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자금난으로 착공시기 불투명… 끝없는 사업지연에 불만 폭발

충주호암택지개발사업이 주민들과의 토지 및 주택 등의 보상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사업 추진이 지연되자 지구지정해제를 요구하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충주호암택지개발지구 주민 및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따르면 LH의 자금난으로 호암지구 착공시기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년 째 보상문제로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은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으며, 일부 주민은 지구지정해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 충주호암택지개발사업 추진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토지 및 주택 등에 보상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자 주민들이 지구지정해제를 요구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호암택지개발사업 조감도.
주민 A씨는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뒤 수년 째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등 너무나 큰 제약을 받아왔다”며 “빠른 보상도 이뤄지지 않고 있고, 언제가 될지 기약이 없다면 차라리 지구지정을 해제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차라리 지구지정 해제” 주장

주민 B씨는 “일부 주민들은 보상을 예상해 미리 다른 지역에 주택을 구입하거나 계약을 한 사람이 있고, 농사를 짓는 주민은 대체농지 구입을 위해 계약한 사람이 있다”며 “보상을 빨리 해줘야 우리도 살길을 찾을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현 시가 보상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태성 호암지구 주민대책위원장은 “지난해 세워진 예산보다 낮게 보상하려 한다. 현재 지구 인근에 거래된 가격이 있는 만큼 LH는 현 시세대로 보상을 해줘야 한다”며 “토지소유주들이 헐값에 보상을 받을 것 같아 불안해하고, 그렇기 때문에 부당하게 보상을 받느니 지구지정해제를 요구하는 주민도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LH는 과거 공익사업에 포함된 토지보상가가 지나치게 높아서 ‘퍼주기 보상’이란 오명을 들었다며, 택지개발 조성 뒤 세입자들을 위해 최대한 조성원가를 낮춘다는 방침이다.

문종두 호암보상 사업소장은 “현재 118조에 달하는 부채에 의한 자금난으로 보상이 지연되고 있다”며 “보금자리주택사업, 세종시·혁신도시 등과 같은 국책사업을 우선 추진하느라 지역개발사업은 시기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선임한 평가사(1명)와 사업주체가 선임한 평가사(2명)가 평가금액을 산정하고, 각 평가사가 산출한 금액의 10%를 넘지 못하게 돼 있다. 따라서 최고 10%와 최저 10%를 감안하면 20%의 차이는 나올 수 있지만 터무니없는 감정평가액이 나오진 않는다”며 “실거래 가격을 참고하겠지만 감정 평가된 금액으로 보상이 이뤄진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문 소장의 말대로 현재 LH는 경영합리화 일환으로 대규모 사업 시기와 규모를 조정하면서 지역개발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전북 전주 효천·만성지구 택지개발사업, 친환경첨단복합단지 2단계 사업 등 3개 개발사업이 LH의 자금난으로 위기에 봉착했으며, 특히 효천지구의 경우 2005년 12월 27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뒤 5년 가까이 사업진척이 없어 실시계획 인가의 법적 시한인 오는 12월 26일이 지나면 지구지정 효력이 상실된다.
군산시의 수송2지구도 사업승인을 받아 지장물조사에 들어가야 하지만 LH는 사업 시기를 가늠키 어렵다는 입장이며, 부안 변산반도 일원도 지난해 용역을 발주했지만 LH가 사업을 유보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시가 보상 요구도 높아져

아울러 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미디어촌도 LH가 통합 전 주택공사가 1조 8000억 원을 들여 개발키로 했지만 LH출범으로 사업이 포기됐다.

충주의 경우 LH는 지난 2005년 12월 충주시 호암·직동, 지현동 일원 101만 7000㎡를 택지개발예정지구로 고시했으며, 2009년 8월 27일 보상계획 및 열람공고를 했다. 또 2009년 11월 9일 실시계획인가 신청을, 같은 해 12월 보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LH의 전반적인 경영난으로 사업지연이 불가피해졌으며, 지난 7월 보상계획변경 및 열람공고를 실시했다.

한편 2014년 12월 준공 예정인 호암지구는 충주시 호암·직동, 지현동 일원 101만 7000㎡에 사업비 2758억 원(용지비 1376억 원, 조성비 1391억 원), 수용인구 1만 6000명 규모로 아파트 5740가구, 단독주택 390가구 등 교육, 문화, 상업시설로 개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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