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동 사회문화부 기자

우리 사회의 성문화 현실은 성 관계를 주제로 한 영화, 잡지, 소설, 컴퓨터 등 청소년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가 이미 뿌리내린 지 오래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에 노출 돼있는 청소년들에게 과연 무엇이 올바른 성교육이고 건전한 성문화인지 가르쳐 줄 수 있는 제도와 노력은 쉽게 찾아 볼 수 없다.

이러한 성문화 속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금기 시 돼온 성이 대학생이 되며, 개인의 모든 자율에 맡겨 질 때 그 판단의 혼란과 후유증은 분명 존재 할 것이다.

언제부턴가 캠퍼스 이곳저곳에서는 자연스럽게 애정표현을 하는 연인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고, 동거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많은 대학생들이 실제로 동거를 하고 있다.
타 지역 학생들의 경우, 각자 원룸이 있지만, 이성친구의 집에서 머무는 것도 이미 비일비재 한 일이 돼버렸다. 대학 문화 속에 동거라는 덕목이 한 가지 더 생긴 것이다.

시대가 변할수록, 사회 수준이 높아질수록 동거를 하는 비율은 높아지고 있다. 어느 정도 경제적 자립이 가능하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있는 두 남녀가 결혼 전에 먼저 살아 보는 것은 어쩌면 더 현명한 일일지도 모른다.

서로의 단순한 합의로 커플들이 자연스럽게 동거에 들어가는 것을 우리는 주위에서 보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헤어 질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짐작하기도 하는 것이 요즘 젊은 친구들이다. 동거는 같이 살아도 쉽게 헤어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할 수 있고 ‘성’에 있어서도 언제든지 가볍게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생각을 만든다.

가장 신중해야 할 것들이 갑자기 쉬워진다. 결혼한 세 쌍 중 한 쌍은 1년도 안 돼 이혼한다는 보도가 들려오기도 한다. 그러니 살아보고 결혼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동거 선호 추세는 오히려 자연스러울 수 있다.

실제로 혼전 동거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해마다 늘고 있다. 동거 커플의 증가는 성 개방 풍조와 직결된다. 요즘 대학생 동거 커플에서는 몇 가지 특징을 찾아 볼 수 있다. 동거 연령이 1,2학년으로 낮아지고 동거 기간도 1년을 넘기기 힘들다. 각자 원룸에서 생활하면서 방을 오가며 잠자리만 같이 하는 느슨한 관계의 동거커플도 많다는 것이다.

대학가는 4·5월이 되면 축제나 미팅 등을 통해 만나 우연찮게 ‘일’을 치른 후 동거에 들어가는 사례가 많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20세,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인으로 인정받는 나이다. 서로를 책임지기엔 아직 어리거나 학생의 신분이라는 꼬리표가 ‘동거’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점이 있다. 무엇보다 사랑이라는 한마디로 모든 것을 감싸기엔 젊음이 가지는 미래가 무한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명분 없는 동거로 후회의 삶을 살수 도 있을 수 있다. 성인인 그들에게 잘못을 추궁해 봤자 소용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동거가 거침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만 같아 걱정스러워 붙잡고 설득하고 싶은 마음은 든다. 들끓는 젊은 피의 온도가 조금 낮아지면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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