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엊그제 '9부2처2청' 이전을 골자로 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원안을 사실상 백지화하는 초안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정부 부처가 다 가는 것과 전혀 안 가는 두 가지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라지만, 사실상 행정부처 이전 백지화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어제 충북개발연구원이 '세종시 문제의 현실진단과 미래발전 모색' 지역현안 정책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첫 발제에서 류기철 충북대교수는 "정부부처의 이전을 백지화하는 소위 세종시 수정론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정책의 일관성이라는 정치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 즉 효율성의 관점에서도 결코 수용할 수 없는 주장이다.

더욱이 국가백년대계를 이야기하면서 행정상 효율을 이유로 그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가지는 국토균형발전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수도권 과밀을 해결하지 않고서 대한민국의 경쟁력과 전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라고 원안고수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어 안성호 충북대교수는 게임이론을 전개 "① 정부 수정안 대 야권과 충청권 세종시 원안 팽팽 갈등최악이다 ② 정부 수정안 밀고 나가고, 야권과 충청권 세종시 원안 포기정치적 갈등심화 ③ 정부 수정안포기, 야권과 충청권 세종시 원안 실행미래가 불확실하다 ④ 정부 수정안 조정, 세종시와 충청권 최대이익가장 바람직하다"라면서 수정안을 받아들이되 세종시와 충청권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것이 상생의 방안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안 교수의 주장은 세종시 수정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수정안에 충북의 이익을 반영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안 교수의 게임이론은 기본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세종시, 그러니까 행정중심복합도시, 원래대로라면 신행정수도는 망국적 수도권과밀을 해소하고 국가균형발전에 목적을 둔 것이지, 충청권을 위해 추진된 것이 아닙니다. 다만 지리적 여건에 따라 충청권에 1차적으로 반사적 이익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마치 세종시가 충청도에 어떤 특혜를 주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처럼 충청도에 더 좋은 무엇을 만들어 준다고 하는 것은 행정중심복합도시로서의 세종시를 근본부터 왜곡하는 것입니다.

이는 '9부2처2청' 정부부처 이전을 백지화하려는 저의에서 나온 음모일 따름입니다. 수정론과 타협을 운운하는 것은 이러한 꼼수에 넘어가는 자충수가 될 수 있음을 환기코자 합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는 명칭이 말해주듯 단순한 신도시가 아니고 9부2처2청 외에도 정부기관 출연기관 교육 의료 문화 국제 산업 등이 복합적으로 입주하여 자족기능을 갖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모든 것이 행정이 중심인 사회구조입니다. 어떤 대안도 이보다 나을 수는 없습니다. 지역차원에서 이해득실을 따지더라도 수정안의 최대 피해자는 충북이며, 나아가 충청권과 전국의 모든 지방이 될 것입니다. 충북에 피해가 없는 수정안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진정한 국가백년대계는 국가균형발전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행정중심복합도시를 뒤엎으려면 "균형발전을 포기하고 수도권을 키우겠다"고 솔직히 말해야 합니다.

이 대통령이 뒤엎어야 할 것은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아니라 있지도 않은 관습헌법을 끄집어내어 위헌판결을 한 헌법재판소의 잘못된 판결을 뒤집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본래 계획했던 '신행정수도'로 수정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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