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군 군의원님들께
경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중앙언론에서는 온 국민의 새 다짐, 새 출발을 외치며 새 희망을 북돋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충북은 세종시 건설, 청주 청원통합 등 해를 넘긴 현안 문제로 '새로움'을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지역의 선량이신 청원군 군의원님들은 부용·강내면 세종시 편입반대와 시·군통합 반대운동의 중심에서 누구보다 심신의 피로가 클 것입니다. 지난 한해동안 군의원님들의 노고에 위로를 보내며 난마처럼 얽힌 현안이 새해를 맞아 순조롭게 풀려나가길 기원합니다.

이렇게 불현듯 군의원님들께 공개편지를 쓰게된 것도 어찌보면 지역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풀어보자는 동병상련의 심정일 것입니다. 언론매체를 통한 제안이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지역 공동체 문제를 공론화시켜 보자는 취지로 양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청주·청원 통합 문제는 지난 95년 김영삼 정부의 1차 행정구역 개편을 시작으로 16년을 끌고온 오랜 숙제였습니다. 그동안 수십차례 주민 여론조사가 있었고 공공예산을 들여 2번의 주민투표를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청원군민들은 여론조사에서는 통합 찬성 의견이 우세했고, 주민투표에서는 통합반대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이같은 이율배반적인 조사결과 때문에 시군통합 문제는 마침표를 찍지 못한고 표류해 온 것입니다.

오랜 기간 논의된 사안이니 만큼 새로운 논쟁거리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세종시 건설과 관련 원안 이든 수정안이든 청주·청원이 그 '블랙홀'에 빨려들어가지 않으려면 광역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또한 이명박 정부가 오는 2014년까지 전국 기초자치단체를 광역시급으로 묶는 행정구역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 새로운 변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산, 창원, 진해가 작년말 3개 시의회의 찬성으로 통합을 확정했고 성남 -하남-광주도 통합이 임박한 상태입니다.

이제, 청주 청원도 결단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행안부는 빠르면 다음주중 청원군의회에 의견조회를 요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는 군의원님들의 심경이 그 누구보다 무겁고 착잡하리라 생각됩니다. 통합찬성 주민단체와 통합 당론을 정한 소속 정당까지 나서서 총체적인 압박을 가하는 형국입니다. 하지만 지난 6개월간 군의회 통합반대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해 온 마당에 뒤늦게 다른 의견을 개진하는 자체가 부담스러울 것입니다.

진퇴양난의 고빗길에 선 청원군의회에 한가지 제안을 하고자 이 공개편지를 쓰게 됐습니다. 지난 십수년간의 통합논쟁 속에서 청원군이나 청원군의회는 자체적인 주민 여론조사는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누가봐도 이해못할 안타깝고 아쉬운 대목입니다.

물론, 지난해 11월 행정안전부의 군민 여론조사에서 통합 찬성 50.2% 반대 49.8%의 근소한 차이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근소한 차이가 군의원님들의 판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결단을 앞두고 청원군의회가 공신력있는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자체적인 여론수렴을 해 보는 것이 어떻게습니까. 또다시 예산배정하기 부담스럽다면 군의원님들의 세비에서 충당하는 것도 명분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여론조사 결과는 사전 외부공개를 막고 행안부의 군의회 의견조회 논의 현장에서 개봉해 최종 판단에 활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같은 자체 여론수렴 과정을 거친다면 군의원님들의 최종 결정에 대한 부담도 덜고, 결정 이후 주변의 시시비비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청주·청원의 미래와 80만 주민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차대한 시점에, 군의원 여러분들의 냉철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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