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옥균 정치경제부 기자

올들어 도내 산업단지 곳곳에 아파트형 공장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시설이 노후된 청주산단의 경우 아파트형 공장 건립을 통해 외형적 변화는 물론 구조고도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청주산단 내 2곳에서 아파트형 공장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옛 한보철강 자리 3필지 1만229㎡용지에 지하 2층 지상 13층, 연면적 5만4400여㎡규모로 내년 10월쯤 준공을 목표로 만들어진다. SC한보건설㈜는 이 같은 공장 설립신고서와 사업계획서 등을 이달 중 관리공단에 제출하는 등 구체화한다. 옛 달성섬유 용지 6985㎡에도 아파트형 공장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이 용지를 법원으로부터 경매낙찰 받은 지역 건설업체 ㈜세중이 지하 2층, 지상 15층 연면적 3만9000㎡규모로 아파트형 공장건립을 위해 이달 말까지 설계를 마치고 공장설립신고를 할 예정이다.

이밖에 3단지 (주)동영종합건설 1만570㎡용지에도 아파트형공장이 추진돼 현재는 오수 처리문제 등으로 중단됐지만 논의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청주산단 내 아파트형 공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 과정을 거쳐 왔지만 여전히 산단 활성화와 지역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확신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아파트형 공장의 출현이 비싼 부지비용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공장이 밀집돼 있고, 땅값이 비싼 수도권과 달리 충북에서의 성공은 낙관할 수 없다.

충북도는 지난달 16일 오창산단의 아파트형 공장 유치를 통해 5848억원의 투자유치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유전체 개량기술 생물소재 전문회사인 (주)바이오알앤즈가 아파트형 공장을 짓고 (주)한맥테코산업 등 8개 업체가 입주와 투자를 약속했다. 하지만 취재과정에서 여러 의문이 생겼고, 설익은 과일을 씹은 느낌이었다.

물론 아파트형 공장 유치가 실현되고 5848억원의 투자유치를 해낼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투자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생색내기 식 발표는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다.
반대로 투자협약은 협약일 뿐 어떤 구속력도 갖지 못한다. 언제든지 상황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또한 3년 전 같은 사례에서 충북도는 지금과 전혀 다른 태도를 보였다. 당시 사업을 추진하던 지역의 사업가는 입주기업 7곳을 확보하고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제상황이 좋은데다 여러 주변 환경에서 아파트형 공장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돼 있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규정에도 없는 ‘특정업체에 허가를 내주면 특혜가 된다’는 이유로 관계 공무원들은 서류조차 받질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어렵게 손님을 모셔오기라도 한 듯 업체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다. 정우택 도지사의 경제특별도 아래에선 투자유치가 제1의 가치로 변한 까닭이다.

다시 말해 3년 전에는 굳이 투자 유치에 신경 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이유에서 일 것이다.
지금이라도 요목조목 따져보고 두들겨, 보여지는 것이 아닌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보탬이 될 수 있는 사업인지를 구분하는 혜안을 갖춰야 할 것이다. 아파트형 공장이 지역 경제를 살리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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