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도시전국대회’ 포럼에 전문가 다수 참여…4대강·원자력에 대한 공포, 문명의 한계 노출

기고 / 허원 2011 녹색도시전국대회 공동조직위원장·서원대 교수

지난 7월 5, 6일 이틀 동안 라마다플라자청주호텔에서 열린 2011 녹색도시전국대회는 자연계에 담긴 순환·공생·균형의 원리를 지역 사회에 적용하여 순환경제와 조화로운 지역공동체, 쾌적한 환경을 가진 녹색사회 건설을 화두로 진행되었다.

민선5기 한범덕시장은 지난 해 6.2지방선거 때 ‘녹색수도 청주 만들기’를 핵심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후 시정목표를 ‘녹색수도 청주’로 정하고 민관합동으로 녹색수도정책기획단을 구성하여 녹색수도건설 구상을 다듬어왔다. 이번 대회도 그 연장선상에서 전국의 환경·복지·문화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시민, 현장공무원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결집하기 위한 것이었다.

자연생태계를 지탱해 온 순환·공생·균형의 원리를 청주가 지향하는 녹색사회의 기본원리로 수용한 것은 21C의 지속가능발전이란 것이 자연생태계와 유리되어서는 존재하기 어려움을 뼈저리게 인식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오랜 옛날부터 인류가 발전시켜 온 문명의 핵심이 물과 불을 다루는 기술이라 한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4대강사업에 대한 심각한 우려나 원자력에 대한 가공할 공포는 21C 인간문명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자연재해를 의미하는 재(災)가 물(川)과 불(火)로 구성되어 있고 그 자연재해를 막는데서 인간문명이 발전되어 온 것이지만 인간문명의 한계는 지금도 어찌할 수 없는 벽에 부딪혀 있다.

인간복지 28위, 생태복지 162위

지구온난화와 환경파괴로 지구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는 때에 자연생태계의 운행에서 인간사회의 발전원리를 찾는 것은 위기 속에서 발상의 전환을 한 결과 얻게 된 지혜이다. 자연생태계의 모든 존재는 순환·공생·균형 위에서 서로 상생(相生)하고 있다.

3000여 년 전부터 동아시아인들은 사람이 눈으로 나무를 보면서 나무로부터 생명력을 얻는다고 인식하였고 그러한 생각을 반영한 것이 ‘돕는다’ 또는 ‘서로’라는 뜻을 지닌 상(相)이란 글자였다. 사람은 쉴 때도 나무 아래서 나무의 원초적인 생기를 흡수하면서 몸과 마음의 휴식을 얻는다고 생각하였다. 사람(人)과 나무(木)가 결합된 글자 휴(休)에서 그런 사유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 청주에서 열린 녹색도시 전국대회에는 전국의 전문가 90여명이 참여해 환경을 의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숲속에 각자의 나무를 정해 놓고 어려울 때마다 자신의 나무를 찾아 두 손으로 껴안고 나무의 생명력과 지혜를 흡수한다고 한다. 이 역시 같은 깨달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겠는가. 나무는 인간이 자연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주요한 통로이자 상징이었던 것이다.

결국 나무가 상징하는 녹색의 가치는 단순히 푸른 녹색환경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원초적인 생명력을 회복시켜주고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치유케 하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녹색을 추구하는 사회는, 인간의 본원적 생명력을 보존하고 회복시켜주는 복지와 문화와 환경을 함께 추구하는 인간을 인간답게 살리는 사회를 추구하기 마련이다.

바야흐로 지구환경파괴와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역사상 여섯 번째 생물대멸종의 환경위기가 시작되고 있다. 생물학자들은 인류를 비롯한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이 생존투쟁에 나서야 할 때라고 소리 높여 경고하고 있다.

세계 180개 나라 중 인간복지 28위, 생태복지 162위인 우리나라가 지금 우선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은 생태복지를 획기적으로 진작시켜 사회적 복지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녹색수도를 기치로 내 건 청주에서 열린 녹색도시전국대회에 모인 많은 사람들의 한결같은 바람 역시 청주가 앞장서서 생태복지의 문을 활짝 열어 달라는 것이었다.

순천만의 강하구습지를 보전하여 환경보전과 생태관광을 통한 경제성장을 이룬 순천시가 2013년 순천만과 도심사이에 있는 50만평의 저지대에 습지와 자연숲, 정원을 조성해 세계정원 박람회를 개최하여 녹색성장시대의 도시재생과 주민의 삶의 질 고양에 발 벗고 나섰다.

제주도는 제주올레라는 지극히 원시적이고 자연적인 도보길 23개 코스를 만들어 여행자들이 제주의 자연?문화?사람들과 소통케 하고 진정한 휴식과 행복과 치유경험을 하게 하여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 녹색수도 청주가 내놓을 차례다. 청주가 꿈꾸는 작품을 선보일 때가 되었다.

맑고 깨끗한 녹색의 교육도시 청주, 이 곳 만이 가진 그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아름다운 장점, 거기서 출발하여 조용히 고민해보자. 그리하여 우리 모두를 가슴 뛰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녹색생태도시, 그런 청주를 꿈꾸어 보자.

녹색도시전국대회는

녹색수도를 주창한 청주시는 7월 5,6일 라마다플라자청주호텔에서 ‘도시, 녹색사회로의 전환’이란 주제로 녹색도시 전국대회를 열었다. 녹색도시 전국대회는 녹색도시포럼·녹색청주 만들기 콘테스트·녹색청주 기획전시·맑은 고을 만찬회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녹색도시 포럼은 녹색도시에 관한 전국적 사례를 취합하고, 전망과 과제를 모색해 녹색수도 청주의 발전방향과 기후변화 대응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경제·산업, 공간·환경, 생활·문화 분야 전문가 90여명이 참여해 주제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또 녹색청주 만들기 콘테스트는 지역의 녹색생활 실천사례를 발굴하고 모범사례를 확산시키기 위한 것으로, 동 주민센터 14개팀, 기업체 5개팀 등 모두 34개팀이 참여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