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리는 성안길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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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리는 성안길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 충청리뷰
  • 승인 200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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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의 거리 성안길, 내몰리는 기성세대

철당간과 중앙공원내 유적지 , 대접 제대로 못받아
성안길에는 유행이 보인다.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주인공들의 헤어스타일을 하고 목도리를 두른 인파들은 짝을 이루며 거리를 거닐고, 계절을 앞선 옷차림들이 보는이들을 시원하게한다.
성안길에 들어선 상가 중에도 시대의 유행따라 ‘망하는 점포, 새롭게 뜨는 점포’가 있다.
성안길의 800여개 점포를 보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단연 ‘의류업종’이며 패스트푸드점, 팬시용품점들과 같이 10대를 겨냥한 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로 12년째 성안길에서 장사를 해온 이재용(S신발가게 사장·52)씨는 “예전에 성안길은 연령에 상관없이 붐볐는데 요즘은 10대가 거의 대부분이다”며 “처음 장사를 할 때에는 양복점들이 많이 들어서 있었다. 도로도 비포장 이었고, 그런데 지금은 대리석으로 포장되어 있고, 가로등이 성안길 곳곳마다 설치돼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성안길내 소점포들은 대부분 서울에 본사를 둔 대형유통업체들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가경동, 분평동 등지의 신흥상권으로 많이 옮겨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성안길세대, 본정통세대
도시의 중심이며, 문화와 상권의 중심 성안길은 청주의 메인스트리트라 부를 만하다. 불과 7,8년전만해도 ‘본정통’이라 불렸던 이길은 94년 ‘문화사랑모임’에서 제이름찾기 운동을 펼치며 ‘성안길’로 이름이 바뀌었다. 성안길이라는 명칭은 원래 이곳이 청주읍성안에 있었기 때문에,‘성의 안’이라고 해서 불리게 된 것.
본정통이라는 명칭이 익숙한 세대, 그리고 성안길이라는 이름이 익숙한 세대. 그 세월의 터울만큼이나 성안길의 문화도 바뀌어 가고 있다.
성안길을 들여다보면 중앙공원에 있는 윗세대의 어른들과 젊은 도시인들이 아이러니컬하게 맞물려 있다. 10대들을 겨냥한 상권은 성안길에 젊음의 활력을 몰고 왔지만 정작 어른들은 중앙공원의 뒷벤치로 내몰렸다.
직선거리의 상권이 가장 잘 형성되었다는 성안길, 성안길을 문화의 거리로 만들자는 논의는 먼저 시민들의 고른 참여를 이끌어내는 축제개념의 문화행사와 더불어 성안길의 문화재를 관광명소화 하는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같다.

성안길의 문화재
“옛날 청주극장앞 전봇대앞에 1시간만 서있으면 보고싶은 사람들을 다 만났다. 도서관, 우체국, 각종 언론매체가 밀집됐던 성안길은 신문화의 보급지였다. 그당시 ‘리버티다방’은 문학의 밤, 시화전을 열며 예술인들의 아지트로 유명했고, ‘감천당’은 처음 아이스 깨기를 팔아 인기를 끌기고 했다.”
청주문화원 박영수 원장(65)은 성안길이 ‘청주문화의 일번지’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성안길 내 중앙공원과 철당간의 사이의 거리를 ‘문화의 거리’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안길내에 있는 ‘용두사지철당간’은 우리지역 유일한 국보로서 고려 광종 13년(서기 962년)에 만들어졌다. 이곳의 당간은 청주지역이 청동기 시대 금속기술의 중심지 였으며 현존하는 세계최고 금속활자본 직지가 탄생한 것이 우연이 아님을 시사해 주고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철당간의 역사적, 문화적 위상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던 것이 80년대 일어난 시민운동으로 철당간 정화사업이 처음 시작됐고, 그 당시 문제를 제기 했던 충북시민회는 관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철당간 정화사업을 펼쳐나가며 시민운동의 본격적인 태동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한편 중앙공원자리는 청주읍성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던 충청도병마절도사영이 있던 곳으로 이곳에는 지정문화재 5점이 자리잡고 있어 문화재사적 의의가 크다. 충청도병마절도사영문, 압각수, 척화비, 조헌전장기적비, 망선루가 그 것. 이밖에도 지방차지의 기초로 볼 수 있는 서원향약비, 의병장 한봉수송공비, 대한민국 건국기념비가 있으며 최근에는 청소년 놀이마당이 개설되었다.
그러나 이곳을 문화의 거리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며 실질적으로 부딪치는 문제가 많다는 여론이다. 상가 철거문제는 쉽지않은 일이고, 청소년 놀이마당이 개설되었다는 중앙공원은 사실상 ‘노인공원’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박원장은 “중앙공원을 문화의 거리로 만든다고 해서 노인들을 인위적으로 내몰 수는 없는 문제다. 질서를 찾아가는 것도 문화이다. 먼저 문화재에 대한 성안길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병무 중부매일 논설위원장은 청주읍성의 4대문 중 출입이 잦았던 중앙공원내의 ‘청남문’만이라도 복원해야 된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것은 청주문화의 역사적 정체성을 찾는 상징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성안길 문화의 거리인가
충북예총은 지난해 ‘예술의 대중화, 생활의 예술화’ 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중앙공원에서 ‘거리예술제’를 열었다. 시민들에게 직접 찾아가는 문화행사를 올해는 바이오엑스포 축제에 맞춰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장남수 충북예총회장은 “성안길을 문화의 거리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문화재의 복원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이벤트성 축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조의 문화재복원에 예산을 다 쏟는다면 지금의 우리시대는 과연 무엇을 남길수 있겠느냐” 는 주장이다.
충북도예산의 1%가 문화예산으로 책정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예산이 다 투입되지 않고 있으며 또한 적은 예산마저 문화재보수에 치우치고 있어 문화행사를 벌인다는 것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지난해 청주시는 공예비엔날레 행사에 맞추어 예술의전당 뒷골목을 문화의 거리로 재조성했다. 차없는 거리를 만들고 문화행사를 열수 있는 장소를 마련한 셈이다. 아직까지는 관주도의 행사가 열려지고 있으나 이번 시민의 날에 맞춰 평동 주민들의 떡만들기 행사를 시작으로 시민에게 본격적으로 개방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유동인구가 적고 문화공연장이 밀집되어있다고 해서 문화의 거리가 될 수는 없으며 몇년동안 문화의 거리로 조성되어 왔지만 제대로 된 문화행사가 열리지 않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새롭게 단장한 문화의 거리가 시민들을 위해 얼마만큼 개방되어 예술의 활성화를 이룰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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