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세상입니다. 클릭을 하고 들어만 가면 마치 아라비아의 카페트를 탄 듯이 온 세상을 훨훨 날아다닐 수 있기에 말입니다. 인터넷바다, 그것은 가도가도 끝이 없는 지식의 무한공간입니다. 시공(時空)을 뛰어 넘어 고금동서 우주를 넘나드는 현대인들은 그래 모두가 축복입니다.

인터넷의 장점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는 데 있습니다. 사람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어김없이 불평등이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지만 적어도 인터넷에서만은 불평등은 없습니다. 누구나 똑같이 지식을 얻을 수 있고 누구나 똑같이 할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방통행식인 기존의 언론과 달리 쌍방향 통행이 가능한 인터넷언론은 누구든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인터넷상의 많은 게시판에는 날이면 날마다 수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올라옵니다. 그가 누구이든 자신의 생각을 아무 제약 없이 자유롭게 써 올리는 것입니다.

지난 날 독재정권시절 말 한 마디를 마음놓고 할 수 없던 것을 생각하면 미상불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터넷만을 말한다면 지금 우리 나라는 만민평등의 태평성대를 누리고있습니다.
그러나 그 많은 의견들 가운데 많은 글들이 남을 비방하고 욕하는 것으로 채워진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비난, 욕설, 독설 등 인신공격 성 글들로 도배되고있는 인터넷공간은 이미 우리사회가 저질언어로 오염되어있음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정체를 감추고 마구 써 올리는 익명의 폭언들, 한 풀이 하듯 쏟아 내는 원색의 욕설들은 이미 양식의 도를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사회학자들은 그러한 현상을 과거 독재권력에 억눌려 할 말을 못 하고 살던 국민전반의 다양한 욕구가 일시에 분출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어쨌거나 그것은 우리 사회 시민 의식의 수준이라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원인이 어디에 있건 정체를 숨기고 타인에게 폭언을 일삼는 일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폭력이요 테러인 까닭입니다. 나와 의견이 다르면 당당히 이름을 밝히고 반론을 제시하는 것이 떳떳한 행동입니다. 익명 뒤에 숨어서 폭언을 퍼 붇는 것은 자신의 주장이 떳떳하지 못 함을 자인하는 것입니다.

물론 세상이 성인군자만 사는 것도 아닐 뿐 더러 교양 있는 인간들만이 모여 있는 것도 아니기에 이런 저런 의견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우리사회 인터넷 문화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고약한 지경에 처해있습니다.

인터넷상의 언어 폭력이 도를 넘자 정보통신부가 정부기관 홈페이지 게시판 실명제를 곧 시행하리라 합니다. 비방 글로 몸살을 앓는 청와대도 삼진 아웃 제를 도입해 욕설이나 험담 등은 홈페이지 접속을 막는다고 합니다. 자유로워야 할 인터넷의 역기능에 따른 고육책 인 것입니다.
혹자는 표현의 자유를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는 책임이 수반될 때 권리가 주어집니다.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해서 사회를 오염시키고 혼란스럽게 하는 특권은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인터넷은 ‘공공 담론의 장’이 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엉뚱하게 불만을 배설하는 쓰레기장이 돼서는 안됩니다. 의견을 말하되 정당한 논리와 근거를 제시하는 주장이 돼야합니다. 그것이 사회의 도덕률입니다. 밝고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 다 함께 인터넷문화를 가꾸어 가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모든 네티즌들의 예의입니다.
/ 본사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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