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눈에 잘 띄는 도심에만 설치…외곽지역 소외
청주시, "내년 2억 들여 종점부근 맞춤형 BIT사업 추진

▲ 청주 가경동 홈플러스 인근 시내버스 정류장이 종점방향과 시내방향 모두 BIT가 설치되지 않아 지역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사진왼쪽). 도심 비좁은 인도에 유개승강장과 BIT를 설치하면서 혼잡을 초래하고 있다.
<청주시 BIT사업 눈가리고 아웅 논란>청주시 버스도착정보시스템인 BIT(Bus Infomation terminal)사업이 '눈가리고 아웅'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한마디로 시민들의 눈에 잘 띄는 도심에만 설치되어 있다보니 정작 버스 시간을 잘 모르는 외곽지역에선 무용지물이란 얘기다.

또 인도 폭을 고려하지 않고 유개승강장에 버스정보시스템 기기를 설치하다 보니 인도를 지나는 이와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뒤엉켜 혼잡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시민들은 복잡한 인도를 피해 차도에서 버스를 기다리거나 타다보니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 같은 버스정보시스템은 성공사례로 제안자가 승진하고 지난 10월 27일 우호도시교류 초청으로 중국 무석시에서 미국, 영국, 일본 등 35개 주요국가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개되기도 했다. 시는 버스정보시스템을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올해까지 국비 17억 4000만원등 총 사업비 64억 7500만원을 들였다. 이는 시내버스정보시스템과 환승체계를 구축하는데 주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같은 시의 버스정보시스템은 시책별 시민만족도조사에서 3위를 차지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주민들 사이에서 이 같은 BIT사업을 둘러싼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작 필요한 곳에선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올해 10월말 현재 유개승강장 544개, 무개승강장 218개 등 모두 762개의 승강장에 291개소만이 BIT가 설치되어 있다.

나머지 62%에 해당하는 471개소는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다만 시는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한 대전광역시와 청주시간의 터미널 광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청원군 일원 5개소에 BIT를 설치한 상황이다. 이를 차치하더라도 시는 이용자가 적은 도심 외곽지역과 종점으로 들어가는 이면도로 버스승강장에는 BIT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충청리뷰>가 지난주 청주시 도심과 외곽지역 주요도로를 돌아본 결과 종점으로 들어가는 주요도로 이외에 시내로 들어가는 도로 승강장의 대부분이 BIT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아파트와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지역의 주요도로 승강장 또한 BIT가 설치되어 있지 않긴 마찬가지.

시는 건설교통부 보도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라 지형여건과 지장물 등으로 2.0m의 인도폭 확보가 어려울 경우 1.5m까지 축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도심 주요도로의 경우 부득이하게 버스 베이대 등을 설치하게 되어 비좁은 인도에 유개승강장과 BIT까지 설치해 혼잡을 일으킬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시는 도시 재개발에 따른 도시계획선 변경이 없는 한 인도 확대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시내버스정보 시스템은 유·무선 통신장비와 인공위성, 위치추적장치(GPS)를 이용해 버스의 현재 위치와 운행이력, 도착예정 시간 등의 정보를 사전에 수집해 버스 정류장에 대기 중인 승객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시는 "버스 종점에 인접할 경우 BIT안내 이전에 버스가 도착해 실효성이 없어 일부 BIT를 설치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시내로 들어가는 일부 구간의 버스 승강장에 맞춤형 안내 시스템을 내년 7월쯤 15개소에 2억여 원을 들여 설치할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시는 2005년 12월 사업추진 이후 2006년 말에 BIT를 107개소 설치했다.

이후 지난해 53개소 설치에 이어 해마다 필요한 곳에 BIT를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이 소외 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더구나 시가 버스정보시스템을 위해 KT등의 기지국에 사용료 2억 4000만원을 해마다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한 시민은 "똑같이 세금을 내고 누구는 혜택을 받고 누구는 소외된다면 말이 되겠냐"고 하소연했다.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홈플러스 인근에 사는 주민 A씨는 "버스가 많은 도심에 버젓이 설치되어 있는 BIT기기가 정작 버스 시간을 잘 모르는 외곽지역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다"며 "버스가 많은 도심에는 안내 정보가 없어도 버스를 쉽게 탈 수 있지만 외곽지역엔 버스 한대를 타려면 마냥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고 꼬집었다.

청주시 상당구 문화동에 사는 한 주민은 "아침마다 비좁은 인도에 서 있기가 힘들다"며 "버스 베이대까지 설치되어 있어 유난히 비좁은 인도에 서 있을 수 없어 차도에 내려 서다가 지나던 오토바이에 치일뻔 하기도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시가 단순 보여주기 위한 행정이 아니라면 시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좀 더 세심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관련법 상 택지개발 지역에 통신 및 전기 선로는 2년 이내에 굴착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BIT사업이 뒤늦게 추진되다 보니 일부 택지개발지구에 적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BIT가 설치되지 않은 버스승강장의 경우 택지조성 2년이 훨씬 지난 곳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이 같은 시의 해명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