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노 워스트 공무원은 비공개, 관리자 자극엔 2% 부족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음성군지부(이하 음성군 공무원노조)는 12일간 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서 실시한 설문
▲ 김석중 삼성면장
조사에서 ‘함께 근무하고 싶은 관리자’에 김석중 삼성면장과 ‘베스트 군의원’으로 금왕·생극·감곡 지역구의 정지태 군의원이 선정됐다고 지난 19일 발표했다.

음성군 공무원노조는 지난 4일부터 15일까지 자체 홈페이지에서 두 가지 질문 항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함께 근무하고 싶은 관리자(실과소읍면장) 30명을 대상으로 한 명을 선택할 것과 음성군의회에서 가장 모범적인 의정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8명의 군의원중 한 명을 선택할 것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단, 워스트 관리자는 전체 투표자수 대비 6% 미만 일 경우 없는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500여명의 조합원 중 348명이 참여해 70%의 투표율을 보였다. 348명의 투표자 가운데 58명(17%)이 김석중 삼성면장과 근무하고 싶다고 답했고, 주상열 재무과장이 뒤를 이었다. 이어 4명의 관리자가 공동 3위에 올랐고, 3명이 공동4위에 선정됐다. 또한 91명(26%)이 정지태 군의원을 베스트 군의원으로 뽑았다.

베스트로 뽑힌 김석중 삼성면장과 정지태 군의원은 오는 28일 있을 2008년 음성군공무원노조 정기총회에서 베스트 상패를 전달하고, 워스트 관리자는 공개하지 않고 군수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 정지태 군의원 선정

매너리즘에 빠진 관리자에게 자극제 2%부족

관리자의 입장에선 이번 설문조사가 달갑지 않을 것이다. 하급 직원에게 평가를 받는다는 기분에 좋을 리가 없다.

이번 설문조사는 사실상 인기투표다. 인기투표에서 1위에 김석중 면장이 선정되었지만, 순위는 밝히지 않았다. 이는 일반 직원들로 구성된 군노조원들의 총회에서 시상하는 단순한 인기투표라고 해도 될 만큼 무게감이 있는 설문조사가 아니라고 분석할 수 있다. 순위를 밝힘으로써 인기투표의 순기능이 오히려 역작용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매너리즘에 빠진 관리자들에게 자극제가 되기에는 2% 부족하다. 30명이나 되는 관리자에 대한 인기투표를 하고도 1,2위만 발표하는 것으로는 나머지 관리자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음성군 공무원의 관심 속에서 치러진 인기투표에 대한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야지 이를 놓고 갑론을박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공무원 여론 제대로 반영됐다

그럼에도 이번 인기투표결과는 대부분이 인정하는 관리자와 군의원이 선정됐다는 평이다. 1위에 선정된 김석중 면장은 물론이고, 2위에 오른 주상열 재무과장은 평소 공무원들에게 존경받는 관리자로 익히 알려져 있었다.

또한, 행정사무감사 등 예리한 지적과 기탄없는 발언으로 공무원들이 경계하는 군의원중 한 의원인 정지태 의원이 선정된 것으로 봐도 공직자들의 사심없는 투표가 이루어졌다는 평이다.

한편, 인원이 적은 사업소나 읍면 직원들은 대다수의 직원들과 접촉 기회가 적기 때문에 군청 내 실과에 배해 불리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1위에 김석중 삼성면장이 뽑힌 것으로 봤을 때 전혀 불리하지 않다는 것이 음성군공무원노조 자체 판단이다. 더욱이 순환보직이기 때문에 과거 근무를 같이 했거나, 타부서 관리자에 대한 평이 입소문을 통해 전해질 수 있기 때문에 군소 부서에 전혀 불리하지 않다고 잠정적으로 분석했다.

인기투표 일회성 아니다

이번 인기투표가 일회성이 아니라는 것에 주목할 만하다. 음성군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이번 관리자와 군의원 인기투표를 앞으로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군의원 인기투표는 경우에 따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관리자 인기투표는 정례화하여 공무원노조 총회를 갖기 전에 연 1회 인기투표를 가질 예정이며, 이를 계기로 관리자에게 경각심을 주는 한편, 하급공무원도 상급자에 대한 공경심과 머릿속에서만 그리던 자신의 바람직한 미래 공무원상을 찾을 수 있는 기회로 삼자는 의도이기도 하다.

음성군공무원노조 관계자는“이미 제천, 괴산, 증평 등이 실시하였고, 이들 여러 곳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관리자 인기투표는 연금법 개정, 중앙부처 통폐합으로 인한 인원감축으로 파급되는 지방공무원 감축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인접한 청원군은 퇴출제를 기획하고 있고, 제천시에서 보직아웃제 실시하는 등 피부에 와 닿는 감원책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한 공무원들의 싸늘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계기를 갖지 위해서 실시된 것이다.

이로 인해 인기투표를 통해 상급자에겐 자극제가 되고 하급자에겐 상급자에 대한 인기투표로 인해 모범적인 공무원의 인도자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투표에서 같이 근무하기 싫은 관리자 투표에서 ‘없음’이 40%에 가까운 수치가 나옴으로써 관리자들에 대한 평가가 전반적으로 호평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관리자 30명 대부분이 고른 득표를 올렸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며, 대부분의 하위직 공무원이 기피하는 관리자가 없는 것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음성군의회, 인기투표 원칙적으로 반대

음성군의회는 “이번 인기투표는 원칙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관리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공무원을 감시하고 집행부를 견제해야하는 입장에 서 있는 군의원들을 놓고 공무원들이 인기투표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했다.

이런 결과발표로 공무원들에게 호의적인 군의원들의 의정활동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주민의 표심으로 권좌에 앉아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군의원으로서는 공무원들의 인기투표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차기 선거에서 어떤 식으로 작용할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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