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주자 그룹 이름 거론, 일부는 이미 표밭 다지기 시작
과학벨트 등 지역현안과 총선 역학관계 예의주시 분석 중

내년 4월 11일 치러지는 19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년 남짓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지역 정치권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각 정당과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인사들의 이해관계, 여기에 지역 현안이 어지럽게 얽히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분위기는 크게 다르다. 한나라당 명찰을 달고 출마하려는 일부 예비주자들은 벌써부터 표밭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사들의 움직임에도 당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현역의원들의 입지가 워낙 확고한 데다 이들에 도전장을 내밀만한 차세대 주자도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상대후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며 본격적인 선거전을 준비하고 있다.

19대 총선과 과련, 특히 주목되는 것은 지역 현안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다. 총선이 치러지는 내년 4월까지 예상되는 가장 큰 현안은 현재 급부상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다. 여기에 경제자유구역, 충청고속화도로 등 충북도정과 연관된 현안과 혁신·기업도시, 태생산단 등도 경우에 따라 예상 밖의 파워를 발휘할 복병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나라 - 춘추전국시대 방불, 중앙당 전략도 변수
민주 - 현역의원 굳건한 아성, 정치신인 도전 관심

19대 총선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수적으로는 한나라당이, 중량감은 민주당이 앞선다.

한나라당은 18대 총선에서 8개 지역구 의석 중 제천·단양(송광호 의원) 1석만 차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보궐선거를 통해 윤진식 의원(충주)이 당선되기는 했지만 청주권 4석은 모두 17대에 이어 18대까지 무려 8년간이나 민주당에 내주는 수모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 탓에 기존 정치인들과 정치신인, 여기에 중앙부처 인사들까지 후보군에 거명되며 치열한 공천경쟁이 예상된다.

반면 민주당은 현역의원들의 아성을 위협할 도전자 찾기가 쉽지 않다. 홍재형 부의장(청주상당)은 3선의 관록을 자랑하고 있고 오제세(청주흥덕갑)·노영민(청주흥덕을)·변재일(청원) 의원도 모두 재선으로 당내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역구를 옮겨 2009년 10.28 보궐선거에서 당선한 정범구 의원(괴산·음성·증평·진천)도 16대에 등원(고양일산갑)해 2002년 민주당 대변인까지 지냈다.

한, 김병일·한민구 최대 변수

한나라당 후보군에는 기존 지역정치인들과 청와대를 비롯한 중앙부처 인사들이 혼재해 있다. 특히 청주상당과 흥덕갑, 청원은 출마예정자들이 어떤 지역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공천구도가 크게 바뀔 가능성이 크다.

청주상당은 정우택 전 도지사의 출마 가능성이 높다. 정 전 지사는 지난해 지방선거 낙선 이후 일찌감치 사무실을 내고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이에 따라 6.2지방선거 불출마로 총선 도전설이 돌았던 이대원 전 도의회의장은 공기업 진출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의권 전 청주상당 당협위원장이 최근 10여 곳의 산악회에 가입해 활동하는 등 정 전지사의 공천경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청주흥덕갑은 윤경식 도당위원장, 흥덕을은 송태영 당협위원장의 출마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특히 윤 위원장은 최근 잇따라 TV 토론프로그램에 출연, 유력한 상대 후보이자 지역구 현역 의원인 오제세 민주당충북도당위원장과 설전을 펼치며 선거전초전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흥덕을은 출마가 확실시되는 송태영 위원장에 박환규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의 도전 여부가 관심이다.

청원은 오성균 당협위원장의 도전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평화통일가정당 소속으로 18대 총선에 출마했던 손병호 씨의 공천도전설도 나오고 있다.
중부4군은 경대수 당협위원장과 지난해 말 한국방송광고공사 감사 임기를 마친 김현일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남부3군은 심규철 당협위원장과 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장의 경쟁이 예상되며 제천·단양과 충주는 현역인 송광호·윤진식 의원이 무난히 공천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역구를 특정하지 않고 거론되는 출마예상자들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병일 민주평통 사무처장과 한민구 합참의장이다. 김 처장은 지역에서 활동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라는 배경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김 처장은 18대 총선에서 흥덕갑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이번에는 고향인 청원 출마나 한대수 위원장의 한전 상임감사 행으로 공석이 된 청주상당당협위원장 도전도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한말 의병장 한봉수 선생의 손자 한민구 합참의장은 내년 6월 임기가 끝남에 따라 한나라당 입당과 고향인 청원이나 청주상당 출마설이 떠돌고 있다.

이들의 출마 여부와 지역구 선택에 따라 한나라당 공천경쟁 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이 총선 출마로 가닥을 잡을 경우 보은 출신의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과 청주 출신의 김진모 민정2비서관의 거취도 관심이다.

민, 현역의원에 도전장 내 밀 신인은?

공천을 희망하는 예비 주자들이 넘쳐나는 한나라당에 비해 민주당은 현역 의원의 아성을 위협하는 도전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오히려 현역 의원들이 출마가 예상되는 한나라당 예비주자들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내부 견제 보다 본격적인 선거전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우선 현역 5명 의원 전원의 재공천 가능성이 높다. 모두 다선의원인데다 이렇다할 결격사유도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 홍재형 의원은 국회부의장, 변재일 의원은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을 맡고 있고 노영민 의원도 대변인을 역임하는 등 당내 입지도 튼튼하다. 서재관 전 의원도 제천·단양에서 송광호 의원에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이들에 도전장을 내밀 후보군으로 6.2지방선거에서 음성군수로 출마했던 박덕영 전 한농연 의장과 청주시장 후보 경선에서 낙천한 이범우 씨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민주당은 다만 충주와 남부3군에 아직까지 확실한 카드를 선택하지 못했다. 충주는 지역위원장인 박상규 전 의원이 버티고 있지만 언제라도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남부3군은 이용희 의원의 거취에 따라 구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이용희 의원의 아들 이재한 중소기업중앙회부회장이 민주당과 선진당을 두고 저울질 하고 있어 주목된다.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들은 한나라당 출마예상자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중 정우택 전 지사의 출마가 확실시되는 청주상당의 홍재형 의원은 최근 지역구 활동을 강화하면서 선거채비에 불을 지핀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 측 관계자는 “평소처럼 의정활동과 지역구 활동을 겸하고 있다. 특정인을 의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지만 정 전 지사 행보에 매우 민감해 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정 전 지사가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총장이 학기중에 학교를 떠나 지역을 누비는 것은 신분에 걸맞지 않는 행동이다. 사전선거운동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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