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증평세림신경외과의원

굿모닝시티사건으로 불거진 정치권의 부패와 비리로 인해 정치개혁은 요즘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역대정권 새대통령의 집권초기에는 항상 사정의 칼날이 번쩍거리고, 개혁의 구호가 줄을 이었다. 그러나 개혁은 잠시고, 항상 부패와 비리로 얼룩져 참담한 모양으로 끝을 맺었다. 국민의 정부에서도 옷로비사건으로 시작해 대통령의 세아들 구속사건으로 끝났듯이, 참여정부는 굿모닝게이트로 시작해 무엇으로 끝날지 걱정이 앞선다.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우선 정치자금법, 정당법, 선거법, 국회법 등 정치관계법의 개정으로 요약되는 정치제도개혁이 필요하다. 정치관계법의 개정이 표류하는 것은 그 법의 이해당사자인 정치인들이 법개정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정치관계법의 개정은 범국민적 정치관계법개정 특별기구를 만들어서 추진해야 될 것이다. 중이 제머리 못 깎는다고, 범국민적 추진기구만이 지지부진한 정치관계법개정을 조속히 매듭지을 수 있을 것이다.

정치관계법의 개정외에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선거공영제의 확대를 통한 선거완전공영제가 꼭 필요하다. 모든 개인차원의 선거운동을 금하고, 모든 선거운동은 선관위를 통해서만 이루어지게 한다. 모든 선거 및 선거운동비용을 선관위에서 부담한다. 선관위는 언론과 방송매체를 통해서 출마자의 선거운동을 실시한다. 토론과 정책발표회등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후보를 알린다. 모든 후보는 돈을 쓸 일도, 쓸 필요도 없게 된다. 다소의 문제가 있을수 있지만 선거개혁을 위해서는 이러한 선거완전공영제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관계법의 개정과선거완전공영제등의 정치제도개혁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이다. 정치인과 유권자의 의식개혁과 이에 수반되는 정치문화개혁이 없다면 정치개혁은 한낱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사람의 생각이 바뀌고,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의 풍토가 바뀌어야만 진정한 정치개혁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나무의 뿌리가 썩는 것은 나무의 잘못보다는 나무주변의 토양이 오염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썩은 나무를 잘라내고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정치수준은 유권자의 수준과 동일하다는 말도 있듯이, 정치개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한 표의 유권자이다. 유권자가 부패한 정치인, 돈쓰는 정치인을 선택하지않으면 정치는 저절로 맑아질 것이다. 정치개혁이 헛바퀴만 도는 것도 국민들의 의식개혁, 정치문화개혁, 선거풍토의 개혁없이 법과 제도만 바꾸려하기 때문이다.

선거철만 되면 브로커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같이 이리저리 맑은 연못을 휘젓고 다닌다. 덩달아 선량한 주민들도 떡고물에 신경을 쓴다. 검은 돈이 있으니까 브로커들이 꼬이는 것이고, 브로커들이 있으니까 검은 돈이 활개치는 것이기도 하다.

올바른 선거문화의 정착을 위한 국민의식개혁운동이 제도개혁보다도 시급하다. 선관위 주도의 일부 바른선거모임이 있기는 하지만 좀더 큰 틀의 범국민적 올바른선거문화운동이 많은 시민단체나 사회단체에의해 일어났으면 한다. 올바른 선거문화운동은 나라를 살리는 운동이다. 선거만 끝나면 온나라가 휘청휘청하고 선거가 매년 있다보니 선거후유증으로 나라살림이 엉망이다. 3공화국때 잘 살아보자는 새마을운동이 그나마 성공한 국민의식 개혁운동이었다면, 우리는 지금 나라를 살리기위해 올바른 선거문화운동을 범국민적으로 해야할 때라고 본다.

정치개혁은 깨끗한 한 표에서부터 출발한다고 하지만, 깨끗한 한 표는 정치관련법들의 개정과 선거완전공영제의 실시 그리고 국민들의 올바른 선거문화운동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나무가 썩었다고 나무를 잘라내고 나무탓만 하지말고, 나무주변의 오염된 토양을 정화시키는 일에도 노력을 기울여 나무를 살리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깨끗하고 올바른 선거에 의해 정치가 바로서고, 국민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생명수같은 정치를 언제나 볼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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