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공청회 없이 용암동 버즘나무 가로수 이식
수령 20년 공기정화 탁월… 市 "수종갱신 예정된일"

▲ 청주시가 강서동 가로수길을 조성하면서 주민동의 없이 용암동 버즘나무(플라타너스)를 캐다 심으려 하자 일부 주민들이 나무마다 '이식반대'를 알리는 대자보를 붙이고 연대서명에 나서는 등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청주시가 강서동 가로수 길을 조성하면서 용암동의 버즘나무(플라타너스)를 캐다 심으려 하자 용암동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택지지구 분양당시 조성원가에 주민들의 돈이 포함된 용암동 가로수길 버즘나무를 이식하면서 주민공청회 한번 없었다는 것.

특히 시가 수령 20년 가까이 된 버즘나무 332주를 한꺼번에 이식하고 수령이 이보다 못한 이팝나무를 심을 경우 아파트촌이 밀집된 용암동 방서4거리에서 용암동 천주교성당까지의 구간은 소음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다. 사실 이 구간은 청주시 1차 순환도로와 2차 동부우회도로가 이어지는 구간으로 교통량이 상당하다.

더욱이 아파트가 밀집된 도로변이어서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수령 20년 된 버즘나무는 방음, 방풍은 물론 환경정화에 탁월하지만 새롭게 심는 이팝나무는 이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기껏해야 수령 10년의 이팝나무를 이식할 경우 그동안 우거져 있던 도시숲길이 앙상한 가로수로 변해 삭막해질 것이란 우려다.

시는 용암동 버즘나무 이식 사업에 대해 2006년 가로수길 조성(기본)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진 사업이란 해명이다. 용암 1·2지구가 각기 달리 조성되면서 동부우회도로 변의 가로수가 버즘나무와 이팝나무 등 2가지 수종으로 심어졌고 이는 관련 조례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市, 가로수길 조성계획 있던일
당시 버즘나무의 경우 병충해에 약해 방재를 자주해야 했고 인근 아파트 베란다로 약물이 날아들면서 민원이 됐다. 또 가을에 낙엽이 많이 떨어져 청소에 어려움을 겪는 등 이 또한 민원이 됐다. 따라서 이팝나무로 수종갱신을 하는 계획안을 세우게 됐다는 것이다.

시는 한 번의 주민공청회도 없었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통장들 모임에서 충분히 해명하고 설문을 받은 결과 찬성 의견이 많았다. 또 민원성 전화에 대해 주민들의 이해를 구했다는 것. 특히 수곡동과 봉명2동, 용암동이 버즘나무 이식 대상지역으로 선정됐지만 400주가량의 버즘나무 이식이 필요한 강서 가로수길에 안성맞춤인 곳은 바로 용암동이었다.

이는 한꺼번에 332주를 캘 수 있는데다 이미 2006년 가로수길 조성계획에 따라 7억원을 들여 이팝나무로 수종갱신이 이뤄질 예정이었던 용암동 가로수길 구간이 적합했다는 것.

그러나 2006년 가로수길 조성계획에 대한 확인결과 용암동 버즘나무를 이식해 강서동 가로수길을 조성한다는 계획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다만 2002년 새롭게 조성되는 용암2지구 동부우회도로에 이팝나무로 수종갱신을 한다는 2008년 계획만이 있었을 뿐이다.

조성시기 다르면 다른 수종 가능
더욱이 2003년 제정된 가로수길 조성 및 관리운영에 관한 조례 8조 라항은 조성 시기가 서로다른 도로의 경우 동일 노선이라 하더라도 서로 다른 수종의 가로수를 조성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관련조례상 수종갱신을 하려 했다는 시의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방서4거리에서 용암동 천주교성당까지의 구간도로는 이미 95년 택지지구 조성계획에 따라 조성된 도로이어서 이팝나무가 심겨진 용암2지구 동부우회도로보다 먼저 조성된 곳이다. 따라서 시의 해명대로라면 동일 노선의 경우 같은 수종의 가로수길을 조성해야 한다는 관련조례를 청주시가 어긴 꼴이 된다.

특히 가로수길 조성원가에 지역주민들의 돈이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주민공청회 한번 없이 암암리에 추진한 것에 대해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시는 고작 통장들 민방위교육 현장과 회의에서 이해를 구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통장들은 준공무원이다.

정작 이해를 구해야 하는 지역주민들에겐 일언반구 없었다는 점이다. 이에 분노한 용암주민들은 지난달 27일 저탄소 녹색성장 용암 1·2동연대란 이름으로 이식을 반대하는 홍보전단 1000여장을 배포하고 연대서명에 들어갔다. 28∼29일에도 이식을 반대한다는 홍보물을 버즘나무에 붙이고 인근에서 주민 반대 거리 서명을 받기도 했다.

주민동의 없는 행정력 남용 우려
용암2동 박병만 주민차지위원장은 "용암동 우회도로 인도에 2열 종대로 식재된 버즘나무는 택지지구 조성당시 조성원가에 포함돼 지역주민들의 돈으로 조성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주민 설명회 한번 없이 시가 조용히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행정력 남용이다"고 꼬집었다.

한나라당 유성훈 시의원(46·영운 용암1·2동)은 "환경단체와 올해 안에 가로수길 노선변경에 따른 수종 갱신 약속을 한 시가 정작 예산 반영도 하지 않았다"며 "약속을 지키려 하다 보니 비슷한 연령대의 버즘나무를 구해야 했고 용암동 주민들의 자랑인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을 주민동의도 없이 캐가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청주시 관계자는 "강서동 가로수길 조성계획과 용암동 동부우회도로 가로수길 수종 갱신 계획이 맞아 떨어져 함께 추진됐다"며 "예산 반영이 되지 않아 궁여지책으로 버즘나무를 이식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 통장들 설문조사에선 찬성이 많았다. 장기적으로 도심 속에서 버즘나무는 퇴출되어야 한다. 동부우회도로를 이팝나무로 수종 갱신하려 하는 것은 꽃이 피는 특화거리로 만들기 위해서다"고 해명했다.

한편 청주시는 당초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지역주민들은 4일 청주 용암동4거리에서 이식반대 서명이 끝나는 대로 다음주쯤 청주시에 진정서를 접수하고 실력행사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시와 주민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용암동 한 주민은 "아무리 이팝나무가 좋은 수종이라 하더라도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주민동의를 얻지 못한 시의 행정절차 상의 문제는 분명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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