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평곡초 1학년 63세 신입생, 김종숙씨

지난 3일 음성 평곡초등학교(교장 오국진)에서는 감동의 입학식이 열렸다. 여덟 살짜리 다섯명의 어린이들 사이에 백발의 할머니가 우뚝 서서 1학년 새내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배우지 못한 한을 풀기위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할머니는 음성읍 평곡1리에 사는 63세의 김종숙씨.


김 할머니는 이날 입학식에서 긴장한 표정으로 이름표가 달린 가슴에 손을 얹고 국민의례를 따라하는 등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김 할머니는 아이들과는 달랐다. 진지한 표정에 교장선생님의 축사와 격려가 계속되자 손등으로 연신 눈물을 닦아내 보는 이들을 숙연하게 했다.

오국진 교장은 축사를 통해 “너무나도 뜻 깊은 입학식이다. 이제 시작일 뿐 앞으로 김 할머니가 6년 동안 배움의 길에 잘 적응하실 수 있도록 모든 도움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장선생님이 축사 후에 입학 선물로 책가방을 직접 메어주자 “저도 진짜 입학한 거예요?” 하면서 왈칵 다시 눈물을 흘렸다.

입학식을 마치고 교실로 이동해 자리를 잡은 김 할머니는 같은 반 친구(?)들과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며 얼굴을 쓰다듬어 주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수줍은 듯 “선생님 이야기를 잘 듣고 애기들하고 똑 같이 해야지요”라며 “이렇게 공부를 할 수 있게 돼 너무나 기쁘고 고맙다”고 말했다.

같은 반 손자손녀 벌 친구들도 김 할머니의 입학을 축하하는 의미의 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앞으로 6년 동안 친구들은 키도 무럭무럭 자라고 국어 산수 등 공부 실력도 자라겠지만 김 할머니는 키가 자라지 못하는 만큼 공부 실력과 함께 마음과 건강의 부자가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

김정숙 할머니는 10년 전 교통사고로 한꺼번에 두 아들을 잃고 얼마 전에는 할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는 등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입학식장은 숙연하면서도 더욱 뜻 깊은 축하의 자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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