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방’ 연말 특수로 즐거운 비명
업계 대목 맞아 ‘해외골프여행’ 등 공격적 마케팅

골프동호인수가 급증하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스크린골프가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연말 송년모임으로 스크린골프방을 이용하는 손님들이 늘어나 업계는 송년특수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15일 저녁 분평동 한 스크린골프방. 밤 11시가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6개 방이 모두 차 있었다. 인근 스크린골프장도 마찬가지였다. 스크린골프방을 운영하고 있는 서영수 씨(39·세계로스크린골프)는 “12월에 들어서는 예약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오후 7시면 12까지 예약이 모두 끝날 정도다. 송년모임이 많다보니 한 팀이 3~5개 방을 예약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말끔한 정장차림의 회사원들이었다. 친구들과 송년모임을 왔다는 김신영 씨(33·회사원)는 “친구들과 송년모임을 스크린골프장으로 왔다. 다들 골프를 좋아하고 술 마시고 흥청망청 연말을 보내는 것보다 친구들과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것을 찾다가 이곳으로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클럽, 신발, 장갑 등을 준비하지 않아도 스크린골프장에 구비된 장비로 게임을 즐길 수 있어 간편하다”고 말했다.

▲ 송년모임이 한창인 요즘 스크린골프방이 특수를 노리고 있다. 경기침체로 '부어라 마셔라'하던 송년 분위기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 골프 마니아들이 저렴한 가격에 좋아하는 골프도 즐기고 송년모임도 할 수 있는 스크린골프방으로 모여들고 있다.
옆방에는 5명이 송년모임을 갖고 있었다. 골프동호회원들인 이들은 불경기로 지갑이 얇아져 그린피와 카트이용료, 캐디피 등 20만원을 호가하는 실제 골프장을 제안하기가 눈치가 보여 스크린골프방을 택했다고 한다. 박인호 씨(40)는 “송년모임 회비로 5만원을 걷었다. 함께 저녁자리에서 간단히 소주를 마시고 스크린골프장에서 놀기에 충분한 돈”이라고 설명했다.

2005년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스크린골프는 초창기 실제와 다른 시뮬레이션으로 골퍼들로부터 외면당했다. 하지만 진화를 거듭한 현재는 실제와 거의 흡사하든 것이 이용자들의 평가다. 스크린골프가 골퍼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스크린골프장 수는 지난해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스크린골프방 수는 5100개(지난해 25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가상현실 실제와 흡사
스크린골프업체들은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대목을 맞아 스크린 골퍼를 끌어들이기 위한 온라인 대회와 파격적인 경품을 앞 다퉈 내걸었다.

골프존은 이달부터 하루에 2라운드 이상 치는 이용자들 가운데 추첨을 통해 실제 골프장에 공짜로 보내주는 ‘더블 라운드’ 이벤트를 시작했다. 회사 측은 다음달 7일까지 매주 추첨을 통해 총 100팀(400명)을 선발해서 주말에 유명 골프장의 부킹비, 게임비용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알바트로스는 연말 직장인들의 송년회 모임을 자사의 스크린골프 가맹점에 유치하기 위해 해외골프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이 회사는 스크린골프방에서 송년회를 가진 11개 팀을 선발해서 중국 골프투어를 공짜로 보내줄 예정이다.

훼밀리골프는 전국 1000여개 가맹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훼밀리골프 챔피언십 대회를 통해 고객들의 인기몰이를 한다는 계획이다. KT VR골프도 올 들어 시장 4위로 점유율이 향상된데 힘입어 KT배 스크린 골프대회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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