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民 국회의원 3인 “여론조사, 언론보도에 현혹되지 마라”

2011년은 재·보궐 선거를 제외하고는 커다란 선거가 없다. 그러나 정국은 총선과 대선이 한 해에 실시되는 2012년을 앞두고 뜨겁게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지난해 막판 예산국회 파행을 둘러싸고 민주당이 독재심판을 내걸고 거리로 나섰지만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는 40%를 웃돌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도는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내 부동의 1위다.

데이터로만 보면 여당은 내년까지 꽃놀이패를 들고 가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여야 정치인 누구도 이를 액면 그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선거가 거듭될수록 여론조사에 함정이 있다는 게 입증되고, 이는 여론조작이 아니라 민심이 속내를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란 걸 깨닫게 됐기 때문이다.

청주의 국회의원은 모두 3명이다. 홍재형(상당) 국회 부의장은 3선, 오제세(흥덕갑), 노영민(흥덕을) 의원은 각각 재선이다. 지난해 6.2지방선거 이전까지 본인들의 승승장구에 불구하고 충북지사, 청주시장은 물론이고 도의회, 청주시의회 등 지방권력은 한나라당의 몫이었다. 그러나 지방권력까지 장악한 2010년을 보내며 이들이 바라보는 향후 2년은 비단길이다. 다만 총선에 대한 자신감인지 대선승리까지 바라보는 것인지 다소 분명치 않을 뿐이다. 4일 충청리뷰를 방문한 세 의원과 함께 정국을 전망했다.

종편 선정 약육강식사회의 단면

오제세, 노영민 의원은 보수언론이 민심을 왜곡하고 있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오 의원은 “보수언론과 정부 여당이 국민들이 얼마나 화가 나있고 우리 사회를 불공정하다고 여기는지 경시하고 있다. 언론에 민심을 반영한 기사는 나오지도 않는다. 50%에 육박하는 국정지지도는 엉터리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오 의원은 이명박 정부 들어 조성된 사회분위기를 약육강식이라는 단어로 요약했다.

노 의원의 접근법은 조금 달랐다. “정당지지도는 경쟁상대가 있지만 대통령은 지지율에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40%대 지지율은 높은 게 아니다”라는 것이다. 노 의원은 “권위적인 정권일수록 여론조사에서 여당프리미엄이 발생한다. 노무현 정부 때는 5% 정도였는데, 지난해 지방선거 때는 15%까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가 소통하지 않을수록 여론조사에서 무응답층이 늘어나고 여당 지지자들은 지지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편이기 때문에 그만큼 여당 지지율에 거품이 발생하기마련이라는 얘기다.

홍재형 부의장도 여론조사와 언론보도에 거품이 끼어있다는데 동의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권잠룡으로 부동의 1위를 지켜온 것에 대해서는 추세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 부의장은 이에 대해 “박 전 대표 문제는 나중에 양자구도로 가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지금은 막연한 지지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지지층 내부에서도 지지자를 바꿀 수도 있다는 그룹이 존재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 의원은 조·중·동과 매일경제가 사업자로 선정된 종합편성채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역시 약육강식으로 대변할 수 있는 사회상의 한 단면이라는 것이다. 노 의원은 “1차적으로 지역방송이 타격을 받고 도미노현상에 의해 지역신문과 종교방송이 붕괴될 수밖에 없다”며 “일정부분 쿼터를 보장하지 않으면 지역언론은 생사의 위기를 맞게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오 의원은 “충북지역에서 지난해 지역신문지원조례를 만들자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가능성이 있는 건전한 언론을 선택과 집중에 의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홍 부의장도 “참여정부 때 시작된 정부 차원의 지역신문발전지원법이 정권이 바뀌면서 그 취지가 빛이 바래고 있는 만큼 지방정부 차원에서 조례를 준비해야한다”고 거들었다.

홍재형 이래서 의장 도전한다
대통령 어렵다면 입법부 수장이라도 나와야
대선승리보다는 총선 다수당이 쉽지 않겠나

74세의 고령에 3선 의원, 과거 경제부총리에 현역 국회부의장인 홍재형 의원에게 꿈 너머 꿈이 또 있을까? 지난달 27일 도내 한 일간지의 서울발 보도는 4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차기 국회의장에 도전하겠다는 것이었다.

기사는 여당의 새해예산 및 법률안에 대한 단독상정 처리에 대해 “박희태 국회의장도 개인적으로는 정치를 오래한 원로라서 국회의 권능과 자존심 등을 잘 지켜줄 것 같았는데 너무 쉽게 허물어져서 참 허탈하기도 했다. 여당 국회의장이면 청와대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것인지…, 내가 의장 이었다면.”이라는 홍 부의장의 의견을 출마의 명분으로 덧붙였다. 

4일 홍 부의장에게 출마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해야지”라는 단호한 답변이 돌아왔다. 이유에 대해 물었다. 홍 부의장은 “충북에서 대통령은 못 나오더라도 입법부의 수장은 나와야 지역과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게 아니냐”며 출사표의 운을 뗐다.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확신을 가진 것일까? 홍 부의장은 “집권을 전제로 하면 좋겠지만 솔직히 집권 가능성보다는 내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의장은 대통령당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수당에서 뽑는 것이니 충분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작 민주당 내부에서는 섭섭할 수도 있는 출사표다.

홍 부의장은 그러나 ‘다수당을 전제로 당내 라이벌은 누구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건 그때 가봐야 아는 얘기다. 일단은 당선이 돼야지”라고 말을 아꼈다.

홍 부의장은 “충청고속화도로를 비롯해 수도권전철 연장, 청주공항 활주로 연장 등 지역의 현안들이 시작만 했지 안착하려면 정치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청주일원의 위상을 바꾸려면 올해와 내년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청주 상당에는 정우택 전 지사가 출마를 준비하는 가운데 윤의권 전 상당구당협의원장, 오장세·이대원 전 충북도의회 의장 등이 한나라당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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