자살이란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런 위기에 빠진 학생들에게 삶의 희망을 불어 넣어 주기 위한 곳이 바로 청명학생 교육원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육계 한 관계자는 "문제아란 낙인은 부모가 찍은 것이 아니라 학교와 교육청이 찍은 것이다"며 "학교란 울타리를 떠나 학생들을 또 다른 유치시설에 모아놓고 적응 훈련을 시키는 것 자체가 바로 또 다른 차별이고 낙인이다"고 꼬집었다.

"학교생활 열심히 하고 싶다"
청명출신 M중 J군 소회 밝혀

가정불화 등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던 충주 M중학교 J군(16·중3)은 지난해 6개월 간의 청명학생교육원 생활을 마치고 올해초 원적교에 복학해 생활하고 있다.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학교 공부에도 소홀했던 J군은 올해초 3학년으로 복귀하면서 중간고사에서 전교생 321명 중 212등을 했다. 상위권 성적은 아니지만 전교생 321명 중 321등을 하던 학생치고는 성적이 많이 향상된 것이다.

J군이 달라진 것은 성적만이 아니다. 매사에 적극적인 학교생활로 아이들에게 동아리 활동을 통한 동기부여도 하고 있다. J군의 담임은 "본인이 원하고 부모 동의아래 교육원 생활을 했던 것이 효과를 본 듯하다"고 전했다.

J군은 "학교 생활을 더욱 열심히 하고 싶다"며 "교육원 생활이 아무리 좋아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했다. 원적교에 복학하고 싶었고 열심히 한 결과다. 더러 친구들 중에는 전학과 교육원 중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렵게 교육원을 선택해 온 학생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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