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교통사고사로 3남매에 남긴 유일한 유산

속보=지난 18일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최 내정자 부인이 선산용으로 구입했다던 청원군 부용면 금호리 임야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임야는 부친을 교통사고로 잃고 졸지에 고아신세가 된 어린 3남매의 유일한 상속 재산이었는데,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거래가 됐다는 게 주요쟁점이었다.

그렇다면 23년 전(1988년 9월30일) 금호리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금호리 임야의 원주인인 3남매는 지난 1983년 오토바이를 타고 예비군훈련을 받으러 갔던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숨지면서 졸지에 고아신세가 됐다.

당시 만 5세(큰딸)와 4세(아들), 뱃속의 아이(작은딸)에게는 금호리 임야 1만6562㎡(약 5018평)가 유산으로 남았다.

하지만 세상을 알기엔 너무 어린나이였던 이들은 자신들에게 유산이 남겨진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친가(아들)와 외가(딸 두명)로 뿔뿔이 흩어졌다.

조부모와 살게 된 아들은 교복 살 돈이 없어 동네주민들이 사다주는 것을 입고 끼니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큰딸이 만 10살 되던 해(88년) 이 임야는 최 내정자의 부인 등 가족에게 4900만원에 팔렸다.

하지만 3남매는 이 같은 사실을 전혀 전해 듣지 못했다. 매각을 주도했던 대리인이 친인척이었는지, 아니면 제3자였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던 민주당 노영민 국회의원(청주 흥덕 을)실 관계자는 3남매의 가정사와 신원을 밝히지 않는 것을 전제로 큰딸로부터 당시 상황을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경기 북부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3남매 중 큰딸은 관련 녹취에서 "(금호리 임야를 상속받은 사실을 안) 정확한 시점은 기억이 안 나는데 남동생이 중학교 2학년 무렵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남동생이 아버지 산소를 찾아봤는데 (금호리 임야에) 없었다. 그런데 주변에서 사촌들이 땅을 팔았다고, 팔렸다고 얘기해서 알았지 저희는 (매각)대금이나 그런 건 받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매매와 관련한 대리인을 찾기 위해 청원군 부용면사무소 등에 문의한 결과 3남매가 살던 지역은 공단으로 개발돼 현재는 마을 자체가 사라졌고, 주민들도 뿔뿔이 흩어져 관련 사실을 확인할 길이 없는 상태다.

보상가가 구입가의 6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 내정자 부인이 매입한 청원군 부용면의 임야. 현재는 공단이 들어서 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