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연고 여성 7인 18대 총선에 도전장
지역구 바늘구멍, 비례대표에 ‘한낱 희망’

초등학교에는 남자 선생님이 거의 없고, 예비판사의 63%가 여성인 시대가 됐지만 여성 국회의원의 비율은 13%를 간신히 웃돌고 있다. 그나마 비례대표 공천에서 여성 후보를 1번에 배치하는 등 ‘홀짝공천’을 실시하면서 두 자리 수에 턱걸이한 것이다. 충북에서는 17대에 이르러서 최초의 여성의원(강혜숙·비례)이 출현했다. 그만큼 여성들에게 여의도로 가는 통로는 ‘좁은문’이다.

4월9일 실시되는 18대 총선에서도 충북 연고의 여성들이 국회 입성을 꿈꾸고 있지만 지역구는 한마디로 말해 바늘구멍이고, 비례대표는 정당득표에 따라 좌우되지만 인구 3%의 충북이 앞자리를 배정받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이 역시 녹록치 않다.

지역구 출마

▲ 사진 왼쪽부터 이영희(제천·단양-한나라당) 전 한국여성중소기업인협회장 정남득(청주흥덕을-민주노동당)민주노동당 중앙대의원

현재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여성 예비후보는 제천·단양의 이영희(한나라당) 전 한국여성중소기업인협회장이다. 이건표 단양군수의 여동생이기도 한 이 전 회장은 11, 12, 13대 총선 당시 서울 관악구에서 출마한 전력이 있고, 2006년 5.31 지방선거 때에는 단양군수(국민중심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1.6%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흥덕을에 출사표를 던진 정남득(민주노동당) 중앙대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청주시의회 자선거구에 출마해 68표 차로 낙선했지만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후보는 “민주노동당이 갈라설 수도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당의 발전과 단합에 견인차가 되기 위해 출마했다”며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비례대표 물망

비례대표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정당득표율과 공천순위다. 17대를 기준으로 국회의원 총수는 299명. 이 가운데 243개 지역구 국회의원을 뺀 나머지 56명이 비례대표로 할당된 몫이다. 18대에서는 일부 선거구의 인구변동에 따라 지역구 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다소 인원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래도 변동 폭은 한 두 명 정도다.

▲ 사진 왼쪽부터 민경자(대통합민주신당) 도당 여성위원장, 이춘호(한나라당) 자유총연맹 부총재, 정윤숙(한나라당) 충북도의회 산업경제위원장, 이진영(한나라당) 전 도당여성위원장, 신동의(자유선진당) 도당 여성분과위원장
정당이 일단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하려면 정당 득표에서 전체 유효득표의 3% 이상을 득표하거나 지역구에서 다섯 석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지역구 배분에 참여할 수 있는 정당을 의석할당 정당이라고 한다. 의석할당 정당의 전체 득표율을 100으로 놓고 백분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17대 총선에서 단 한 석도 당선시키지 못했지만 정당 득표율만으로도 제3당의 자리에 올랐다.

한나라, 30번까지 당선 넘봐
현재의 정당지지도로 볼 때 그래도 충북에서 당선자를 낼 가능성이 높은 정당은 한나라당이다. 청주여고 졸업(22회) 이후 고향을 떠났지만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당선자의 여성계 최측근으로 활약한 이춘호 자유총연맹 부총재가 일단 상위권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 부총재는 신방웅 전 총장과 사촌간.

지역에서는 지역구 출마를 놓고 저울질했던 정윤숙 도의회 산업경제위원장이 여러 경로로 당선가능성을 타진하며 마음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정 의원은 “지역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정당득표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은 나”라면서 당선권 공천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진영 전 도당 여성위원장도 타천으로 거론되지만 본인은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23번을 제안 받았으나 공무원(충북과학대학장)이라는 신분 때문에 도의회 도마 위에 올랐고 이를 포기했기 때문.

충북도당 관계자는 “50%에 육박하는 현재 한나라당의 정당지지도가 그대로 유지하거나 상승한다면 25~30석을 차지할 수 있고, 충북 연고의 여성 국회의원이 한 두 명은 나오지 않겠냐”며 낙관론을 펼쳤다.

민주신당, 자유선진당 2,3위 다툼
민주신당과 자유선진당은 각각 20~30% 대의 정당득표를 기대하고 있다. 민주신당은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추스르고 있고,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호남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져 정당득표율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유선진당은 일단 충청권에서 선전이 기대되지만 전국 정당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 공천탈락자 가운데 얼마나 중량감 있는 인물을 이삭줍기하느냐에 따라 전국의 정당득표율도 좌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 당 모두 20% 득표율이면 11명, 30% 득표율이면 17명까지 비례대표 당선을 기대할 수 있다.

민주신당에서 여성후보로 그래도 당선권에 근접한 인물은 민경자 도당 여성위원장이다. 여성운동가에서 충북도의 공모 여성정책관으로 변신했던 민 위원장은 지난 대선 정국에서 다시 정치권으로 적을 옮겼다. 그러나 비례대표 공천신청에 대해서는 아직도 고민중인 상태. 민 위원장은 “마음의 준비도 안됐다. 조금 더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자유선진당의 신동의 도당 여성분과위원장은 2000년 청주가 탄생시킨 창작 오페라 ‘직지’의 주인공 ‘묘덕’역으로 세종문화회관 초연 무대에 섰던 프리마돈나다. 중앙당 발기인 211명에 음악계를 대표해 직능대표로 포함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자유선진당 충북도당 정신일 기획단장은 “중앙 행사에서 건배제의를 했을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지역에서도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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