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대 축제 충주 우륵문화제 17일부터 4일간 열려
신종플루 여파 규모 축소, 무술축제와 시기조절도 숙제

전국 5대 축제중 하나인 충주 우륵문화제가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충주시 관아골공원과 종합운동장 등 충주시 전역에서 치러진다. 올해로 39회째를 맞는 우륵문화제는 신종플루의 여파로 인해 당초 계획된 5일간의 행사일정을 하루 축소하는 등 행사규모가 다소 축소될 예정이다.

지난 7일 행사를 주관하는 충주예총 및 충주시, 상우회 관계자들이 모여 신종플루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를 놓고 논의한 결과 어린이 학생들이 참여하게 되는 프로그램 등을 폐지하고 기간 또한 하루를 줄이기로 했다. 또 개막식이 열리는 종합운동장 출입구 등에 열감지기와 세면대를 설치키로 했으며, 문화회관과 관아공원 등 주요 행사장에 예방센터 3개소를 설치해 의심나는 시민들이 즉시 감염여부를 탐지할 수 있도록 했다.



축제기간에 빠질 수 없는 먹을거리장터 또한 외지상인의 무분별한 영업을 차단하고 지역상인들만이 보건과 위생에 더욱 만전을 기해 열도록 했다. 예총 관계자는 과거 문제가 되었던 먹을거리장터 판매부스 전매가 이뤄지지 않도록 할 것이며 적발사례가 밝혀질 경우 이듬해 행사부터는 먹을거리장터를 아예 행사계획에서 뺄 것이라고 전했다.

왕산악, 박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악성인 가야출신 악성 우륵에서 이름을 딴 우륵문화제는 지난 1971년부터 시작되어 전국5대 축제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지만 80~90년대의 전성기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 축제다. 충주시가 기획한 또다른 축제인 세계무술축제의 여파 때문이다.

충주세계무술축제는 전통무예를 관광상품화해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도시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고자 기획되어 관의 주도로 치러지는 반면, 우륵문화제는 예총 등 민간단체들이 주관한다. 따라서 지난해 무술축제가 18억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받은 반면 우륵문화제는 3억의 보조금만 지원받았다. 그나마 올해는 10%가 감액되어 2억7000만원이다.

▲ 전국 5대축제의 하나인 충주 우륵문화제가 신종플루 여파로 일정을 하루 줄여 오는 17일부터 4일간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우륵문화제 행사 모습.
충주예총 최은성 지부장은 “백제문화제의 일부 행사인 서예대전의 예산만 5천만원이다. 그와 비슷한 우륵문화제의 서예문인화한마당은 고작 3백만원이다”라며 우륵문화제의 부족한 예산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리고 두 행사가 비슷한 기간에 치러지는 것도 큰 문제다. 올해는 신종플루로 인해 취소되었지만 98년부터 3회 대회까지는 봄에 치러지던 세계무술축제가 2001년부터 우륵문화제와 비슷한 시기인 가을로 변경된 것이다. 이때부터 민은 민대로 우륵문화제를, 관은 관대로 무술축제를 준비하다보니 충주시민 모두의 화합과 축제의 장인 우륵문화제가 상대적으로 소홀해졌다. 최은성 지부장은 “내년에라도 세계무술축제를 봄으로 조정해야 한다”며 두 행사를 시기적으로 분리해 치러야 함을 주장했다.

그동안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고 또 수정해 온 우륵문화제는 여전히 진화중이다. 과거 우륵문화제에 정작 우륵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전국탄금대가야금대회를 비롯해 가야금연주체험, 우륵세미나 등 우륵과 관련된 많은 내용를 보강하기도 했다. 또 도농지역 할 것 없이 충주시 전역에서 축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목계별신제, 가금 중앙탑돌이, 민속놀이경연대회 등을 함께 치르기도 했지만 지금은 여러 군데로 갈라졌다.

전통문화에만 매달리지 않고 우륵퍼포먼스, 사진촬영대회, 아트페스티벌 등 현대적 문화예술 콘텐츠도 개발해 남녀노소 누구나 우륵문화제의 주체고 관람객이 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하지만 어떠한 지역축제든 그 주체는 시민이어야 한다. 시민들이 소외된 채 정치인들의 입김에 따라 보조금이 늘고 줄고 그에 따라 행사의 규모가 커지고 작아지는 축제는 이미 생명을 다한 축제다. 중원문화권의 수도 충주를 대표하는 우륵문화제는 올해 시험에 들었다.

신종플루로 인해 어느 해보다 행사참가자의 축소가 예상되고, 예산지원도 줄었다. 모든게 열악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지만 이를 극복하고 알차고 원만히 치러낸다면 이 축제는 세계무술축제를 넘어설 것이고 어느 누구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시민의 축제로 자리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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