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부터 불우한 생활을 하며 교도소에 들락거리던 40대 수형자가 한 교도관의 노력으로 20여년만에 가족과 상봉했다.

26일 청주교도소 등에 따르면 현재 이 교도소 보안관리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승원 교위(47)는 수형자 박모씨(48)와 고충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딱한 사정을 듣고 있다.

농촌지역의 빈 집에 아무도 없는 틈을 이용해 들어가 현금 2만원 등을 훔친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던 박씨는 교도소내에서 소란을 피워 ‘소란 및 지시불이행’등 상습규율 위반자로 지정돼 김 교위와 상담을 하게 됐다.

이 자리에서 박씨는 “어렸을 때부터 떠돌이 생활을 하며 가족들과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며 “더욱이 가족들과 만나고 싶어도 글씨를 쓰지 못해 동사무소에서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박씨는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해 떠돌이 생활을 일삼다 10대부터 소년원을 비롯 교도소를 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연을 전해들은 김 교위는 박씨와 형수의 고향인 청원군 북이면과 문의면 등을 수차례 방문해 인적사항을 물은 끝에 박씨의 사촌 동생 연락처를 알아낸 뒤 최근 헤어진지 20여년만에 만남의 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했지만 이내 가족의 정을 나눈 박씨는 이 자리에서 “언제나 그리던 가족들을 만나서 너무나 기쁘다”며 “앞으로 가족들에게 떳떳할 수 있도록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현재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공주교도소에 복역중이다.

김 교위는 “박씨가 출소후에도 가족과의 끈이 계속 이어져 다시는 교도소에 들어오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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