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착공예정 교육정보원 부지서 맹꽁이 서식지 발견
환경단체, 원형지보존 요구…"설계안 생태습지 반영"

▲ <왼쪽부터>맹꽁이 알, 올챙이, 성체
충북도교육청이 귀하지만 반갑지 않은 손님으로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체계적인 교수 학습지원을 위해 도교육청 서편에 건립하려던 교육정보원 부지에서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서직지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맹꽁이는 가만히 놓아두면 멸종할 우려가 있어 현재 법적 보호 2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사)두꺼비와 친구들(원흥이 생명평화회의)은 당장 서식지 보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 2004년부터 교육정보의 집적화로 체계적인 교수 학습지원을 위해 교육정보원 건립을 추진해 온 도교육청 입장에선 새로운 대체 부지 마련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은 이미 지난 4월부터 설계용역에 들어간 상태로 2012년 개원을 목표로 늦어도 오는 10월이면 착공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귀한 손님의 출현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로 공사기한에 차질을 빚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청주시 산남동 4-3 일원 14필지 1만3691㎡(4149평)에 건축 연면적 5140㎡(1558평)의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교육정보원을 2011년 말까지 짓고 3개월여의 준비기한을 거쳐 4월중 개원한다는 방침이다.

"양서류 조사중 맹꽁이 서식지 발견"
그런데 두꺼비와 친구들이 금강유역환경청 사업으로 청주·청원지역 양서류 서식지를 조사하던 중 지난 4일 100여 마리의 맹꽁이가 산란한 도교육청 옆 서식지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에 두꺼비와 친구들은 5·12일 도교육청을 방문해 맹꽁이 서식지 보존을 위한 대책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뚜렷한 시각차만 확인하면서 향후 두꺼비 서식지 보존을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단 두꺼비와 친구들은 원형지 보존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9월께 신축 이전한 청주시 흥덕구 산남동 청주교육청(산남로 2길)의 경우 청사 신축이후 두꺼비 서식지를 복원했지만 산란을 하지 않으면서 서식지가 파괴됐기 때문이다.

또 LH공사(토지주택공사 충북본부)가 성화택지개발지구내에 대체 부지를 찾아 조성한 맹꽁이 서식지와 율량지구내에 추진중이 대체서식지 조성이 개체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어 원형지 유지가 최선이란 주장이다. 실제 LH공사는 관련전문가들과 함께 현장조사와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를 바탕으로 맹꽁이 서식지 7715㎡(2338평)의 생태습지를 조성했다.

하지만 두꺼비와 친구들 모니터링 결과 100여 마리가 넘던 맹꽁이들은 최근 40여 마리 안팎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에 충북대학교 남학생 생활관 근처의 맹꽁이 서식지의 경우 원형지가 유지되면서 맹꽁이 산란이 예전처럼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녹색수도 청주시가 나서주길"

▲ (사)두꺼비와 친구들 박완희 사무국장이 인근동산을 가리키며 동산과 연계한 맹꽁이 서식지 원형보존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두꺼비와 친구들 박완희 사무국장은 "맹꽁이 등 양서류들이 좋아하는 서식지가 동산이 있는 생태습지인데 충북대의 경우 인근 산과 연계해 원형지를 보존하면서 서식지 보존이 잘 된 것 같다"며 "이런 점에서 최선은 원형지 보존이지만 안 될 경우 대체 서식지라도 찾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사실 두꺼비와 친구들은 민선 5기 한범덕 청주시장이 '녹색수도 청주시'를 선포한 만큼 도교육청과 협의아래 환지 형식 또는 현 도교육정보원 부지를 매입한 뒤 대체 부지를 마련해 주는 방식으로 맹꽁이 서식지를 보존해 주길 바라고 있다. 또는 도교육청이 자체 설계변경을 통해서라도 현 도교육정보원 부지 내에 맹꽁이 서식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도내 학생들이 산남동 두꺼비 생태체험관과 연계해 또 다른 생태학습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도교육청 관계자는 "설계안에 생태습지를 살리는 쪽으로 반영할 수 있지만 도교육정보원 부지를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도교육청과 연계한 교수학습 지원 프로그램 운영, 교사 연수 등에 활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개발위주 정책 맹꽁이 서식지 파괴"
청주시청 관계자는 "녹색수도의 지향점은 모두가 함께 일궈 나가야 하는 것이다"며 "한정된 예산에 대체부지 마련 또는 환지는 어려울 것 같다. 도교육청이 교육정보원을 교사 연수기관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니까 맹꽁이 서식지에 대한 생태학습지 활용방안도 함께 검토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가장 바람직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교원대학교 생물교육학과 성하철 교수(황새복원센터 연구원)는 "멸종위기로 법적 보호종으로 지정된 동·식물, 양서류는 보통 1·2급으로 나뉜다"며 "현저한 개체 수 감소로 멸종위기에 놓인 1급과 그냥 놓아두면 개체 수 감소로 멸종이 될 수 있는 맹꽁이 같은 양서류이다"고 말했다.

이어 "맹꽁이는 예부터 사람들이 사는 주택가에서 주로 서식하다 보니 개발위주의 정책에 가장 큰 희생자가 됐다"며 "연구 자료가 부족해서 그렇지 생물학적으로 서식지를 보존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는 대체 부지를 찾아 옮겨 놓아도 공사 중인 자신의 서식지로 내려오는 맹꽁이, 두꺼비들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TIP>교육정보원 왜 설립하나?
도교육청은 지식 정보화 사회에 체계적이고 발 빠른 교수 학습방법 지원을 위해 지난 2004년부터 교육정보원 건립을 추진해 왔다. 교육정보원은 대구, 광주, 대전, 강원, 전남, 제주 등 6개 시·도 교육청은 이미 갖추고 있다.

이에 도내에서도 모두 138억6500여만원을 들여 청주시 산남동 4-3 일원에 지상 4층 건축 연면적 5140㎡의 규모로 교육정보원을 짓게 됐다. 처음 '2개 기관을 함께 건립하는 것이 좋겠다'는 정부의 의견 때문에 청주교육청 주차장 부지가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교원 정보화 연수, 교수학습 지원센터, 사이버가정학습 운영, 자율학습 콘텐츠 제작 보급, 원격 연수, 본청·학교 서버관리 등 본청과의 연계사업이 있어 현 부지에 독립적으로 건립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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