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동 사회문화부 기자

지난22일 세광고등학교 야구부 김선기선수의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 입단식이 있었다.
비록 시애틀 산하 마이너리그 루키(교육), 싱글A, 더블A, 트리플A 중 최하 루키리그 입단이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이 거치는 과정 중 한 단계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면에서 큰 이슈거리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입단식을 예상했지만 라마다 호텔 직지홀에서 열린 입단식은 가족 친지 학교관계자들로만 자리가 메워졌다. 또 취재 열기는 찾아 볼 수 없고 단 두 명의 기자만 자리를 함께 했다. 이처럼 더 이상 국내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깜짝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진출보다 성공여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패를 거두고 한국으로 유턴(U -Turn)하는 한국 선수들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올해 열린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경기 후 메이저리그에서는 국내 아마추어선수 21명에 대한 신원조회가 들어오기도 했다. 작년과 올해 사이만 고교생 8명이 메이저리그 행을 택했다. 어느 때보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이 바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스피드건을 들고 고교 야구경기를 쫓아다니는 스카우터들도 종종 눈에 띈다.

현재까지 총51명의 국내선수가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을 맺고 태평양을 넘었다. 그중에 단 한 번이라도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밟아본 선수는 총 11명. 하지만 풀타임으로 5년 이상 뛴 선수는 박찬호와 김병현 둘 뿐이다. 앞으로 추신수가 그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선수가 성공할 확률은 5%미만이다. 그러나 대중에게 보이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화려함뿐, 정상에 이르기까지의 고통, 좌절은 나타나지 않는다. 한국의 어린 선수들은 정착하는 과정에서 양국 야구의 문화 차이에 방황하기도 한다. 어린 나이에 지금껏 맛보지 못했던 자유가 갑자기 주어졌을 때 방황하는 유학생들처럼, 루키리그 선수들도 같은 문화적 차이와 충격에 부딪힐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야구를 배우고 발전할 가능성은 한국보다 훨씬 적다고 할 수 있다. 또 어린 선수들이 현지에 적응하는데 의사소통은 큰 문제다.

의사소통이 불가능해 기술 습득이나 팀에 적응하는데 걸림돌이 되기 일쑤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탄탄대로를 밟는다 해도 적어도 5년은 잡아야 빅 리그에 설 수 있다.

이처럼 어린나이에 진출은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뒤 따라 선수생명의 위협을 주기도 한다. 부와 명성의 유혹은 달콤하지만 동시에 아주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을 어린 선수들과 부모들은 직시해야 한다. 메이저리그는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니다.

자칫 무모한 도전이 될 경우 그 피해는 본인 뿐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까지 미치는 중대한 문제다. 다음달 19일 김선기는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가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두 번의 취재를 통해 지켜본 김선기는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