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 들여 현 회관 신축, 직원 월급도 개인 돈으로
이태호 회장, 회관 신축 취임 공약 불이행과 대조적

원로 상공인들이 말하는 역대 최고의 회장은 한국도자기 설립자인 고 김종호 회장이다. 5·6대 회장을 연임한 김 회장은 청주상의의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김 회장이 높이 평가받는 부문은 현재 상공회의소 회관을 건립한 것이다.

신 회관이 건립되기 전 청주상의는 남문로 1가 67-1번지에 소재한 건평 132.23㎡(40평)의 2층 건물과 인근 66번지 46.25㎡(14평)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던 1966년 김 회장은 건물 신축을 결심하고, 회관신축추진위를 조직해 1967년 지금의 북문로 2가 116번지에 건평437.36㎡(132평)의 3층 콘크리트 건물을 신축했다.
회관 신축에 필요한 공사비는 총 530만원. 구 회관 매각대금 140만원에 도보조금 200만원, 회원 찬조금 75만원, 여기에 김 회장이 개인 돈 100만원을 보탰다. 한 상공인은 “당시 김 회장의 결단과 희사가 없었다면 회관 신축은 요원했을 것”이라고 기억했다. 그는 또 “박정희 정권에 들어서 상공회의소 임시법이 공표됐다. 이때부터 회원사에 대한 강제징수권이 생겨났다. 김 회장은 청주상의가 재정난을 겪던 시기에는 사비로 직원들의 월급을 지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1989년에 발행된 ‘청주상의칠십년사’에 따르면 남문로 상의 건물은 50년이 지나 심한 균열과 기초의 붕괴로 더 이상 사용이 어려운 지경이었고, 그만큼 건물 신축은 절실했다. 이렇게 건립된 신축건물도 어느새 40년의 세월이 지나 낡은 건물이 됐다.

이태호 회장이 취임 원년(2000년)부터 숙원사업으로 밝힌 회관 신축이 10년째 지지부진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김 회장은 상공회의소 내부의 발전과 함께 상공업자 조세경감, 금리현실화, 지방 전매청 유치 등 지역 상공인들의 위한 정책적 제안도 끊임없이 제기했다. 특히 대단위 면방직 공장 유치와 공업단지 추진을 통해 청주지역에 공업이 발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도내 8개 부문에 대한 중소기업협동조합을 발족하고 충북관광협회 창립, 국산품 품질상담소·특허공보 및 간행물 열람소·보세가공 무역안내소  설치를 재임기간 동안 이뤄냈다.

한 상공인은 “청주상의 회장이라면 지역 상공인의 발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김 회장은 당시 회사가 빚으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청주상의를 한 단계 도약시켰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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