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충북넷(대표 민경명)에서 "투자유치 성과 둘러싼 '화끈한 토론' 이현재 교수 발제 내용에 충북도 정정순 국장 발끈" 제하의 기사를 보고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그 토론회 광경이 눈에 선했기 때문입니다. 애들 말로 안 봐도 비디오지요.

정정순 국장은 소관업무에 해박할 뿐만 아니라 말도 청산유수로 잘하고 용모 또한 핸섬하여 과거 권위주의시대의 관료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대개 고위 관료들은 부하가 써 준 원고를 보고 읽거나 아예 모습을 드러내길 꺼려했었지만 정 국장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가는 타입입니다.

엊그제도 TV 생방송 현장에 나와서 태양광발전을 주제로 대담을 하면서, 방송국 측이 태양광발전에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엮어 나가려는 의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달변과 수치를 들이대며 태양광발전 부품산업 기업유치 성과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기업유치에 올인하는 그의 열정을 보는 것입니다. 그다운 모습이지요. 그런 그에게 20조원의 투자유치 성과를 두고, "내자유치 논란과 투자 실행에 대한 의문, 제한적 파급효과 등 비판적 견해도 있다"고 평가했으니 발끈하지 않았다면 정정순 국장이 아닌 게지요.

그러나 답변에 나선 이현재 교수가 정 국장의 강한 반박에 대해 "충북도청에 하려는 얘기가 아니고, 외자유치 연구에 대한 바둑돌을 놓은 것과 같은 실험"이라 말한 것은 충북도청의 공적을 폄훼, 공격하려는 의도가 아니란 얘기일 뿐, 사실은 충북도가 새겨들으라는 말에는 틀림이 없는 것이지요. 그러기에 "모처럼 충북도의 투자유치에 대해 다른 의견을 들을 수 있었던 토론다운 토론이었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교수의 발제문을 구해 보았더니 논쟁의 대상이어야 할 것은 '제한적 파급효과' 지적과 '투자유치가 산업간 파급효과나 산업정책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무작위로 기업을 유치하여 체계적이지 못하고 양적 확대에만 치중했다는 비판적 견해'와 대안제시에 맞춰져야 합니다.

지난 7월 충북도는 "충북 투자유치 20조원 효과는? 도내 전 가구에 중형승용차 1대씩"이라며, 경제적 효과 측면에서 생산유발 27조9143억원, 부가가치 12조4587억원, 조세수입 1864억원, 인구유입 12만2914명, 취업유발 19만6131명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던 만큼 이에 대한 의문과 검증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3% 경제구조에 불과한 충북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GRDP를 높일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고, 인구의 증가와 고용률 실업률 등의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기업유치에 의해서다"라는 정 국장의 주장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노력이 실제로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검증해보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2차산업 위주의 정책이 최선인지 여부도 논쟁의 대상이고, 같은 2차 산업을 추구하더라도 좀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대안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압니다. 누가 뭐래도 "충북경제의 가장 취약한 부분인 역동성의 부족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산재되어 있던 지역경제 역량을 단기간에 집약한 것 등은" 아무리 높이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봅니다. 다들 인정하고 있지 않나요 그러니 발끈하기보다는 이제는 좀 숨을 고르면서 그간의 성과와 노하우를 토대로 한 번쯤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 보아도 좋을 듯 싶소이다. 정 국장의 열정에 지속적 지지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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