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원 HCN 충북방송 보도팀장

옛 충청매일신문(1997년 5월 폐간) 경제부에 근무하던 송덕익 기자는 고향이 경북 영주시입니다. 송 기자는 단국대 총동문회에서 일하다 충청매일 공채에 합격해 기자가 됐고 경제 부문에서 왕성하게 활동했습니다.

송 기자는 저의 대학 동기인 박세웅 기자와 2년 가까이 한 집에서 생활하면서 저를 포함해 3명이 모여 그 집에서 자주 어울렸습니다. 저와 박 기자보다 나이가 많은 송 기자는 스스럼없이 친구처럼 어울렸지만 가끔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저와 박 기자에게 자문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송 기자는 충청매일 신문이 경영난을 겪기 직전에 언론계를 떠났고 지금은 단국대학교 교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송 기자가 언론계를 떠날 때 저에게 한 말은 “기자는 적당한 권력과 적당한 보수가 가장 큰 매력인 줄 알았다”면서 “막상 기자가 돼 보니 환상이었다”고 회한을 토로했습니다.

적당한 권력은 결국 기자의 권력이 아니라 사주의 권력이었고 적당한 보수는 이미 경영난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방신문에서 시간이 갈수록 멀어져 가는 꿈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송 기자의 선택을 말릴 수 없었고 2년 전 단국대 총장의 비서로 청주에 왔을 때 술잔을 기울이면서 송 기자의 선택이 옳았다고 수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적당한 권력을 갖고 적당한 보수를 받는 기자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송 기자가 언론계를 떠난 1997년과 비교하면 12년의 세월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얼마나 많은 기자들이 적당한 권력을 갖고 적당한 보수를 받는 지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아직도 언론계에 남아있는 저는 적당한 권력이라는 말에 거부감은 있지만 적당한 보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불현듯 송 기자에 관한 추억을 떠올리면서 한 겨울에 폭설이 내리는 상황 속에서도 경북 영주에서 열린 그의 결혼식에 박 기자와 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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