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명의 사기대출 일당 경찰에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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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명의 사기대출 일당 경찰에 덜미
  • 경철수 기자
  • 승인 2008.05.2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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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주범 황모씨 등 6명 구속·14명 입건‥여죄수사

▲ 충북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목성수 대장(왼쪽)이 노숙자 명의 사기 대출 용의자(오른쪽 위)와 압수한 증거물(오른쪽 아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노숙자 명의로 수억원 상당의 대출을 받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충북경찰청 사이버범죄 수사대는 26일 노숙자를 꾀어 사기대출을 벌인 황모씨(26) 등 6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또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들에게 통장 및 휴대전화 개설에 명의를 빌려주고 돈을 받아 챙긴 노숙자 정모씨(42)와 이들을 모집 관리한 신모씨(42)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역할 분담을 통해 서울역과 수원역 등지에서 모집한 노숙자 정씨 등을 청주 일원의 모텔에서 투숙 관리하면서 이들 명의로 7개 은행계좌를 개설한 뒤 올해 2월 22일 정씨 명의로 300만원 상당의 인터넷 대출을 받은 것을 비롯해 13명 명의로 모두 23차례에 걸쳐 5억 2000만원 상당의 대출을 받아 편취한 혐의다. 이들은 신용불량자인 노숙자의 은행 채무를 대신 갚아 주고 이들 명의로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챙기거나 휴대폰 개설에 따른 수수료를 받아 챙겼다.

또한 황 씨는 공범 김모씨 등과 짜고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 3일까지 대출카페 등의 구인광고를 통해 일명 대포통장 한개당 10∼15만원, 대포폰 1개당 20∼30만원을 주고 사들인뒤 이를 범죄에 이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이 이처럼 사들여 범죄에 이용한 대포통장만 258개, 대포폰 256개 모두 1억 3000만원 상당에 이른다. 이들은 일명 대포폰과 대포통장 등을 만들어 50∼100만원을 받고 한 세트로 판매하기도 했다.

 경찰은 그동안 관련자 34명에 대한 여죄수사를 벌여 왔다. 지난 7일 주범자인 황씨를 긴급체포해 여죄수사를 벌이는 한편 한달여 동안 관련자 20여명에 대한 강도높은 수사를 벌여 왔다. 따라서 주범자인 조직폭력배 황씨 형제를 비롯해 노숙자 관리책 김모씨(31) 등 6명을 구속했다. 또 노숙자 모집책 신 씨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의 혐의는 노숙자 명의로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만들어 판매하거나 노숙자 명의로 인터넷과 금융권 대출을 통해 모두 6억 5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여죄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또한 각종 대출서류를 위조한  하모씨(27) 등 2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하 씨 등이 위조한 개인 신분증과 전세자금 대출을 위한 각종 공정증서가 매우 정교해 은행 직원도 속아 넘어갔다"고 전했다.

또한 경찰은 "이들이 은행과 대부업체, 통신업체 대출이 서류심사 등만 통과하면 실사 없이 대출이 용이한 점을 이용해 노숙자 명의로 무작위적으로 대출을 받다 보니 정작 피해자는 은행과 대출업체, 통신업체였다"며 "5000만원∼1억원 상당의 대출을 받다 보니 갚을 능력이 안되는 노숙자들에게 이 같은 막대한 돈을 회수 하기란 사실상 힘들어 은행 등의 업체 손실이 막대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들의 부당이득금 회수는 하지 못했다"며 "주로 상선에서 분배해 생활비로 사용하거나 재범행을 위한 자금으로 쓰인 듯 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 범행이 죄질 나쁜 점은 대포통장과 대포폰이 제 2의 범행에 쓰일 수 있다는 점이다"며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보이스 피싱'이나 '인터넷 사기 대출'에 악용될 소지가 많아 2개월 간의 기획수사를 벌이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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