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재(조흥은행 충북본부 대리)

 요즘 뉴스에서 첫번째로 접하는 내용중의 하나가 조류독감이다. 덕분에 AIDS로 그 이름을 몇번 들었던 WHO(세계보건기구)도 상식수준의 기구로 알려지고 있고, 이러한 연유로 아시아 각국의 이름이 위성전파로 세계각국에 알려지는 이례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전자신문이나 IT소식을 접하다 보면 ‘바이러스 감염’이란 문구를 거의 매일 볼 수가 있다. 그야말로 바이러스의 전성시대인 것이다.

백과사전을 들여다보면 바이러스는 ‘핵산’과 소수의 ‘단백질’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그 ‘핵산’이 숙주에 침투하여 핵산이 갖고 있는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그 크기는 세균여과기에 의해 걸러지 않을 정도로 작아 전자현미경으로 겨우 볼 수 있는 정도다. 이렇게 단순하고도 작은 ‘바이러스’에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인간이 무기력하게 당하고 있는 것이다. 어찌 보면 가장 복잡한 복합체가 단세포에 대항하지 못하는 기현상이기도 하다. 헌데 이 바이러스는 유해한 바이러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데, 흔히들 ‘바이러스’ 하면 부정적인 느낌이 먼저 닿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건 아마도 우리가 유익함을 생각하는 것보다 유해함이 더 큰 충격으로 와 닿기 때문이리라… 일상의 유해한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유익한 바이러스가 우리 몸과 주위 환경 속에 늘 존재하고 활동함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나타나는 괴짜같은 바이러스의 충격에 우리는 유익한 바이러스의 고마움과 존재를 잊곤 하는 것이다.

이 수많은 바이러스가 우리들의 모습과 같은 생리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인류의 역사는 자연의 변화에 더불어 인간의 영향력에 의해 만들어져 온 것이 사실이고, 또한 앞으로 역사 역시 인간이 ‘하기 나름’에 따라 새로운 역사를 남길 것이다. 그렇게 보면 ‘나’라는 존재는 하나의 바이러스로 세상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영향력’을 끼치는 ‘방향설정’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간에 상관관계를 갖으며 인과관계속에서 시간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데 진정 우리는 ‘유익한’ 방향으로 역사를 이끌고 있는지 ‘유해한’방향으로 이끌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일이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갖가지 소식을 전해주고 있는데 정작 나 자신은 어떤 소식을 전해주고 있을까 되짚어 보는 것도 유익할 듯 하다. 많은 시간과 노력으로 만든 소중한 자료들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악성바이러스’도 있고 인류에게 죽음을 초래하는 살인바이러스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바이러스들은 결국 이겨내고자 하는 인간의 생각에 의해 다시 점령당하고 인간의 역사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숱한 사람 속에 묻혀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때론 무기력한 모습을 보기도 하지만 분명 우리는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시간과 역사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렇다면 생명력 있게 움직이며 나의 ‘핵산’을 널리 퍼뜨리는 강력한 바이러스가 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훗날 ‘행복바이러스’라 이름짓게 될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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