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조 씨, 지적장애 불구 3년째 자원봉사

점심시간, 보은군 노인장애인복지관 식당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매우 분주하다. 식당 이용객들 대부분이 불편한 노인이라 챙겨 드려야 할 일도 많고 일도 더디다.

언제 부터인가 북적대는 점심시간이면 어김없이 식당 바닥을 청소하는 지원봉사자가 있다.
주인공은 박병조 씨(61). 복지관이니까 여러 자원봉사중의 한 사람이라고 넘겨버릴 지도 모르지만 박 씨 역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지적장애 3급 장애인이다.

박 씨는 바닥 청소에 접시 닦기, 설거지통 비우기 등 온갖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어눌하지만 그의 입에선 연신 행복에 겨운 이야기들이 튀어나온다.

그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2007년 여름. 2006년 개관한 뒤 가끔 복지관을 찾던 그가 이곳 식당에서 점심을 자주 사먹게 됐는데 조금이라도 자신과 같은 장애인을 위해 허드렛일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복지관 관계자는 “3년 전부터 복지관에 나와 봉사활동을 해 오셨다”며 “본인도 지적장애를 앓고 있지만 주위에 도움을 준다는 게 즐겁다며 거의 매일 나오신다”고 말했다.

박 씨의 집은 복지관에서 3㎞나 떨어진 보은읍 수정리. 그가 걷기에는 족히 1시간이 걸리는 거리지만 복지관에 도착하자마자 구석구석을 돌며 일손을 멈추지 않는다.

더욱이 최근에는 아내와 사별까지 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복지관 봉사활동은 멈추지 않고 있다.
그는 “여기(복지관) 와서 일하는 게 즐겁다”며 “남들이 몰라 줘도 내가 하는 일이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기쁘기만 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