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원 HCN충북방송 보도제작본부장

이완구 충남지사가 지난 3일 세종시 원안을 사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사직을 사퇴했습니다. 저는 신문에서 사퇴를 선언한 이 지사가 충남도청에서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눈물을 흘리는 사진을 보고 민선 1기 충북도지사인 주병덕 전 지사의 눈물을 떠올렸습니다.

이완구 전 지사와 주병덕 전 지사는 경찰 출신으로 고향에서 선거를 통해 도지사가 된 공통점이 있습니다. 주병덕 전 지사는 눈물이 많은 도지사였습니다. 그가 퇴임식 직후 도청을 떠나면서 승용차에 오르자마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저는 20대 햇병아리 기자로 도청을 출입할 때 몸이 불편해 지사 공관에 머물던 주병덕 전 지사의 서재에서 얘기를 나눌 기회가 많았습니다. 요즘엔 기자가 도지사의 사적인 공간에서 틈날 때마다 대화를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소탈한 성격의 주병덕 전 지사는 공관에서 기자를 만나 허물없이 상대할 정도로 격식에 얽매이지 않았습니다.

저와 함께 도청을 출입했던 청주MBC 이병선 기자는 “선배의 전성기는 주병덕 전 지사의 공관을 수시로 드나들던 그 때가 아니냐”고 가끔 말하곤 합니다. 저는 주병덕 전 지사를 공관에서 자주 접촉하면서 외모와 달리 “참으로 고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습니다.

주병덕 전 지사를 가까이 지켜 본 사람들은 그가 인간적이고 소탈한 성격 때문에 자주 눈물을 흘렸다는 기억을 공유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완구 지사의 눈물을 보면서 어찌보면 비정한 직업인 경찰 출신 도지사들이 관료 출신 도지사보다 눈물이 많고 그만큼 정도 많은 것이 아니냐는 옛 기억을 불현듯 떠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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