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매칭 펀드 방식 3월까지 12개 시·군 의견수렴 추진
불편 이유 정복 미착용·체크기 미사용 등 우려 보완책 필요

법인택시 기사 가장 큰 어려움 '사납금'
가경 터미널 택시 승강장 10명 중 8명 꼽아
道, 이용자 서비스 만족도 조사 전무 아쉬움

지난 4일 청주 가경동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승객을 기다리 던 법인 택시 기사들에게 물었다. '법인택시 기사로 살면서 가장 큰 어려움이 뭐냐'는 질문에 10명중 8명이 '높은 사납금'을 뽑았다. 나머지 2명도 역시 중동정세 등으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스비(LPG값)를 들었다. 또 10명 중 5명 이상이 택시 운전을 한지 1년 미만의 미경험자였다. 터미널 택시 승강장은 피크 시간 때에 손님을 찾아다니는 일 조차 부담스런 택시 운전사들이 순번을 기다리며 대기하는 곳이다. 손님을 찾아다니느라 연료 소모만 하느니 차라리 순번을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그럼 이용자들의 서비스 만족도는 어떨까. 2년 전인 지난 2009년 3월 1800원이던 기본요금은 2200원으로 400원(22.2%)이 올랐다. 물가 인상분을 고려한 조치였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하나같이 요금만 올랐지 서비스에선 달라진 것이 없다는 의견이다. 충북도가 최근 브랜드 택시 도입을 위해 12개 시·군의 의견을 듣고 있지만 도민의 발 노릇을 하며 사실상 대중교통역할을 하고 있는 택시 이용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만족도 조사는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충북도에 접수된 서비스 불편 신고는 지난해 180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7건(17.65%)이 증가했다.

 사납금 부담은 '전액관리제'… 서비스 개선은 '브랜드 택시'

▲ 남지우 영진교통 전무이사
<충북 브랜드 택시 도입 성공할까>청주시내 법인택시 기사 10명 중 8명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높은 사납금을 꼽을 정도로 부담을 갖고 있는 가운데 전액관리제가 새로운 대안을 떠오르고 있다. 또 충북도가 이용자들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브랜드 택시를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액관리제는 한마디로 기사들이 모든 수입을 입금 시키고 회사와 노조가 일정부분 배당 형식으로 나눠 갖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주 5일 40시간의 근로일수를 지키면서 안정된 월급을 찾아가는 형식이다.

실제 1년 전까지 청주의 법인택시 회사인 S사가 5년 동안 전액관리제를 해 오다가 회사 대표가 바뀌면서 사납금제도로 되돌아갔다. 현재 청주에서는 영진교통만이 일부 노조가 전액관리제로 급여를 받고 있다. 전액관리제는 현재 노사 간에 이견이 있는 상황이다. 회사 측은 "기사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용불량자인 일부 기사들은 봉급 차압을 우려하고 있다. 그날 번 돈 전체를 제대로 입금시킬지도 의문이다"고 우려했다.

일부 노조원들 사이에서도 "하루 벌어 하루 먹는 형국에 월급을 기다릴 처지가 아니다"며 "타코미터에 운행기록이 남지만 믿지 못하는 사주들이 감시카메라까지 설치하게 될 것이다"고 반대의견도 있다.  사실 영진교통은 지난 1999년 1월 전액관리제를 전면 시행하다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영진교통 남지우 전무이사는 "전액관리제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며 "올해 초 노조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개인 사정을 이유로 사납금제도를 원하는 직원이 많았다. 아마도 소득세 증가와 임금인상 협상의 어려움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액관리제 시행 관련법 지키는 일"

▲ 이진규 영진교통 노조위원장
영진교통 이진규 노조위원장은 "관련법을 준수하자는 것이고 정상적이 소득 재분배가 이뤄진다면 사납금제도 보다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진교통은 지난해 6월부터 9개월여 동안 전액관리제 확대 시행을 두고 노사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사실 전액관리제는 사납금에 대한 부담으로 발생하는 각종 부작용을 해결하고 이용자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정부가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는 이는 노사 간의 단체교섭 사안으로 결정은 당사자들이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뒷짐만 지고 있다. 충북도는 지난 2월20일 승객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브랜드 택시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차별화된 서비스로 업계 간 경쟁을 붙여 택시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여 보겠다는 것이다. 도는 오는 31일까지 사업추진 여부에 대해 12개 시·군의 의견을 들어 매칭펀드 방식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단 브랜드 택시는 도내 전체 택시 7085대의 41.6%에 이르는 2950대로 정해졌다. 청주시가 1690대로 가장 많고 충주시 450대, 제천시 250대, 청원군 100대, 괴산군 30대 등이다. 브랜드 택시는 다양한 서비스 기능을 갖추게 된다. 위성항법장치(GPS)와 카드결제기, 외국어 번역기, 차량 운행정보 저장장치, 콜서비스 등의 기능이다.

서비스 개선 미준수 지원중단 보완책
더욱이 지정된 복장과 정기적인 특별교육을 실시해 서비스 품질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는 브랜드 택시 1대당 장비설치비(임대료) 및 운영비로 매월 3만원씩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위성항법장치(GPS)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차량의 이동경로 파악이 가능해 안심하고 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청주시는 안심택시 기능을 할 일명 '직지 콜' 도입을 위해 최근 전북 익산과 군산 등지를 다녀왔다.

하지만 충북도의 브랜드 택시 도입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앞서 '예스 콜'이란 법인브랜드 택시를 도입한 바 있는 경북 구미시의 경우 1억 100만 원의 시 보조금으로 장착된 101대의 영업용택시의 신용카드 체크기가 노사 간의 이견으로 3개월 이상 사용되지 않고 방치되면서 혈세 낭비 논란이 대두되기도 했다. 또 지난 2009년 말 제천 한방엑스포를 계기로 도입된 충북 제천시의 브랜드 택시 '청풍호 콜'의 경우 기사들이 '정복 착용을 꺼린다'거나 '정기 친절교육 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제천시의 경우 브랜드 택시가 일반 택시에 비해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하루 1만 원 정도 수익이 더 나면서 나름대로 효과를 보고 있다. 법인택시 회사의 이견으로 처음 개인택시 136대로 '청풍호 콜'이란 브랜드 택시를 시작한 제천시는 지난해 100대 증차에 이어 올해 221대를 자체 사업비로 확대하면서 관할 내에 운행 중인 개인택시 457대 모두를 브랜드화 하는데 성공했다. 충북도 교통물류과 신성용 대중교통 팀장은 "일각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3진 아웃제 등 점수제를 도입해 개선이 안되는 회사는 지원을 중단하는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기초자치단체가 해야 할 택시 서비스 개선을 위한 방향설정에 나섰을 뿐이다"고 말했다. 한편 제천시는 개인택시로 구성된 '청풍호 콜'에 이어 자체사업비로 법인택시로 구성된 '의림지 콜'이란 브랜드 택시 도입을 추진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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