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입당한 김도훈 전 검사가 내년 17대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훈은 입당이 아닌 중앙당 차원의 영입 케이스로, 그만큼 민주당이 전략적 카드로 내세웠음을 시사한다.  당에선 청주 상당구 출마를 고려중이라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의 총선출마는 잘못됐다. 처음 이 소식을 접한 나는 이런 정치현상에 대해 심한 모욕감마저 느꼈다.

 그동안 몰카사건의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인식하게 된 김도훈이라는 인물은 법 논리에 특히 뛰어나다는 것이다.  전직 검사였기 때문에  당연하겠지만 그간 제기된 숱한 의혹들을 헤쳐나가는 대응력과 순발력이 범상함을 뛰어 넘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출마설에 대해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치며 오르는 낭패감을 숨기지 못하면서도 법 논리에 강한 그에게 명예훼손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나도 최대한 사실에 입각한 논리로 김도훈의 선택을 반박하고자 한다.

 그는 현재 양길승 몰카와 2000만원 뇌물수수 혐의로 피고 신분의 재판중에 있고,  추가로 제기된 금품요구 혐으로 현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민주당이 그를 영입한 이유는 도덕적으로 하자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의 판단대로라면 김도훈은 더이상 재판이나 검찰 수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공당이 도덕적 하자가 없다고 단정한 이상 그는 이미 깨끗해졌다.

 그렇다고 내가 그에게 씌워진 혐의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최종 판단은 어차피 법원 판결이 끝나야 내릴 수 있다.  다만 검찰수사에 소환되거나 법원 공판에 나타난 사건 관련자와 증인들이  "왜 저토록 그를 매도할까" 궁금한 것이다. 밖의 풍문대로  코너에 몰린 검찰이 그들의 진술이나 증언조작에 개입할 수도 있고,  아니면 본인들 스스로 억하심정의 발로로 계획적인 음해를 가할수도 있지만, 은밀한(?) 사적인 부분까지 거론하는 것을 보면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그와 관련된 각종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맡은 사건의 피의자 박모여인을 정보원으로 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의 집에까지 방문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궁금한 것이 현재 그와 관련돼 지역에서 회자되는 각종 풍문들이다.  그가 명예회복을 원한다면 이런 '말'의 사실여부가 반드시 밝혀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검찰수사와 법원 재판을 통해 자신의 무죄를 우선 입증해야한다. 실제로 김도훈 전 검사의 총선출마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가 연루된 사건의 '사실 규명'이 우선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 전검사의 민주당 영입과 총선출마는 다른 각도에서도 설득력을 잃었다.  그의 출마설은 지역 여론과는 상관없이 중앙으로부터 흘러 나왔다. 얼마전 모 주간지에 출마예상자로 그의 이름이 실렸을 때도 지역의 많은 사람들은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이들의 생각엔 그런 발상 자체가 상식을 뛰어 넘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켠으론 만약 그것이 현실로 나타난다면...이런 가설에 정치의 희극화를 우려했던것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김도훈은 의표를 찔렀고, 지금 그가 출마하겠다는 청주에선 이를 일종의 쇼크로 받아들이고 있다. 개중엔 썩어빠진 현실정치를 들며 그를 대변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김도훈의 '이벤트'는 명분이 희박하다. 민주당이 지역 여론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여기서 김 전검사가 명심할 것이 하나 있다. 당초 몰카사건이 터졌을 때 느닷없이 그에게 쏠린 동정론을 기억할 것이다. 그 이유를 잊지 않기를 바란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소신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소위 '검찰 내부의 이원호 비호세력'의 규명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동정론을 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 성과가 전무하지 않은가. 그동안 검찰측과 숱한 공방을 벌였어도 비호세력의 실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총선 출마가 중요한게 아니라 이런 것에 책임을 지려는 자세가 우선이다.  그래서 그에게 묻고 싶다. 청주교도소를 나오면서 말했던 것처럼 '아직도 검찰을 사랑한다'면 지금이라도 배후세력을 확실히 밝혀라. 그러면 본인에게 씌워진 모든 혐의와 풍문, 억측은 봄날 샛눈 녹듯이 슬그머니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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