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하 청주산남종합복지관 과장

최근 북한은 극한 생활고 및 체제 불만 등의 이유로 탈북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른 탈북자들의 국내입국 규모는 올해 초 통일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1만5650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목숨을 걸고 탈북 한 북한이탈주민들은 남한에 입국해 3개월 동안의 사회적응훈련을 받은 후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사회에 나와 정착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남한사회에 대한 꿈을 펼치기도 전에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되며 취업, 심리적 고통, 지역사회의 부정적 시선 등으로 또 한 번의 좌절을 맞보게 된다.

그 중 가장 큰 어려움은 지역사회의 탈북자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다. 필자가 복지관에서 북한 이탈주민 정착 지원 사업을 담당한지 벌써 횟수로 5년째 접어들고 있다.

정착 지원 사업을 담당하며 탈북자들을 만난 지 5년째... 이들은 남한사회에서의 새로운 생활에 대해 꿈만 같다며 늘 감사함을 표하지만 지역사회 정착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들은 말한다. 시장을 가거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그들의 말투나 억양을 듣고, 어디서 왔냐고.... 그럴 땐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조선족 또는 중국에서 왔다고 이야기 한다고 한다. 이들은 말한다. 취업 후 탈북자라고 이야기하면 처음엔 호기심의 시선으로 바라보다 결국 곱지 않은 시선과 부정적 선입견으로 자기들을 바라본다고....

그래서 그들이 찾은 자구책이 바로 탈북자임을 밝히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 동족인 북한 탈북자들이 조선족이나 중국인들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들이 왜 중국에서 왔다고, 조선족이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들이 왜 탈북자임을 밝히지 못하고 사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것은 우리사회의 탈북자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과 그들을 수용하지 못하는 우리사회의 선입견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제 아무리 탈북자들 스스로가 남한사회 정착을 위해 열심히 노력을 하고,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마련되어도 우리들의 탈북자에 대한 생각이 변치 않는다면 이들의 정착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부의 제도적 지원도 아닐 것이며, 의사소통의 문제도 아닌 우리사회의 탈북자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포용의 태도가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탈북자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 그들을 수용하고 감싸 안는 우리들의 자세야말로 탈북자들이 진정 남한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가장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될 때에 새터민, 조선족, 탈북자도 아닌 한국인으로 우리사회에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보은의 길도 걸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우리 사회의 훌륭한 재원으로 나름대로의 역할도 해 낼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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