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3일 중국을 방문했다. 그런데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동행했던 사람들도 이구동성으로 중국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을 여러 번 방문했다는 모 인사는 “한국사람들이 중국을 무시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과거의 중국 모습이 아니다. 오히려 이 곳 사람들은 한국을 우습게 본다. 무석시 인구가 5000∼6000만명이다. 한 개 시가 한 개 나라와 맞먹는 수준이다”고 이런 사실을 뒷받침했다.

한국인들에게 있어 중국은 아직도 ‘인구만 많고 못 사는 나라’ ‘불법취업자들의 나라’ ‘가짜가 판치고 미개한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하면 덮어놓고 무시하기 일쑤다. 하지만 북경과 상해시를 가보고 기자는 깜짝 놀랐다. 특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간 상해시의 고층빌딩에 숨이 막혔다. 황포강 주변의 빌딩들은 거기에 아름다움까지 더해 관광자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은 황포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모든 빌딩들이 불을 켜 훌륭한 야경을 연출하는 상해의 밤은 아름답고 매력적이었다. 북경시 역시 쭉쭉 뻗은 건물과 천안문, 자금성 등 현대문명과 역사가 공존하는 곳이었다. 이 곳에서 어떤 위기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많고 땅 덩어리가 넓은 중국에 세계인들이 몰려오는 것은 당연하다. 충북경제포럼 일행은 북경·무석·상해·소주시 등을 거쳐 왔는데 가는 곳마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마주칠 수 있었다. 외국인들이 북적대는 그 거리에서 ‘관광 한국’을 외치고 있는 우리나라가 세계인들에게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게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그 반경을 충북으로 좁혔을 경우는 더 자신이 없었다. 그동안 ‘우물안 개구리’로 살다 바깥 세상에 나와보니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중국인들의 활발한 투자유치 노력이다. 시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세제혜택 등을 주겠다고 말하며, 공업단지 지도를 일행 앞에 펼쳐놓는 그들은 어쨌든 그 부분에 관한한 열심이었다. 일행중에는 중국인들이 사기성이 농후하고, 우리와 정서가 달라 사업 합작을 했다가는 당하기 십상이라고 부정적으로 단정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었다. 실제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기업 중 성공하는 비율은 30%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려고 하는 것은 결과보다 ‘과정’이다.

일행 중 모씨는 “우리나라에서는 예산과 행정력이 뒷받침 안 돼 일을 할 수가 없다. 중국에서 대규모 경제인들이 충북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는데 중국인들처럼 따라다니며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중국인들은 인구도 많고 사회주의 체제라 위에서 명령하면 된다는 것이다. 충북도에서는 오송 생명과학단지 내 한약단지에 중국의 세계적인 한의원인 동인의원을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중 경제포럼 석상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몇 차례 거론됐다. 그러나 중국인들에 비해 우리의 투자유치 노력은 미미한 수준으로 보인다.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발벗고 나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 중국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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