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숙(충청대 경영정보과 교수)

언젠가 미국의 한 교수가 MIT 공대의 연구실들에 밤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뿌듯하게 바라보며 이런 미국의 1%의 인재가 폭력과 마약 그리고 에이즈로 얼룩진 미국인들까지 먹여 살릴 수 있는 것이라고 자부심에 넘쳐 말했다고 한다.

어느 국가건 또 어느 조직이건 인재는 그 국가나 조직의 성과 뿐만 아니라 성패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자원이 된다. 오죽 했으면 일찍이 자동차왕 헨리 포드가 “내 공장을 가져가고 차를 부숴도 좋지만 포드 사람만은 빼앗지 마라”라고 했으며,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허브 켈러허는 “경쟁사들은 우리 비행기와 티켓 카운터 등을 베낄 수 있지만 사우스웨스트 사람만은 모방 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했겠는가. 또 우리나라의 간판 기업인 삼성 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과거에는 10만명, 20만명이 군주와 왕족을 먹여 살렸고 20세기에는 컨베이어 벨트가 제품을 만들었지만, 무한 경쟁의 21세기에는 천재 한 명이 10만명, 20만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될 것이고 천재급 인력 한 명이 제조 공장 전체를 대신할 수 있다”고 까지 말하고 있겠는가.

다행히도(?) 우리는 거세고 모질기 조차한 구조 조정의 바람으로 꽤나 우수한 직원들만이 그 기업에 남아 있을 것 같고 또 청년 실업이나 명예 퇴직 덕분에 기업이 인재를 발굴해 내는 것 또한 그 어느 때보다도 수월할 것 같다. 그러나 막상 기업에서의 대답은 정반대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한 대기업 사무직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약 87%가 양적 및 질적 측면에서 아직도 우수한 인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최근 LG 경제 연구소의 보고서에 의하면 회사의 잘못된 평가 시스템이 인재(양화)를 내보내고 불필요한 인력(악화)만을 남기는 ‘인재 그레셤의 법칙’이 작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인재 선정에서 교육 등 인사 관리 체제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업에서의 인재 선별과 육성은 리더(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직무 중 하나이다. 그러나 실제로 대부분의 경영자는 이와 관련된 의사 결정을 잘 못하고 있으며 인재를 육성하는 데에서도 미숙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2001년 미국에서 베스트 셀러가 되었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저자 짐 콜린스도 위대한 기업의 CEO는 뛰어난 인재 발굴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리더의 인재 관리 능력의 막중함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란 누구이며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성공하는 기업의 인재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면 학력이나 학벌 등에서 우수한 ‘좋은 인재(good people)’라기 보다는 대인 관계나 팀워크 등 정서적 역량이 우수한 ‘적절한 인재(right people)’로서 기본적으로 전문적인 과업 능력을 갖추되 열정을 겸비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며 도덕성과 인간미가 있는 실천력 있는 사람으로 집약되고 있다.

또 인재 관리 전략과 관련해 볼 때 성공하는 기업은 인재에게 자율과 권한을 최대한 부여해 주고 지속적으로 능력을 키워주며 열정적으로 일하도록 동기 부여해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직원들을 정(情)과 의(義)로 감동시키는 것이 금전적 보상보다 훨씬 효과적인 인재 관리 략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인재 확보 및 육성 전략은 지식 근로자의 중요성을 역설한 드러커나 ‘성공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시티븐 코비 박사가 주장한 바와 같이 직원을 더 이상 종업원(employee)이 아닌전, 그리고 통제의 대상도 아닌 진정한 파트너(partner)로서 인정해 주는 리더에게서만 찾아 볼 수 있는 전략이리라.

아울러 혹자가 주장하고 있듯이 직원을 억압하는 ‘독선적인 권위형’, 직원의 개인적인 고충에 무관심한 ‘감성 결핍형’, 부하 직원의 작은 실수나 실패를 절대 용납하지 않고 눈앞의 작은 이익에만 연연하여 인재에게 투자하지 못하는 ‘자린 고비형’, 그리고 자신의 코드에 맞지 않는 직원을 홀대하고 왕따 시키는 ‘이지메형’ 등의 ‘인재 컬러’가 없는 조직에서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신규 사원 채용, 승진 및 배치 결정, 그리고 여지없이 구조 조정도 해야 하는 인사철이다. 인사 문제는 경영자에게 매우 부담스럽고 위험 부담이 큰 의사 결정임에 틀림없지만 미국 철강 산업의 창건자인 앤드류 카네기의 묘비명에 적힌 “여기 자신보다 더 우수한 사람을 부리는 방법을 아는 인간이 누워 있다”는 그의 인사 전략은 오늘날 우리의 리더가 거울로 삼아야 하는 귀중한 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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