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자 13명, 시행사·분양대행업체 청주검찰에 고소
피해자 대부분 여성… 무리한 대출 상환독촉 시달려

<분양사기 피소된 법조빌딩 운명은?>청주 흥덕구 산남동에 흔히 법조빌딩으로 알려진 신성미소시티블루 시행사가 최근 분양자들로부터 사기분양과 사문서위조 혐의로 피소돼 파장이 예상된다.

한 때 신성건설의 계열사였다 올해 분리된 평산종합건설이 시공후 자금난으로 부도를 맞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온 신성미소시티블루. 지난달 31일 분양자 J씨(47·여)등 13명이 시행사인 C사의 대표와 공인중개사 K씨 등 2명을 청주 검찰에 고소했다.

현재 청주 흥덕경찰서에 배당돼 수사중인 이 사건은 시행사인 C사의 분양 대행업자들이 지난 2006년말 선 분양 당시 약속한 '계약후 6개월 이내의 전매와 투자 원금의 매월 10∼12% 보장'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시행사인 C사가 당초 신문광고를 통해 약속한 설계도면 대로 시공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무리하게 투자금 회수와 영리를 목적으로 상가 건물을 기존 120개에서 147개로 늘리면서 설계변경안에 대해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아 분양자들이 손해를 봤다고 강조했다.

▲ 신성건설의 계열사인 평신종건이 청주시 산남동 법조타운에 건립한 상가건물 신성미소시티 시행사가 최근 분양자들로부터 분양사기 등의 혐의로 피소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실 시공에 전기시설 물 차기도
특히 시공사의 부실 시공으로 무리하게 늘린 1층 상가건물의 경우 전기시설인 바닥 콘센트에 물이 차 최근 250만원을 들여 보수공사까지 한 상태로 확인됐다. 고소인들은 분양 대행업체가 계약 이외의 사항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확약서까지 위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피해를 주장하는 대부분이 여성인데다 노후를 대비해 남편의 퇴직금을 몰래 투자한 50대 후반의 여성부터 무리하게 은행 대출을 받아 투자한 새댁까지 다양한 연령층이란 것이다.

이들 모두 계약금 10% 지급후 6개월 이내에 전매 차익을 바라고 투자한 터라 매매가 장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무리한 은행대출에 대한 상환 독촉에 시달리고 있다. 또 임대보증금이라도 빼서 급한 불을 꺼보려 하지만 시행사가 상가건물을 늘리면서 오히려 임대율도 떨어져 은행 대출금 상환 독촉으로 가정의 평화마저 깨지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고소인 O씨(60·여)는 "적게는 2억에서 많게는 5억까지 대출금 이자 상환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이 한 두사람이 아니다"며 "현재 13명이 고소했지만 실질적인 피해자는 100여명에 이르고 피해액도 수백억에 이른다"고 말했다.

▲ 시공사의 부실시공으로 무리하게 늘린 신성미소시티 상가건물 1층 바닥 전기시설에 물이 차 보수공사를 하는 등 분양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설계변경 무통보… 전매약속도 안지켜
C사는 지난 2007년 1월 청주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청주시 흥덕구 산남동 581·582에 연면적 1만 9800㎡(6000평)의 신성미소시티 블루 로얄과 크리스탈 2개동을 지하 3층, 지상 7층으로 착공해 올해 4월 준공검사를 마쳤다. 하지만 여름철 집중호우로 지하 주차장 환기시설인 휀룸에 물이 차고 심지어 1층 바닥 전기시설에까지 누수현상을 빚는 등 분양자들로부터 심각한 부실시공 의혹을 받고 있다.

더욱이 서울 유명변호사를 모델로 하는 광고를 보고 전국에서 무리한 투자에 나섰던 분양자들이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투자금 회수를 못하면서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먼저 고소인들은 당초 월 10% 안팎의 고정 임대 수익이나 전매 차익은 차치 하더라도 설계변경을 통해 상가건물을 늘리면서 분양자들에게 일언반구가 없었던 점에 분을 참지 못하고 있다.

특히 95%의 선분양률과 0%의 공실률을 자랑해 놓고선 실제 입주상가가 3개소 안팎에 그치고 있는점을 지적하며 분양대행업체와 시행사의 무책임함을 지적했다. 사실 C사가 유명 변호사를 모델로 한 홍보 포스터를 보면 1층은 행정사와 녹취·속기사, 도장·인쇄와 미용실 편의점. 4∼6층은 중·소형 로펌, 변호사 사무실. 7층은 실내골프연습장과 휘트니스, 스카이라운지 등 편의시설 입점을 약속하고 있다.

유례없는 부동산 불황이 원인
하지만 시행사는 1층에 2개 상가, 7층을 27개의 상가로 설계변경해 시공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C사 관계자는 "입지적 여건을 부각시킨 광고가 과장광고인지는 모르겠다. 투자자 대부분이 전매와 상가 임대를 통해 단기 차익을 노리려는 투자자다. 분양자의 잔금 회수를 위해 전매와 임대에 신경을 써 줄것을 분양 대행자들에게 주문했으나 분양 수수료에 대한 수당이 워낙 높다보니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발생한 문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공 기간이 늘어나 스카이 라운지 등이 분양이 안되면서 어쩔수 없이 설계변경을 통해 상가로 구조변경하게 됐다"며 "엘리베이터 진입로를 막는 무리한 상가증축을 지적하지만 사실상 적법한 절차에 의해 이뤄졌으며 상가수가 늘어나 분양자들이 손해를 본 것이 아니라 전매 차익을 더 받아 보려고 호재를 놓친 원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C사의 또다른 관계자는 "유례없는 부동산 경기 불황의 이유도 있다"며 "경기 호재로 제대로 전매가 이뤄졌으면 이 같은 민원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시공사의 부도로 하자보수에 대한 수선충당금을 집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일단 누수에 대해선 250만원을 집행한 상황이다"며 "시공사에 대한 채권단 인수와 협의가 이뤄지는 대로 수선충당금 집행을 통해 바닥누수와 하자 등에 대한 보수를 할 예정디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입지적 여건이 너무 좋아 부지 낙찰 과정에서 높은 가격이 책정된 것은 사실이지만 분양가가 다른 상가에 비해 높은 것은 아니다"며 "지역 부동산 중개업체가 참여를 못하면서 악성루머가 퍼져 분양의 어려움이 있다. 안타가운 것은 많은 분양자들이 이번 사건을 통해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을가 우려된다"고 속내를 전했다.

일단 이들에 대한 사기분양 등의 혐의는 경찰 수사를 통해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이에 대해 경찰은 "지난 8일부터 사건을 이첩받아 사실 확인을 벌이고 있다"며 "분양업자나 시행사 대표가 잠적한 상황도 아니고 정상적인 분양행위가 이뤄지고 있고 상술로 한 구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모두 사기혐의로 처벌 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계약 이외의 사항에 대해 문제삼지 않겠다는 확약서도 있어 더욱 그렇다. 이에 대한 사문서위조 혐의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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