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부진, 도체육회 책임론 불거질 듯


16일 폐막된 89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선수단은 금메달 40개, 은메달 47개, 동메달 69개를 따내는 등 각 종목에서 선전했지만 종합순위는 지난해보다 한 계단 떨어진 12위에 그쳤다.

청주시청 육상부가 이끌고 충북체고가 분전한 육상종목에서 선전한 점을 제외하면 대체로 평년작을 밑돈다는게 중평이다.

선수단을 꾸릴 당시 단체경기 대진운이 좋은 점을 근거로 목표로 잡았던 ‘종합순위 한자릿수 진입’은 고사하고 평소 ‘라이벌’로 꼽던 전북에도 밀렸다.

충북체육회는 대회전 전국대회 입상 경험이 있는 옥천고 배구와 청주여고.건국대 농구는 결승에 무난히 진출하고 부강공고.청주시청의 세팍타크로, 대성여상.단양군청의 탁구, 영동대.청주시청의 검도, 충북대.음성군청.옥천군청의 정구도 메달권 진입이 유력하다고 분석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노골드’였다. 건국대 야구와 청주시청 검도, 충북대 정구 등이 결승에 진출해 체면은 세웠지만 도체육회의 전력분석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여실히 드러내고 말았다.

경기단체 관계자들의 ‘추정’을 취합.정리하는 원시적인 전력분석을 한 도체육회는 결국 도민들에게 섣부른 기대감만 품어준 꼴이 됐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추진력도 빈약했다. 경기장에선 승부욕도 부족해보였다. 초라한 성적을 거둘 수밖에 없었던 가장 원인은 체육계 내부에서 찾을 수 있다.

2002년 도체육회 사상 처음으로 직원 3명을 공개채용 한 이후 물갈이를 하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성적부진에 따른 책임공방이 벌어질 경우 선수단을 진두지휘한 김웅기 사무처장은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체육계의 반대를 극복하고 2006년 3월 취임한 김 처장은 실업팀 창단을 주도해 충북체육을 부흥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과물은 거의 없었다.

특히 체전을 불과 몇개월 앞둔 민감한 시기에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지역출신 임원과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켜 가뜩이나 예민해진 도내 체육계는 큰 혼란에 빠져들었고 열정을 불태우던 체육회 임원들도 힘이 빠졌다.

순위가 모든걸 말해주는건 아니라 하더라도, 적어도 도체육회에 대한 조직 재평가와 인적 수술, 빈약한 체육지원책 등 손을 댈 곳이 산적해있다는 지적은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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