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자협의회 “치명적인부실공사 … 입주 못해”
호반건설 “대표성 없는 단체 요구 수용 안해”

오송 호반베르디움 부실논란
입주가 시작된 오송생명과학단지 내 호반베르디움 입주예정자들의 입주거부가 장기화되고 있다. 입주예정자와 입주자로 구성된 입주자협의회는 “호반건설이 입주할 수 없을 지경으로 아파트를 건설하고도 입주예정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며 청원군에 사용 승인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호반건설 측은 “불순한 의도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가칭 입주자협의회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법적대응도 준비 중”이라며 맞서고 있다.

▲ 입주민협의회가 제시한 사진은 신축아파트 광경이라고 보기에는 충격적이다. 아파트 곳곳이 누수로 인해 젖어 있었고, 곰팡이가 핀 벽지는 너덜너덜하다. 심지어 지하주차장은 바닥을 말리기 위해 선풍기까지 동원한 상태였다.
입주자 및 입주예정자 80여명은 지난 2일 아파트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국토해양부가 지정한 안전진단 업체에 의뢰한 결과 발견된 부실공사가 향후 아파트 안전상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하루 빨리 안전진단을 통해 원인과 대책을 강구할 것을 요구했다.

안전진단 전문기관 “부실 맞다”
입주자협의회는 지난달 국토해양부지정 안전진단 전문기관인 (주)장은구조기술사사무소에 안전진단을 의뢰했다.  장은구조기술사사무소는 의견서를 통해 경사로벽에 누수가 발생하고 시멘트성분 중 수산화물에 의한 백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606동 지하내력벽에는 바닥 슬래브 하부 1.5~2m에서 기초 상부면까지 표면수가 확있됐고, 일부 벽체에 백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난 원인으로 장은구조기술사사무소는 외부 방수처리가 불량하고 콘크리트 타설시 다짐불량으로 수밀성이 부족한 것을 이유로 지적했다. 장은구조기술사사무소는 여기에 덧붙여 “내력벽은 28층 아파트 하중을 지지하는 벽체로 철근부식과 콘크리트 노후화로 인해 안전성이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입주예정자 송현주 씨는 “입주도 하지 않은 집 벽이 곰팡이가 심하게 생겨서 세 번이나 다시 도배를 했다. 도배사도 완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도배를 해봐야 똑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것이라고 설명하는데 입주를 고의로 지연한다는 호반건설의 주장은 가당치도 않다”고 말했다.

입주자협의회에서 건넨 증거사진은 입주도 채 마치지 않은 아파트의 내부라고 하기에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지하주차장 곳곳에 물이 고여있고, 이를 말리기 위해 선풍기까지 동원하고 있었다. 또한 집수정 배관은 이미 녹슬었고, 계단 곳곳에서도 누수가 확인됐다(사진 참조).

이에 대해 호반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공동주택을 공급한 회사다. 입주자협의회가 주장하는 치명적인 하자는 있을 수 없다”며 “어느 아파트나 약간의 하자는 있을 수 있다. 입주를 하지 못할 정도의 하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호반건설 측은 오히려 입주자협의회가 부실공사를 내세워 호반건설의 자산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입주자협의회 구성원 대부분이 실 거주를 위해 분양을 받은 것이 아니라 전매 등을 노린 투자목적의 분양자들이다. 입주가 확정돼 잔금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되니 잔금 납부일을 늦추고, 발코니 확장비 등 부대비용을 깎기 위한 방법으로 부실공사라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또 “지금까지 중도금을 유예해주고 이자를 탕감해주기도 했다. 요구사항 60여가지 중 40여가지를 이행했다”며 “정상적으로 입주를 마치고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면 대표회의의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부실공사 확인, 성화지구에 불똥
현재 입주자협의회는 호반건설 측에 안전진단 실시를 제의해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호반건설 측은 입주자협의회의 제안을 수락했다. 하지만 안전진단을 통해 문제가 없다고 확인될 경우 입주거부를 주도한 입주예정자들에게 진단비용과 함께 허위사실 유포와 입주거부운동으로 회사에 끼친 경제적 손실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대해 입주자협의회는 “부실시공에 대해 사과를 하지는 못할망정 고객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않고 협박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궐기대회가 치러진 당일에도 부실공사 지역을 둘러보겠다던 호반건설 관계자는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주말을 맞아 많은 입주예정자들이 분양받은 집을 둘러보려했지만 열쇠를 보관하고 있는 AS센터가 사전설명도 없이 문을 닫아 헛걸음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입주자협의회와 호반건설 양측이 주장이 팽팽한 가운데 입주자협의회의 주장대로 치명적인 부실공사가 밝혀질 경우 현재 분양이 진행중인 성화지구 호반베르디움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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