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영 민화가 문의문화재단지에서 민화당 운영
제자들 상설 전시회 및 체험프로그램 인기몰이

청원군 문의문화재단지 내 양반가에는 지난 4년 전부터 일오 박효영 선생이 살고 있다. 박효영 선생(54)은 무형문화재 제18호 민화장 김만희 선생의 전수자로 이곳에서 민화당을 운영하고 있다. 양반가는 1982년 대청호가 수몰될 때 끌어올린 집을 재현했다.

▲ 청원군 문의문화재단지 내 양반가는 지난 4년 전부터 무형문화재 전수자 일오 박효영 대표가 터를 잡고 민화와 관련한 작업을 하고 있다. 올 4월부터는 체험학습과 관광상품 개발프로그램도 함께 열고 있다.

“원래 대청호를 좋아해 자주 방문했다”는 박 대표는 문의문화재단지 활성화를 위해 청원군에 먼저 공간 활용을 제안했다. 단순히 건물만을 감상하는 게 아니라 이를 활용해 민화관련 체험프로그램을 벌인다면 관광활성화와 민화의 저변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해서였다. 당시 김재욱 군수에게 이를 설명했고 흔쾌히 수락했다는 것. 박 대표는 지난 4월부터 체험학습과 관광상품 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객들은 어린이집 원아부터 초등학생, 중고생, 대학생,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조개껍데기, 벌레, 황토를 통해 얻은 천연재료들로 산과 물, 꽃, 벌레, 곤충, 물고기 등의 민화그림을 그린다.

또 소정의 재료비만 내면 부채나 접시, 컵 받침 등에 민화를 그려 멋진 작품을 가져갈 수 있고 운동화, 가방 등에도 민화를 그려 넣을 수 있어 반응이 좋다. 이러한 민화 체험 프로그램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된다. 평일에는 전화나 인터넷을 통한 사전 예약이 필수다. 민화 체험을 희망하는 사람은 민화당(www.minhwadang.co.kr)으로 문의하면 된다.

민화 연구소이자 제자들 사랑방

이러한 체험프로그램 외에도 이곳에서는 상설전시가 달마다 열린다. 최근에는 도향 양정숙 씨의 전시가 5월 10일부터 6월 10일까지 열렸다. 모란도, 봉황도, 해학반도도 등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 박효영 대표는 관광활성화를 위해서는 청원군이 무형문화재를 적극적으로 문의문화재단지 내에 유치하는 전략을 짜야한다고 강조한다.

박 대표는 지난 5년 전 충남대 평생교육원에서 민화강의를 통해 지금의 제자들을 만났다. 그의 제자는 30여명. 또한 지난해에는 유․초․중 교장 자격연수를 맡았으며 현재는 산업 협력 서울교육관 명신대 한국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민화당은 민화연구소이자 제자들의 사랑방이다. 체험프로그램의 경우 제자들이 보조강사로 나서 민화 알리기 작업을 벌인다. 그는 “한때 민화는 ‘무당그림이다, 베끼는 그림이다’라며 경시하는 풍토가 많았다. 오방색의 민화는 이제 우리고유의 문화유산으로 지키고 보존해야 한다. 단순히 재현하는 게 아닌 현대적인 감각으로 진화되고 있다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겨레의 그림 인식 전환돼야

그는 김만희 선생을 초등학교 시절 스승과 제자로 만나 평생 민화로 인연을 맺었다. 김만희 선생은 1960년대 민화를 연구 고증하기 위해 교사직을 그만두고 전국을 돌아다닐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다. 96년 서울시는 김만희 선생을 무형문화재 민화장으로 지정했다.

박 대표는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교사직 발령을 받았지만 그 역시 민화를 위해 그만뒀다. 용암동에 효영 어린이집을 89년에 열면서 아이들과 민화의 만남이 이뤄지기도 했다. 민화로 거리 축제를 벌이는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러다가 91년 민화당을 운영하면서 본격적으로 개인작업과 제자양성에 나섰다. 지금까지 국내외 전시 20여회를 벌였다.

박 대표는 “민화가 싫어서 도망친 적도 있었지만 결국 운명처럼 이끌려 제자리로 돌아왔다. 민화는 우리의 자연에서 재료를 얻고, 우리의 문화를 그린다. 앞으로 민화를 보급하고 학문적으로 체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화당에 오면 그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데 도자기에 새긴 십장생이나 접시, 보석함 등 다양한 재료에 숨겨진 민화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는 문의문화재 단지 양반가를 작업실로 사용하면서 ‘임대료’를 청원군에 내고 있다. 공시지가에 맞춰 1년에 400만원을 내고 있다는 것. 군민들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인 만큼 당연히 세를 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한 “앞으로 이곳이 활성화되려면 무형문화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박 대표는 올해 한국예총 미술협회 민화분과 이사를 맡았다. 올해 처음 민화분과가 생긴 것이다. 그는 충북 민화인들을 하나로 엮는 충북 미술협회 내 민화분과 구성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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