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행복교육 권리' 본래 취지 무색
중앙평가서 '청여중, 학습영역 치중' 지적

▲ 도내 일부 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 지원 사업 대상학교가 학력신장에만 너무 치중해 사업 본래 취지를 잃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충청리뷰 DB>
<경쟁논리에 빛바랜 교육복지 투자사업>충북도교육청이 정부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 지원사업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복지라 함은 경제력 등의 이유로 행복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지원하는 제도란 것이다. 하지만 도교육청이 대상학교 아이들마저 학습태도나 기초학력 미달학생 개선 비율 등 이른바 학력증진 지표를 중심으로 평가를 하면서 이 같은 빈축을 사고 있다.

항간에는 학생들의 만족도 보다 학력이 얼마나 증진됐느냐에 따라 지원여부를 결정하면서 복지를 사실상 포기한 것 아니냐는 오해까지 사고 있다. 결국 이는 복지에까지 경쟁의 개념을 도입하면서 교육이나 문화혜택에 소외된 학생을 위한다는 사업 본래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것이다. 이는 가난의 대물림으로 상대적으로 교육받을 기회를 갖지 못하는 도심 속 초·중학교 학생들의 차별교육을 없애자는 취지였지만 결국 학업성적으로 비교 당하면서 지원에서 제외되는 형국까지 빚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정부가 제시한 사업 비중도 학습은 38%에 불과한 반면 문화, 심리, 정서, 복지, 기타 등 비학습 분야의 비중이 62%나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적으로 평가해 지원여부를 결정하면서 일선학교의 교육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례로 학교장 등이 바뀐 청주 한솔초등학교는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꼴찌를 면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방과 후 문제풀이 보충수업 등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면서 일부 학부형들이 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기도 했다.

학력신장 치중 학교사회사업도 위기
이들 학부모는 "건강상의 이유로 그만둔 사회복지사도 학교사회사업에 대한 학교장과의 의견충돌로 인한 스트레스로 관뒀다는 소문이 자자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당 사회복지는 사실 확인을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사실 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 지원 사업은 지난 2006년 교과부 특별교부금 사업으로 시작됐다. 도내에서는 12개 시·군 중 도시 지역 유치원과 초·중학교 연계사업으로 청주 지역 유치원 6개소, 초·중학교 9개소 등 모두 15개소에 15억9500만원이 지원됐다.

충주시는 지난해부터 유치원 3개소, 초·중학교 5개소 등 모두 8개소에 6억원 상당이 지원됐다. 대상 사업에서 제외됐던 제천시는 도교육청이 자체사업으로 초·중학교 3개소를 현재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사업을 위한 교과부의 특별교부금은 처음 3년차까지만 기반조성 사업비를 포함해 많이 지원됐고 갈수록 줄어 청주시의 경우 모두 합쳐 3억5000만원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올해 저소득층 학생 수가 일부 감소했고 지난해부터 중앙단위 평가가 강화되어 하위 10%에 2년 연속 포함될 경우 사업대상 학교에서 제외하도록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 지원사업의 명칭은 잠시 교육투자 사업이라 불린 적이 있다"며 "하지만 경쟁을 부채질하고 상업적인 냄새가 난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사업명칭이 원래대로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학습영역에만 신경써 개선요구 받아
또 "관련 사업은 처음부터 6가지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매뉴얼을 갖추고 있었다"며 "기초학력 미달자에 대한 학습능력 증진 지원, 다양한 문화 및 현장체험, 심리 및 정서 발달 프로그램, 보건·의료·급식 지원, 영·유아, 유치원 종합 보육지원, 사업 분석 및 사회복지사 채용 등 전문 인력 인건비 및 교육프로그램 지원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즉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심리 상담과 돌봄 서비스를 위한 지원프로그램이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교육청 학력신장 프로그램이 가동되면서 이 같은 지원프로그램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대상학교에 대해 연간 중앙 및 자체평가가 연말에 2차례 이뤄지고 있다"며 "평가위원은 교수 등 전문가로 이뤄진 6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신뢰성이 담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수, 양호, 개선요망의 3단계로 이뤄지는 평가에서 지난해 청주 9개 초중학교에서 개선요망이 나온 청주여중을 제외하곤 모두가 우수 또는 양호한 것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관계자는 "연도별 영역별로 학교실정에 맞춰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다 보니 학습영역에만 신경을 쓸 경우 골고루 좋은 점수를 받아야 하는 평가 특성상 좋지 않은 등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학부모는 "학습부진아가 많거나 기초학력이 떨어져서 학력 신장에 모든 것을 맞추다 보니 다른 프로그램에 소홀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학교장 재량이란 미명아래 밤 10시까지 초등학생을 붙잡아두고 열등의식 교육을 시키는 것은 누구를 위한 교육이냐"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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