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지역구 후보 10명 출마 최소 2~3석 자신
‘진출’ 자체만으로도 의미, 타 지역 개혁입법 전례 다수

6.2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이 코 앞에 다가옴에 따라 유권자들의 가장 큰 관심은 도지사와 청주시장을 비롯한 단체장 선거 결과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나듯 투표함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정도로 상당수 선거구에서 혼전을 거듭하고 있고 세종시 수정 논란, 4대강사업, 청주·청원 통합, 천안함 침몰, 노무현 전대통령 1주기 등 각종 변수도 많기 때문이다.


굵직한 이슈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에서도 조용히 대반란을 준비하는 쪽이 있으니 바로 진보진영이다.

충북지역내 진보진영으로 대표되는 곳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민주노동당에서는 광역의원 후보 2명과 기초의원 후보 8명 등 10명의 지방의원 후보가 출마했다. 진보신당은 지역구 지방의원 후보는 내지 않은 채 김백규 도지사 후보와 원용균 진천군수 후보 등 2명의 단체장 후보만 출사표를 던졌다.

물론 정당지지도에 따라 비례대표 당선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진보신당의 의회진출은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도내 최초 진보진영 의회진출은 현실적으로 민주노동당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민노당 지방의회 누가 노크하나

민주노동당 공천을 받아 도의원 후보로 나선 인물은 청원군 제2선거구(내수·오창·옥산·북이)의 김도경 후보와 김종현 음성군 제1선거구(음성·소이·원남·맹동)의 김종현 후보다.

김도경 후보는 청원군 농민회장을 지낸 농민운동가로 WTO반대 홍콩 투쟁단 청원군 대표, 대학학자금이자지원조례부위원장, 청원군학교급식 조례제정 추진위원회 공동대표 등 다양한 활동의 이력을 갖고 있다. 특히 11년 동안 북이면 석성리 이장을 맞아 지역주민들과의 친화력도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종현 후보는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를 졸업한 뒤 고향으로 내려와 음성군 농민회, 노업경영인연합회, 4H 등 농민단체 활동을 해 왔으며 청소년 공부방 ‘두레교실’ 책임교사와 음성학교급식연대 집행위원 등 학교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왔다.

기초의원 후보로는 청주시 아선거구의 정남득 후보, 청주시 마선거구 차순애 후보, 청원군 라선거구 김상준 후보, 진천군 가선거구 김상봉 후보, 음성군 가선거구 김대회 후보, 제천시 라선거구 정이택 후보, 진천군 나선거구 김기형 후보, 제천시 다선거구 김영중 후보 등 10명이 출마했다.
이들 민주노동당 소속 후보들은 학생들 친환경 무상급식 실현, 어르신 무료틀니 지원 등의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민노당 관계자는 “친화경 무상급식과 어르신 무표틀니 지원은 전체 후보 공통 공약으로 제시하고 도시지역의 경우 아이들 장난감 도서관 건립, 농촌지역은 농민들 쌀값 보장, 밭직불금 제정을 특화해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후보 인지도는 타 당에 비해 열세일지 몰라도 정책과 공약 만큼은 가장 시급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주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심 6명까지 당선 기대

민주노동당은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 10명중 적어도 2명 이상은 당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6명 정도가 당선권에 근접해 있어 해 볼 만하다고 밝히고 있다.
민노당이 가장 확실한 필승카드라고 여기는 후보는 도의회 청원군 제2선거구에 나선 김도경 후보다.

김 후보는 야권 정책연대로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고 인지도나 이력이 화려한 후보가 없는 데다 상대 한나라당 윤철규 후보와 겨뤄도 결코 뒤질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청주시 아선거구(가경·강서1) 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정남득 후보도 당선 가능권으로 분류하고 있다.

정 후보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도 출마해 68표 차이로 석패하기는 했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고 청주시 학교급식 운동본부 공동대표, 대학학자금이자지원조례 제정 부위원장 등 활발한 활동으로 인지도를 높여 왔다.

김상준 청원군 라선거구(오창·옥산), 김상봉 진천군 가선거구(진천·문백·백곡) 군의원 후보도 당선을 기대하는 인물.

김상준 후보는 민주노동당 중앙위원 청주생협, 학교급식운동본부 활동 등으로 경력을 쌓았고 김상봉 후보는 전국공무원노조 충북본부장을 맡아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민노당은 이밖에 김대회 음성군 가선거구(음성·소이·원남·맹동), 김기형 진천군 나선거구(덕산·초평·이월·광혜원) 군의원 후보도 선전하고 있어 뒷심을 발휘한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몇 명이 당선되느냐도 중요하지만 최우선의 목표는 지방의회 진출이다. 지방의회에 진보진영의 의원이 한사람이라도 있느냐 없느냐는 개혁적인 조례 제정과 권위적인 의회 분위기를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 올해가 그 원년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 의원님 영향력 얼마나 셀까
‘한 명’ 이상의 의미, 타 지역에서 이미 입증

진보진영의 지방의회에 진출은 상징성을 뛰어 넘어 적지않은 변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민주노동당 등 진보진영은 가장 큰 변화로 권위적인 의회 분위기의 변화를 꼽는다. 집행부에 대한 비판과 견제 대신 단체장 눈치보기와 겉치레 의식이 깔려있는 분위기가 크게 바뀐다는 것.

당 관계자는 “지역구 숙원사업 해결이 앞서다 보니 견제와 감시 보다 단체장과의 친분 쌓기에 주력하는 경향이 심하고 대접받으려는 권위주의도 드러난다. 하지만 진보진영이 의회에 진출할 경우 이런 기존의 관례화된 모습이 크게 바뀐다”고 말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다양한 개혁적인 조례 제정이 가능해 진다는 점이다.
진보진영이 2석을 확보한 전라남도의회의 경우 쌀값 폭락에 따라 벼 경영안정대책비를 2배로 늘리는 데 성공했고 1명의 비례대표 의원이 있는 전북도의회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밭 직불금 제도를 조례로 제정했다.

이 관계자는 “충북 또한 과수원을 포함한 밭의 면적이 논 보다 넓다. 진보진영이 의회에 진출한다면 전북처럼 밭직불금 조례 제정이 가능해지며 특히 주민발의로 요구했지만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대학생 학자금 이자지원 조례도 제정이 재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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