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시집 ‘나무에게 길을 묻다’ 출간

충주의 한 소방공무원이 시집 ‘나무에게 길을 묻다’ 출간을 통해 늦깎이 등단해 문학계에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현재 충주소방서에 근무하는 임명구씨(57·남)로 시집은 제1부 민경이의 꽃웃음, 제2부 물끄러미 새로 난 길을 바라보다, 제3부 봉숭아 물드는 밤, 제4부 쑥부쟁이 등 제4부로 나누어 모두 70편의 주옥같은 시들을 담았다.

그의 시는 짜임새 있는 구성이 돋보일 뿐만 아니라 동심을 흔드는 쑥부쟁이, 민들레, 강아지풀, 물꽃 등이 나오고 향토색 짙은 옹배기, 그렝이, 사기그릇, 버선코, 장독대 같은 풍성한 토착어휘와 계족산, 닥밭골, 청룡사, 반송나루, 양촌, 주정사지 등 향토지명도 자주 등장해 고향 길을 걷는 듯 시 감상의 재미를 한껏 높여준다.

임 시인은 “고향 사람들이 마음에 가지고 있는 감성, 고향, 애정 등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이번 시집이 담고 있는 주제들을 밝혔다. 특히 이번 시집에 수록되 있는 ‘빈집일기’를 통해 충주댐 수몰민들이 느끼고 있는 고향 이곳저곳에 대한 애끓는 향수와 그리움이 담았다.

시인 심상운씨는 작품 해설을 통해 “모두 속이 꽉 찬 김장배추의 몸매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밭에서 금방 뜯어온 신성한 푸성귀의 싱그러움을 풍기며 저마다 정서의 맛을 전하고 있다”고 평했다.

임명구 시인은 충주 충인동에서 출생해 72년 충주고를 졸업하고, 이듬해 ‘시문학’에 박두진, 조병화, 이원섭 등 쟁쟁한 시인들의 초회 추천을 받기도 했을 만큼 뛰어난 잠재성이 있는 청년 시인이었다.

하지만, 올해로 30년째가 되는 소방공무원의 길을 걸으면서 시인으로서의 길을 걷지 않았다. 32년간 긴 잠적을 끝내고 2005년에 ‘시문학’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으며, 현재 충청북도 ‘행우문학회’와 ‘중원문학회’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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