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약용 아닌 식품으로 인식해야 시장 확대

전국 최대의 생산지
2005년도 농업총조사에 의하면 충북의 인삼재배 면적은 3212ha로서 충남에 이어 전국 2위의 주산지이다. 특히 음성은 현재 1100여 농가가 1400여ha를 재배하고 있고, 고창, 진안과 더불어 명실상부한 전국 최대의 생산지역이다.


타 산지에서 5년 재배한 인삼과 충북에서 4년 재배한 인삼의 크기와 품질 면에서 차이가 없어 인삼재배의 최적지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음성은 금산이나 풍기, 강화처럼 집산지역이면서 판매 및 가공의 거점을 이루지 못한 얼굴 없는 인삼 생산지일 뿐이다.

이는 인삼농가들의 재배규모가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커서 재배만 잘하면 포전매매로도 충분한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어, 구태여 판매를 통한 부가가치 향상에 노력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데 기인한다고 볼 수도 있다. 유명산지의 배후 재배지역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삼산업발전 가능성 충분
충북은 충북인삼농협이 광역조합으로서 생산자를 관리함은 물론 약간의 홍삼가공과 수삼의 수매를 통하여 유통의 명맥을 근근이 유지해온 지역이다.

중소규모의 가공시설도 거의 없고 인삼을 중점 판매하는 시장도 형성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최근 음성군 소이면에 농촌진흥청 인삼약초연구소가 광대한 시험 포지를 확보하여 시험연구를 시작하고 있고, 증평에는 농협중앙회의 한삼인 가공공장이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여 공장을 설치하고 있다.

또한 정관장 브랜드로 홍삼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KT&G에서 음성군 삼성면에 부지를 기 확보하여 가공시설을 설치할 계획으로 있는 등 다양한 주체들이 속속 자리를 잡고 있다.

이에 음성군은 거점유통센터 내 인삼유통기반 구축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증평군도 지역판매기반 구축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주체들이 형성되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큰 지역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금산, 강화 등 주요 판매지역에는 수입인삼으로 인하여 국산인삼 이미지에 커다란 데미지를 주고 있다. 소비자의 신뢰를 점차 잃어가고 있어 지역판매기반이 무너짐은 물론, 인삼소비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청정 인삼 충북이 중심
충북지역은 그런 면에서는 매우 청정한 지역이다. 판매기반이 없기 때문에 수입인삼이 유입도 없는 것이다. 재배면적 전국 2위의 지역이면서 수입인삼 판매기반이 구축되지 않은 충북지역은 매력적인 곳이다. 지우고 다시 그리는 것보다는 백지에 그리는 것이 훨씬 효율성이 높은 법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인삼사업의 체계를 마련하기 위하여 인삼 관련 자원의 재결합과 사업주체의 형성, 체계적인 사업계획 수립과 효과적인 사업추진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유명산지의 고질화된 유통구조나 영세한 가공시설을 개선하는 것 보다 시작부터 유통환경과 목표시장에 타깃을 맞추어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한다면 소비자는 물론 정책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다.

충북인삼, 틈새 시장 노려라
현재 인삼의 소비는 홍삼, 건삼, 백삼 등 약용과 생식용, 삼계탕용 등으로 한정되어 있다. 산업도 이에 맞추어 형성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부가가치가 없는 작목을 재배하던 농민들이 대규모 인삼작목으로 전환하여 생산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소비의 증가는 별로 늘지 않는 실정이다. 기존의 소비 방법으로는 인삼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 결국은 인삼이 약용이 아닌 식품으로 인식되어야 소비가 늘고, 소비자의 가시권에 전시 판매됨으로써 쉽게 접할 수 있어야 구매로 이어질 것이다.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노력을 누군가는 기울여야 한다. 단순 인삼재배를 통한 출하를 목적으로 해서는 산업으로 도약할 수 없다. 우선 신선·안전·편이성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기호변화를 읽어서 대처하여야 하고, 유통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마케팅 주체를 육성하여야 한다.

이에 맞춰서 생산을 계획하고 기술을 개발하여야 하는 것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다. 그 방법을 찾으면 인삼소비의 저변 확대하고 재배 농가 소득의 증가시키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차별화가 성공 열쇠

최근 농자재가격의 급상승과 인건비 증가 등 농업경영비는 대폭 늘어나고 있고, 인삼가격의 하락이 겹쳐 이중 삼중고을 겪고 있다.

또한, 남해안 지역부터 강원도 산골까지 전국적으로 재배면적이 확산 되어 특정지역을 주산지로 볼 수도 없게 되었고, 한미FTA를 비롯한 한중FTA 등으로 수입이 자유화되면 인삼가격이 하향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므로 단순한 재배를 통한 적정가격의 유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어느 작목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수입자유화에 따른 인삼재배농가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급변하는 대내외적인 수출입 환경의 변화로 지역 간 경쟁이 심화되어 새로운 대응전력과 성장 동력의 창출이 없이는 살아남을 수가 없게 된다. 개방이 가속화 되면 가격경쟁은 더욱 심화 될 것이고 유통시장의 접근성도 어려워질 것이며, 소비자의 소비주권이 강화되면서 입맛을 맞추기 힘들게 될 것이다.

어려운 여건 하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재배 주산지별 경쟁이 심화되어 제살 깎아 먹기 식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경영의 규모화와 조직의 전문화, 산업간 융합이 필요한 시점에서 인근 지자체간 불필요한 경쟁은 재주부리는 곰과 다를 바 없다.

행정적 지원도 절실
전국 최대의 재배면적을 가지고 있는 음성군에는 가공시설이 전무한 실정이다. 증평군은 재배농가나 면적은 극히 미미하지만 대규모 홍삼가공시설이 설치되고 있다. 음성군에는 최근 세척인삼을 개발하여 특허를 획득하는 등 신선편이 인삼개발을 위하여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연스럽게 증평은 홍삼가공 위주로 약용인삼으로 특화될 것이고, 음성은 세척수삼과 관련 가공품 등 약용이 아닌 농식품 원료를 가공하는 시설로 특화할 것이다. 또한, 양 지역 모두가 인삼을 주제로 하는 농식품산업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불필요한 경쟁이 이루어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충북도에서는 양 지자체의 자원과 역량을 충분히 분석하여 계획의 조정은 물론, 통합된 계획의 수립 등을 통하여 상생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서로 중첩되지 않도록 사업간 조정을 유도하고 충북인삼농협을 통한 통합된 사업추진도 심도 있게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신뢰를 확보하는 길만이 충북인삼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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