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렬 부장 / 제2사회부

지난 11일 김경회 진천군수는 백곡면 군정설명회 자리에서 “스키장 말고 우리 지역에 3군데에서 골프장 허가를 요청하고 있는데 이를 다 허가하면 지역의 환경은 어떻게 될 것인가?”, “골프장이 들어서면 절개지가 생겨 집중호우 시 유실 위험이 높고…” 라고 했다 한다.

잘못 들었는지 모르지만 ‘골프장 불갗 발언은 다분히 자의적이란 것이 결론적으로 기자가 가진 판단이다. 단순히 그런 논리라면 그가 진두지휘하며 몇 년 동안 전 행정력을 쏟아 붓고 있는 태권도 공원 역시, 유치된다 하더라도 허가과정에서 곡절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진천군이 군유지 제공을 약속한 광혜원 덕성산 일대는 수려한 풍광 뿐 아니라 화랑의 정신이 깃든 역사의 땅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에 대해 논리비약이란 지적도 있겠지만 개발과 환경보존은 동전의 앞뒷면처럼 늘 양면성을 수반한다. 때문에 결재권자는 균형적인 시각을 요구받고 어느 한 쪽에 치우치면 특혜시비에 휘말리는 것이다. 다시 최근 숱한 논란을 뿌리고 있는 스키장 허가문제로  접근해보자.

기자는 그동안 절차와 과정을 존중하며 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런데 만약 김군수의 편향된 환경 마인드가 스키장 허가를 가로막고 있다면, 그것이 부하직원들의 실무에 영향을 끼쳤다면 얘기는 다르다. “군수가 뒤에서 방해한다”는 업체의 주장이 일방적인 게 아니란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취재 결과 스키장 허가에 대해서는 두 가지 흐름이 존재했다. “중앙CC가 들어올 당시 내 고향 내 농토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반대했다. 그러나 요즘은 상황이 정반대이다. 골프장이 들어선 후 주민 일거리 창출 등 긍정적 효과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백곡 사람들의 일반론이다. 반대론자들은 “이제 진천에서 오염되지 않은 곳은 백곡과 연곡계곡 뿐이다.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이 곳 만큼은 꼭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전형적인 화두인 ‘개발이냐’ ‘보존이냐’ 논쟁이 이곳에서도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진천에서는 이 논쟁이 열린 공간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음습한 곳에서 변질돼 ‘행정기관-업체’,‘행정기관-특정언론’의 대결구도를 형성, 건전한 논의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토론은 없고 그 자리엔 최소한의 여과 과정도 거치지 않은 상호 비방과 헐뜯기가 대신한다. 제 입맛에 따라, 정확히 말하면 김군수 지지 여부에 따라 극단적인 양론이 전개되고 있다. 

환경 보존이든, 지역개발이든 속내를 시원히 드러내고 진정 무엇이 지역을 위하는 길인지 격렬한 토론을 벌여야한다. 그런 점에서 김 군수는 분명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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