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충북 근대교육의 효시(嚆矢) 청주 청남초등학교(교장 김종수)가 18일 도내에서 처음으로 100회 졸업식을 갖는다. 올해로 개교 106주년을 맞는 청남초는 뜻 깊은 100회 졸업을 기념하기 위해 '테마가 있는 100회 졸업장 수여식'를 계획하고 있다.

▲ 청남초 학생들이 16일 100회 졸업식 기념으로 실시된 '졸업작품 남기기' 행사로 제작된 타일에 그린 그림을 보고 있다.
이 학교는 졸업 주간 행사로 졸업식에 앞서 16일 강당과 교실에서 '졸업 작품 남기기'와 '부모님께 편지 쓰기' 행사를 가졌고, 17일에는 오전 10시 강당에서 졸업 선배들과 재학생들이 대화의 시간을 마련했다.  

졸업식 당일인 18일 오전 9시 6학년 교실에서 부모와 함께 졸업식을 진행하고 식후 행사로 졸업 축하 한마당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축하 한마당 행사는 재학생과 졸업생, 교사들이 한데 어우러진 공연과 함께 학생·학부모들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등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청남초는 이날 졸업하는 178명을 포함, 모두 1만7781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게 된다. 청남초는 개화 사상에 자극돼 새로운 학문을 지향하는 민족적 기운이 팽배하던 시기에 교육 구국의 이념을 갖고 있던 방흥근·김태희·김원배 선생에 의해 1904년 11월1일 광남학교(廣南學校)로 설립됐다.  

당시 청주군 남주내면(현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1가) 방 선생의 사택에서 학생 15명으로 개교한 사립 광남학교는 충북 근대 학교의 효시로 청주지역 민족 교육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1908년 광남학교에서 청남학교(淸南學校) 로 교명이 변경됐고, 1921년 4월 4년제에서 6년제로 승격됐다.

1923년 4월1일에는 청신여학교를 흡수해 남·여 공학 학교로 새 출발하게 됐다. 일제가 강점기 때인 1922년 '동공원(현 청주시 상당구 문화동)'에 청주신사가 설치되면서 관공서는 물론 교사와 학생들에게까지 신사참배를 강요했으나 청남학교는 단호히 거절하면서 민족 의식을 고수해 나갔다. 경례 구령이 떨어지면 45도 각도로 몸을 숙였지만 청남학교 학생들은 머리를 숙이지 않고 꼿꼿이 서 있거나 구령에 맞춰 뒤로 돌아섰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1936년 10월12일 신사참배 불응으로 9일간 휴교 처분을 받는 고통도 겪었다. 1942년 김용태 선생이 토지 70두락(2만평)을 기증하면서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 현 위치로 학교가 이전됐다. 1945년 4월 대성학교와 청남학교가 합병돼 '성남초등학교'로 개명됐으나 광복 후인 같은 해 9월24일 '청남'이라는 옛 이름을 되찾아 청남국민학교로 교명을 환원해 현재에 이르게 됐다.  

청남초는 2004년 11월1일 개교 100주년 기념 행사를 가지면서 '자랑스런 청남인상'을 제정했다. 2002월드컵 축구 4강 신화의 주역 이운재(76회)·충북지방경찰청 차장으로 재임하다가 최근 경찰청 교통관리관으로 자리를 옮긴 이금형 경무관(61회), 2004 대입수능시험 전국 수석 채희동씨(81회) 등이 청남초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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